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0년은 양국 교류에 있어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한중 양국간의 해운 교류는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이같은 한중 해운협력 중심에 위동항운이 있는 것이다. 한중수교의 물꼬를 튼 위동항운의 최장현 대표이사를 만나 감회 및 현안에 대해 들어 보았다.
최장현 위동항운 대표이사 |
Q. 먼저 정부로부터 황조근정훈장을 받으신데 대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해양수산부 재직시 홍조근정훈장을 수상한 바 있으시기에 이번 수상의 의미가 더욱 클 것으로 보입니다. 소감과 함께 이번 수상의 의의는 무엇인지요.
A. 감사합니다. 다른 욕심내지 않고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30여년 공직생활에 임해 왔는데, 이렇게 2번씩이나 훈장을 받는 과분한 영예를 누리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참 일복도 많았고 인복도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위 분들의 도움에 힘입어 감당하기 힘들 것 같던 수많은 과업들을 무사히 이뤄냈고 공직생활을 대과없이 마무리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안도하고 있습니다.
Q.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은 올해는 위동항운으로선 감회가 남다른 해이기도 합니다. 특히 양국 수교의 물꼬를 튼 것이 위동항운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한중수교 20주년과 위동항운의 발전사는 함께 한다고 보는데요?
A. 네 그렇습니다. 저희 위동에게 한중수교는 좀더 특별한 감격과 감회가 있는 사건이었죠. 잘 알고 계시다시피 우리 위동항운은 1990년 한중간 최초로 인천-위해간 카페리항로를 개설함으로써 반세기동안 단절됐던 양국간 인적, 물적 교류의 시발점이 됐고 이를 초석으로 1992년 양국이 정식수교를 체결, 올해로 20주년을 맞게 됐습니다.
양국의 수교 당시 교역액은 64억달러였으나 지난해는 2,206억달러로 35배 증가했으며, 인적교류 역시 상호 국민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가 됐습니다. 저희 위동도 당시 5천톤급 카페리 선박 1척으로 인천-위해 1개 항로를 운항하는 작은 회사에서 지금은 3만톤급 사선 3척을 보유하며 카페리 항로 2개 항로를 운항하고, 4개 풀컨테이너항로에 참여하는 부동의 1위 한중 카페리선사가 됐지요.
수교이후 1990년대 초 중국교포들의 고국방문, 한국기업의 중국투자 폭발적 증가, IMF시기 실직자의 소상인 유입, 그리고 중국여행객의 한국 여행러시 등과 같은 한·중간 교류발전의 상징적 현장에는 언제나 위동이 함께 했지요.
지난 20년, 초기 한중수교의 물꼬를 튼 개척자로, 양국 수교와 함께 발전해 온 든든한 황금 가교로, 자타가 공인하는 한·중 교류의 상징이 됐던 것처럼 앞으로의 20년도 위동은 계속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양국 관계발전의 현장을 지켜 가고자 합니다.
Q. 올들어 한중간 컨테이너물량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습니다. 한중카페리선사들도 물량 감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동항운의 상반기 실적은 어떠했으며 하반기 전망은 어떠한지요?
A. 말씀하신대로 한중간 물동량이 꽤 큰 폭으로 줄고 있으며, 한중간 카페리항로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한중 카페리항로 전체 물동량은 올해 들어 7월말까지 전년동기대비 2.7% 감소한 28만5,386TEU를 기록하고 있으며 항로가 집중돼 경쟁이 치열한 산동성 항로는 14만9,490TEU를 수송, 전년 동기대비 2.6% 감소한 실적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총물동량은 2.6% ~ 2.8% 대 소폭 감소했는데도 개별선사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훨씬 더 심각합니다. 저희 위동항운 역시 2012년 1~7월간 컨테이너 수송량이 전년대비 9% 넘게 감소한 상황입니다.
이는 현지 투자기업의 도산, 동남아등 여건이 양호한 지역으로의 공장 이전, 그리고 경기침체로 인한 중국발 물동량 감소등의 원인으로 전체 물동량이 감소 추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에 더해 전년 상반기 평택-일조 운항재개로 투입 선복이 늘어난 것이 각 선사들의 실적을 더욱 크게 하락시킨 원인이었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올 하반기에도 앞서 열거한 여러가지 물동량 감소요인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평택-연태 카페리 항로, 경인-천진 풀컨항로등 선복 증가는 지속 추진되고 있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 전망하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에 여객시장도 세관정책의 영향과 저가 항공사의 공략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연초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유가가 진정기미를 보이는가 싶더니 최근 다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도 상당한 고전이 예상됩니다.
Q. 치열한 경쟁구도속에 있는 한중카페리항로가 보다 전향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선 제도적, 정책적 개선사항이 많다고 생각되는데요?
A. 그렇습니다. 한중 카페리항로에 대해 제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드리는 말씀이 있는데, 한중 카페리항로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정부의 한중 항로 관리 정책이 아직까지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유지에 중점을 두고 추진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중 카페리항로는 현재 선복과잉으로 소석률 50% 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으며, 선사들이 생존을 위해 운임덤핑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더 이상의 선복추가를 억제하는 방향의 정책 시행이 유효할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향후 상황이 호전돼 수요공급 균형 대원칙에 따라 신규항로 승인 또는 선복추가의 여력이 생겼을 때의 사업자 선정 제도 개선에 관한 것입니다.
그동안 한중항로 관리는 항로개설시 마다 새로운 운항사업자를 선정하고 기존 참여사들은 참여할 수 없게 하는 구조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특정기업의 시장 독점 폐해를 방지했고 각 선사간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만, 1사 1선박 정책은 시장 초기 정책으로서 유효한 정책이지 지금처럼 과당경쟁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봅니다.
오히려 현재 본 정책으로 인해 각 선사는 선박 안전관리 상 어려움, 선박 운영의 효율성 저하, 규모의 경제를 통한 안정적 기업 운영 및 대 고객 서비스 고급화 불가 등 실력있는 카페리 선사들이 1사 1선박의 틀에 갇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한편에선 작은 변수에도 존립이 위태로워지는 허약한 선사들로 인해 항로 운영은 오히려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참여선사들도 동등한 조건에서 운항사업자 선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리제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중간 50:50으로 규정된 합작선사 설립 전제에 대해서도 국익차원의 검토가 진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 측은 순수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데 반해 중국측은 지방정부나 항만공기업 등 대규모 자본집단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항로의 경우 퇴출돼야 하는 선사가 퇴출되지 않고 자본력이 강한 중국이 한국 지분을 인수해 결국 중국선사가 운영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중수교 20년에 대한 회고와 함께 한중 카페리 시장의 보다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제도적 개선점에 대해 밝히는 최장현 대표이사. |
Q. 위동항운을 명품의 카페리선사로 만드는데 있어 다소 모자란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A. 우리 위동항운은 창사이래 22년간 업계 1위를 고수하며 발전해 왔습니다.
이미 업계 최고의 선박과 인재 풀, 그리고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만 양적인 1등, 수치상의 1등을 넘어 명품 카페리선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우리 위동의 인재양성과 서비스 개발에 있어 디테일을 다듬을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내부적으로 경영평가제도 정착을 통한 성과주의 의식 제고, 멀티플레이어 양성을 위한 부서간 순환교육 실시, 직원 교육 강화, 워크샵 등을 통한 직원간 단결의식 고취 등을 활성화해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신 위동문화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여객부문에 있어서는 단순한 수송의 개념을 넘어 여유로운 선박여행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 선박여행을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선상야간 불꽃놀이, 노래자랑 등 각종 선상이벤트와 현대면세점 입점 및 레스토랑 메뉴 고급화 등을 통해 단순히 이동하는 수단이 아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크루즈급의 쇼핑, 문화공간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또 카페리선 뿐 아니라 컨테이너선과도 경쟁을 하고 있는 화물시장에서는 카페리의 특장점인 안정성, 신속성, 정시성을 극대화하는 차별화 수송서비스의 개발과 함께 각 협력업체와의 협력을 보다 강화해 화주의 비용과 시간을 절감토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타 선사와는 차별되는 위동만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업계선두를 넘어 명품 카페리회사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Q. 끝으로 동종업계 및 관계당국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중 카페리업계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한중카페리협회가 중심이 돼 시장안정을 위한 운임 덤핑을 자제하고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과 서로의 생존, 이익을 위한 상생의 방법을 모색하는 등 일면 경쟁하고 일면 협조해 서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가 서로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으로 시장상황을 관리해 무분별한 시장진입과 과당경쟁으로 인한 시장질서 교란을 막고 선사와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 정창훈 편집국장 chje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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