“지난 50년을 밑거름으로 고객과 함께 하는 100년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천경해운이 50돌 생일을 맞았다. 천경해운은 22일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김지수 사장을 비롯해 국토해양부 전기정 해운정책관, 한국선주협회 이종철 회장, 조정제 바다살리기국민운동본부 총재 등 회사 임직원 및 해운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성대히 치렀다.
행사는 김중자 무용단의 ‘삼고무’로 시작됐다. 무용단은 천경해운의 역동적인 지난 50년을 상징하듯 리드미컬하게 북을 치며 참석자들의 흥을 돋우었다.
이어 상영된 동영상에선 천경해운의 지난 50년을 자세히 조명했다. 천경해운은 고 김윤석 사장에 의해 지난 1962년 이날 창립했다. 5·16 군사정변이 일어나 사회적으로 혼란스럽고 경제적으로 궁핍한 시기였으나 잘 살아보고자 하는 국민들의 요구도 크게 일어났던 때였다.
천경해운은 창립과 함께 한일간 벌크선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2년 뒤 계획조선에 의해 국내에서 건조된 첫 사선 500t급 <천경>호를 도입해 부산과 오사카를 잇는 컨테이너선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선원들을 모집해 일본 회사에 취업시켜 선진해운을 습득케 함으로써 한국해운에 기여하기도 했다. 천경해운은 한일항로를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해 오다 1990년대 들어 한중수교 이후 한중간 정기선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00년대 들어 한중일 팬듈럼 노선 및 한러항로를 열었다. 올해에는 동남아항로에 사선을 배선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천경해운은 창립 50년을 맞은 올해 자사선 11척, 용선선박 5척으로 일본과 중국은 물론 베트남까지 정기운항하고 있는 중견선사로 성장했다. 알파라이너의 세계 컨테이너선사 순위 80위권에 올라 있다. 계열사 동진과 천경컨테이너터미날 등을 두고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김지수 사장은 인사말에서 “창업자인 김윤석 회장이 과욕을 부리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경영을 해 규모는 작지만 내실 있는 기업으로 키워 왔다”며 “지난 50년 동안 선원송출사업, 유럽 및 동남아 선사들의 한국대리점 활동으로 고용창출과 한국해운발전에 기여한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50돌 생일에 대한 감회를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 위기 여파에 따른 해운불경기와 고유가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나 과거 위기극복 경험을 되살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자 한다”며 “항상 고객과 동행할 수 있도록 고객의 입장에서 최선의 해운서비스를 하는 한편 해운환경 정화에도 동참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임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또 회사 임직원들에게 “천경해운은 서두르지 않고 탄탄히 성장해 왔으며 앞으로의 천경해운도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내 회사는 내가 경영한다는 마음으로 일해준다면 앞으로 100년 더 긴 시간을 바다를 책임 질 수 있을 것이다. 100년의 대계를 위해 한 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행사 참석자들의 축사와 덕담도 이어졌다.
국토부 전기정 해운정책관은 “천경해운은 1~2차 석유파동 속에서도 한일간 피더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한 단계 도약의 기회를 마련했다”며 “50주년 창립을 맞아 (주변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발전해온 천경해운 임직원들이 지혜를 모아 또다른 50년의 알차고 건실한 기업으로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선주협회 이종철 회장은 “고 김윤석 회장은 승선시장을 토대로 선원송출시장을 개척하고 해운시장을 발전시킨 정통 해운인이었다”며 “정통 해운 외길을 걸어온 천경해운이 새로운 50년을 향한 새로운 걸음을 시작한 만큼 고객들로부터 신뢰받고 업계에서 존경받는 일류해운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바다살리기국민운동본부 조정제 총재는 “제1차 경제개발계획이 시작된 첫 해 경제기획원의 경제기획관들조차 해운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윤석 사장은 해운의 첫 고동을 세상에 울린 우리나라 해운업계의 대표적인 선구자”라며 “또 기업의 사회적 참여에도 적극적이어서 자본주의 4.0을 진작 실천한 장본인”이라고 김윤석 창립자를 높이 평가했다.
히데오 하나오카 일본통운 임원은 “천경해운은 컨테이너선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지금은 일본 화주와 물류기업에 꼭 필요한 선박회사가 됐다”며 “당사 사업이 단순히 일본과 해외 항구를 운송하는 것에서 나아가 3국간 운송수요가 높아지고 있는데 천경해운과 새로운 협력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재균 의원은 “천경해운의 50년 역사는 해운의 역사”라며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있듯 천경해운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해운을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천경해운은 회사 50년 역사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고(故) 양학권 조광해운 전 회장과 황병두 두양 회장, 해사문제연구소 박현규 이사장, 율천 정극 사장, 동진 오이봉 회장 등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어 김지수 사장은 천경해운 OB모임의 김영덕 회장으로부터 감사의 선물을 받았다.
이후 진행된 건배 제의에서 해기사협회 민홍기 회장은 “고 김윤석 회장이 훌륭한 선장으로 많은 해기사를 양성한 결과 그 분들이 우리 해운업계의 동량으로서 해운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다”며 “해기사를 존중하는 회사인 천경해운은 앞으로 50년 100년 동안 번성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장두찬 KSS해운 명예회장은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용비어천가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50년 역사를 뿌리내린 천경해운은 뱃길이 존재하는 한 융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