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 무역항만인 부산항은 명품항만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신항 적기 개발, 북항 재개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세계 5위의 컨테이너항만이기도 한 부산항이 최근 글로벌 경기악화로 인해 처리물동량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현안이 산적해 새로운 돌파구가 화급한 실정이다.
이에 부산항을 관리, 운영하는 부산항만공사의 수장인 임기택 사장을 만나 부산항의 현안과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 |
Q. 늦게나마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장 취임 소감과 함께 취임사에서 특히 강조하신 말씀은?
우리나라 대표항만이자 동북아 물류거점인 부산항의 운영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취임사에서도 밝혔지만 부산항을 명품 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해 생산성과 서비스 향상에 진력하고 있으며 부산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Q. 정부는 부산항을 신항·북항 투트랙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부산항 신항 개발과 북항 재개발 사업은 예정대로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는지요.
물동량의 신항 이전으로 인해 부산북항의 기능 재배치등 북항의 역할에 대한 재검토 및 대책이 필요하다 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신항에 비해 북항의 부두시설, 수심, 장비 등 제반 여건이 열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항은 여전히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항만이라고 판단됩니다.
북항의 동북아·동남아지역 중심으로 잘 발달된 항로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동 지역의 수출입 화물을 중점적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북항의 역할에 대한 재검토 및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태스크 포스팀인 「북항기능 재정립 특별대책반」을 구성,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편 신항은 현재 총 23개(컨부두21, 다목적부두2) 선석이 개발 완료된 상태입니다. 작년까지 23개 선석을 개발하고 944만TEU 하역능력을 확보했습니다.
신항 2-4단계(3선석) 컨테이너부두 개발은 민간투자사업으로 실시협약이 진행중이며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선정됐습니다.
신항 2-5단계는 하부공사 우선 착공 후, 물동량 추이 등을 고려해 상부공사 추진을 검토(트리거룰 적용)하고 있습니다.
북항재개발사업은 현재 1단계 기반(부지)조성공사가 75% 진행됐고 국제여객터미널 건립도 9월 착공, 오는 2014년 완공할 계획입니다.
민간 사업자의 사업계획 변경안은 시민단체와 전문가,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 운영을 통해 의견을 충분히 수렴, 반영해 공공을 위한 쪽으로 개발되도록 할 방침입니다.
올해 10월경 최종의견을 수렴해 국토해양부에 사업계획변경(안) 제출할 계획입니다.
국제여객터미널 건립과 관련해선 신국제여객터미널 건립공사는 기존 국제여객터미널의 노후·협소로 국제관문으로서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는 실정인데다 북항재개발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공공 선도시설로 우선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기존 국제여객터미널은 지난 1978년 연간 이용객 30만명 기준으로 건립돼 새로운 국제여객터미널 건립이 화급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신 국제여객터미널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 규모는 약 90,000㎡(약 27,000평), 공사비는 2,36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0년 기준 연간 278만명 이용가능한 규모로 건립될 계획입니다.
Q. 부산항이 세계 5위 컨테이너항만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동북아 허브항만으로서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선 어떠한 부문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요?
가장 시급한 단기적 과제는 북항의 기능재정립과 부산항 하역시장 안정화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단순 하역중심의 전통적인 항만기능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선진항만 육성입니다.
현재 우리공사가 추진 중인 선용품유통센터 건립과 신항 배후단지 조성 등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또 화물과 사람이 함께 하는 해양관광 기능 활성화에도 힘을 쏟을 것입니다.
Q.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 확산 등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져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산항의 컨테이너물동량 유치전략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는데요?
세계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 등 주요 국가들과의 교역 둔화로 부산항 물동량은 7월을 기점으로 급격한 둔화세 보이고 있습니다.
올초 1, 2월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10%대의 두자리수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 7월에는 7.2% 증가에 그쳤습니다.
부산항만공사는 ‘현장 밀착 경영’을 통해 위기를 타파해 나갈 계획입니다.
부산항을 이용하는 21개 선사와‘부산항발전선사실무협의회’를 개최,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세 둔화에 대해 공동 대처키로 했습니다.
지난 8월 24일 한진해운 등 15개 국적선사와 머스크 등 21개 외국적선사 대표를 초청, 지속적인 부산항 이용을 당부했습니다.
8월 26일부터 29일간 싱가포르에서 GA, NWA 등 글로벌 얼라이언스 선사 본사와 지역본부 CEO를 직접 만나 부산항 환적화물 유치 활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BPA, 선사, 운영사, 학계 및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부산항 환적화물 특별점검반’을 긴급 편성해 환적화물에 대한 지속적인 동향파악과 물동량 증가세 둔화 요인에 대한 대처 방안을 적극 강구하고 있습니다.
Q. 환적 인센티브 등 부산항 주요 지원내용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부산항의 환적화물 유치를 위해 선사, 운영사에 대한 인센티브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북항-신항 연계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연계운송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환적화물 유치를 위한 선사 인센티브제도는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운영, 개선하고 있으며 올해엔 약 50개사가 156억원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운영사의 선사 마케팅 강화 및 물동량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운영사 인센티브제도 현황을 보면 2011년에는 2개 운영사에서 약 15억원을 지원받았으며, 금년에는 5개 운영사에 45억원가량의 인센티브가 지급될 예정입니다.
연계운송지원제도는 북항-신항간 육송 및 해송되는 컨테이너당 1만원~5만원을 선사 및 운영사에 지급하는 제도로서, 올 상반기 약 36억원이 지급됐습니다.
또 선대교체 선박과 10만톤 이상의 대형선박에 대해 항만시설사용료를 차등 감면해 주고 있으며, 북항-신항 동시기항선박에 대해선 항만시설사용료를 전액 면제해 주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연중 선사실무협의회, 선사 간담회 그리고 선사 방문 마케팅을 통해 고객의견을 청취해 직·간접적인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Q. 고부가가치 지향 종합물류항만 육성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항만이 고부가가치 종합물류항만을 지향한다는 것은 단순히 선박과 화물의 입출항 및 하역기지 역할에서 벗어나 화물의 포장, 보관, 육상운송, 통관, 하역, 정보, 해상운송 등을 하나의 부가가치 물류사슬로 통합해 국제물류허브항만으로 발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산항은 국제기간항로 상에 위치, 연계성이 우수하고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용할 수 있는 항만시설과 피더 네트워크서비스망 및 신항의 배후단지 등을 갖추고 있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합물류항만으로 발전할 동력이 충분합니다.
부산항은 현재 고부가가치 창출 위해 항만배후단지 개발, 국제선용품유통센터 건립, 선박 급유 및 유류중계기지 건립 그리고 수리조선단지 조성 등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신항에 추진 중인 항만배후단지 개발사업은 부산항의 신규 물동량 및 고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동북아물류중심항만 실현을 목적으로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총 6,514억원을 투자, 6,704천㎡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현재 북컨테이너부두 배후단지 1,704천㎡ 조성이 완료됐으며 30개 업체가 입주해 운영 중입니다. 이로인해 약 2,000명의 고용창출과 연간 약 108만TEU 물량 창출이 기대됩니다.
국제선용품유통센터 건립은 부산항의 선용품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선용품시장을 확대, 항만관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영도구 남항동에 2010년~2012년간 329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33,455㎡,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되고 있으며 금년 하반기에 운영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한편 부산항 신항 선박급유 및 유류중계기지 건립은 부산항을 동북아 및 중국과 일본 등 인접국의 수출입 유류화물 물류거점항만으로 육성하는 사업입니다.
부산항 신항 남컨테이너부두 일원에 사업기간 3년, 총 3,119억원을 투자, 관련 기본시설과 기능시설(Jetty 2선석, 탱크 14기 등) 등을 설치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입니다.
부산항 신항 수리조선단지 건립은 부산항 입출항 선박에게 선박수리서비스를 제공,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관계당국에서 검토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항만산업의 클러스터를 구축하면 부산항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동북아 물류중심항만으로 급속히 변모해 나갈 것입니다.
Q. 부산 북항 운영통합 문제가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부산항만공사의 추진 방침은?
부산항만공사의 추진방침은 북항 터미널 운영사에서 자율적인 통합 등 자구 노력이 있을 시 시설개선 등의 지원을 한다는 것입니다.
운영사가 통합돼 대형화 되면 대(對) 선사 협상력이 제고될 수 있고 북항 하역요율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통합이 이뤄지면 통합된 시설의 안벽보강, 증심, 장비개선 등의 지원을 추진할 것이며 북항운영사의 대형선사 유치를 위한 별도 정책지원 방안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Q. 부산 신항 배후물류단지 조성 사업과 관련해 말씀해 주십시오.
국제물류 거점 육성을 위해 부산항 신항 배후 단지를 조성, 국제물류 기업 등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북‘컨’배후단지(170만㎡), 남‘컨’배후단지(142만㎡), 웅동지구 (357만㎡) 등 3개 구역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북‘컨’배후물류단지는 현재 30개 물류기업을 유치했습니다.
지난해 화물량 51만TEU, 고용 1,100명을 창출했습니다. 북‘컨’배후단지가 활성화되면 화물량 108만TEU, 2,000여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됩니다. 웅동배후단지 1단계(248만㎡) 부지도 조성중에 있습니다.
현재 27개 제조 및 물류기업을 유치한 상태이고 전체 40여개 물류, 제조기업을 유치할 예정입니다. 남‘컨’배후단지는 예비타당성이 조사중이며 내년부터 부지조성공사가 시행됩니다.
신항 배후부지 전체가 개발 완료되면 약 100여개의 제조 물류기업을 유치, 화물량 약 400만TEU와 1만여명의 고용창출로 지역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외국 주요선사들이 2016년까지 예정된 신항 증심 조기 완공을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외국 선사 방문과 간담회 등을 통해 선사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있습니다.
대형선 부산항 입항 증대와 파나마 운하 확장이 오는 2014년 완공 예정인 점을 고려, 2016년 예정된 신항 증심의 조기 완공을 국토해양부에 적극 건의해 2015년까지 신항 안벽수심, 항로 등을 모두 17m로 증심할 계획입니다.
Q.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지방해양항만청과의 업무상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은 국가 고유기능, 즉 규제기능 특히 안전관리 등을 수행하고 수익 및 마케팅, 즉 경영측면이 강한 기능은 부산항만공사가 수행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하나의 항만을 두 개의 기관이 각자 고유기능을 갖고 관리 운영을 하다 보면 비효율적이라는 일부 지적도 있겠습니다만 현재 특별히 발생하고 있는 비효율이나 갈등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개항질서와 같은 업무는 항만시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선박 입출항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부산항만공사가 단속할 권한이 없어서 부산청에 협조를 구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도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이 어떻게 하면 부산항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경쟁력과 고객서비스를 향상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 정창훈 편집국장 chje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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