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3 16:25

중동항로/8월 물동량 성수기답지 않았다

사우디 지역 전망 밝은 편

8월 전통적인 성수기인 중동항로는 기대에 못 미쳤다. 예년보다 빠른 라마단의 영향도 있었지만 대형 화주의 물량이 많이 나오지 않았던 것도 물량부진에 큰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화물적재율(소석률) 90%대 이상을 보이던 중동항로는 8월 중순까지 선사 평균 70~80%대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중동항로 선사단체 IRA는 지난 7월 성수기할증료(PSS), 이달 운임인상(GRI)을 계획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선사들은 9월에도 운임인상 계획은 있지만 기대치는 낮은 편이다. 이번 달 운임은 7월보다 떨어진 상태로 적게 하락한 선사는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달러, 많이 하락한 선사는 TEU당 100달러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발 중동항로는 물량 감소로 인한 운임이 떨어진 데 반해 중국발, 일본발은 운임인상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중국발은 이번달 GRI를 적용했고, 일본도 내달 일본발착 FAF(유류할증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서항이 드라이 20피트 컨테이너당 325달러, 리퍼 20피트 컨테이너당 494달러를 부과할 계획이다. 동항은 드라이 20피트 컨테이너당 163달러, 리퍼 20피트 컨테이너당 331달러를 부과할 방침이다.

중동항로를 서비스하는 한 선사 측은 “8월 중순에 라마단 기간이 끝났고, 중동지역에 프로젝트 발주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물동량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풍부한 오일머니로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발주되면서 관련 물동량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사우디 수출은 20% 증가했고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이란 물동량 감소를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미레이트쉬핑은 오는 9월3일 극동-중동지역에 FGX(Far East Gulf Express) 서비스를 개설한다. 이 서비스는 에미레이트쉬핑이 한진해운 선복을 일부 빌리는 형식으로 참여하게 된다. 기항지는 부산-상하이-닝보-옌티엔-싱가포르-제벨알리-담맘-포트클랑-싱가포르-람차방-옌티엔순이다.

올 상반기 對이란 수출은 제3국으로의 우회수출 실적을 제외하고 26% 증가했다. 서방 국가들의 대이란 제재 조치가 더욱 강력해진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물동량 신장세를 보였다.

이는 원화 결제가 유지되면서 타국가와의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된 데 기인한다. 하지만 코트라는 이란산 수입 중단과 이란 내 수입규제 조치로 악재가 많아 9월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건설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철강제품과 산업기계, 건설중장비의 물동량이 크게 늘어났고, 레진과 가전제품 등도 크게 증가세를 기록했다.  2010년까지 최고 효자 수출품목이었던 자동차부품 수출은 현대자동차의 승용차 수출 중단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

한편 STX는 강덕수 회장이 최근 이라크를 수차례 방문을 하고 현지 고위 관리자들과 미팅을 주도하는 등 중동지역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STX팬오션은 지난 4월 1만2천TEU 넘는 차이나쉬핑컨테이너라인의 선박 <UNAYZAH>호의 선복을 일부 빌리는 방식으로 중동항로에 재진출했다. 또 중동 지역에서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동 해운물류업체 씨트레이드와 합작사 베스트마리타임을 설립하고 건화물을 수송한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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