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4 17:12

클릭무비/‘초원의 빛’(Splendor in the Grass) - 1961년 作品 -

 

 

필자에게 적어도 영화 ‘초원의 빛’(Splendor in the Grass)이 갖는 의미는 여러 면에서 상당히 각별한 것 같다. 우선 꿈 많던 프레시맨 시절에 본 영화인데다가 영문도 모르면서 영문학을 한답시고 영미시 강의 시간에 18세기 영국의 대표적 낭만파 시인이며 목가풍의 자연시로 명성높던 시성, ‘월리엄 워즈워드(Walliam Wordsworth)’를 배우던 시절 그의 작품에서 비롯, 제목을 따 온 영화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더 있다. 우리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바로 ‘첫사랑’이고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게 그 속성이라는데 영화 속 두 주인공이 서로가 진정으로 사랑하면서도 결국은 헤어져야 하는 비련의 스토리이고 보면 이는 누구나의 첫사랑에 대입시켜도 짜릿하게 공감가는 답안이고 필자 역시 예외일 수 없다면 이 영화는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우리 모두의 애잔한 이야기이고 아련한 추억의 자화상인 까닭이리라.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두고 헤어져야 하는 슬픔을 주제로 청춘의 꿈, 첫사랑의 이별과 추억, 정감 넘치는 사랑을 너무나 애틋하고 가슴 저미게 그린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가끔 생각하면 필자도 그 시절의 가슴 찡한 주인공으로 변신하여 가슴 에듯 맨살이 찢기는 아픔을 연상하게 마련이다.
영화사상 주옥같은 작품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신사협정(Gentleman's Agreement/그레고리펙. 도로시 맥콰이어)’, ‘워터 프론트(Water Front/말론 브란도. 칼 말덴. 리 J. 콥)’, ‘에덴의 동쪽(East of Eden/제임스 딘. 줄리 해리스)’을 만든 전설적 감독 '에리아 카잔(Elia Kasan)' 이 메가폰을 잡아 1961년에 완성했다. ‘이유없는 반항(Rebel Without Cause)’에서 ‘제임스 딘’과 공연했고 ‘페넬로페’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에서 열연한 ‘로버트 와그너’를 남편으로 뒀던 42세의 나이로 요절, 화제를 모은 청순미의 상징같은 만년 소녀 ‘나탈리 우드(Nathalie Wood)’가 여주인공 ‘윌마’를 연기했다.
그리고 ‘셜리 맥크레인’을 누나로, ‘아네트 베닝’을 부인으로 뒀고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Bonny & Clyde/페어 다나웨이. 진 핵크만)’, ‘러브 어페어(Love Affair)’ 등에 출연했던 희대의 카사노바, 레이디 킬러로 악명높은(?) ‘워렌 비티(Waren Beaty)’가 남주인공 ‘버디’역을 맡았다.
1920년대 캔사스의 작은 마을과 고등학교. 부티나게 잘 생긴 부잣집 소년 버드(웨렌 비티)는 또래 여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가 좋아하는 소녀는 오로지 윌마(나탈리 우드)였다. 그녀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아름답고 청순미 넘치는 모범생이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겪어봐 알겠지만 그 나이 혈기 왕성한 버드는 윌마와 깊은 관계를 맺고 싶어하나 윌마는 매번 이를 거절한다. 독실한 기독교인이고 성에 대해 무지했던 그녀는 버드와의 육체적 관계가 두려웠던 것이다. 결국 버드는 다른 여학생과 어울리고 연약한 윌마는 신경 쇠약 증세를 보이며 자살까지 시도하게 된다. 그녀의 부모는 딸의 상처를 감싸려고 그들의 교제를 금지하게 되고 그녀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게다가 버드의 집도 파산을 하게 되어 버드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
세월이 흘러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을 무렵의 두 사람. 버드는 윌마의 친구였던 안젤리나와 결혼하여 평범한 기술자가 되었고, 윌마 역시 병원에서 나와 평범한 숙녀가 되었다. 첫사랑을 가슴에 묻어둔 채 헤어졌다가 우연히 해후상봉을 한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지만 이미 그들은 각자의 길을 가지 않으면 안 될 너무나 다른 위치에 와 있음을 인지한다.
현재 70대 이상의 가슴에 아로새겨져 무척 애잔하고 감상적인 올드무비로 당시 틴에이저들의 데이트감 영화로서 첫 문을 열었던 작품으로 손꼽히는, 아역배우 출신으로 인기 상승세를 구가하던 청순한 아름다움의 대명사 ‘나탈리 우드’의 첫 주연작 ‘초원의 빛’으로 공연한 ‘워렌 비티’도 이 영화로 일약 소녀팬들의 우상이 됐고 실제로도 13,000여명의 레이디 킬러, 카사노바 칭호를 받은 염문의 단초가 되기도 했었던 것 같다.
고교 동창생 월마와 버드가 넘치는 욕망으로 서로의 육체을 탐닉하면서도 내면에는 순수한 사랑을 간직하고 그 일로 인해 버드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월마는 불안감에 사로잡히고 미남인 버드가 여학생들에게 많은 인기을 얻고 있는 광경을 보면서 월마는 버드에 대한 집착이 강해져가고, 그래서는 안된다는 이성적인 생각이 충돌을 일으키면서 점점 히스테리를 일으키게 된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은 디니에게 워즈워드의 시 ‘초원의 빛’을 낭독하라고 시키지만 버드와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 윌마는 교실밖으로 뛰쳐나와 호수속을 뛰어든다. 이 시는 마지막 장면에 윌마가 되뇌이게 되는 바로 그 시다.
버드는 정신적인 혼란을 추스리지 못한 채 대학에 진학 하지만, 늘 술에 젖어 산다. 이렇듯 방황하는 아들을 찾아온 아버지는 대공황의 와중에 알거지가 되어 있었고 드디어 아들에게 월마와 닮은 거리의 여자를 선물로 안겨준 다음 호텔 테라스에 몸을 던져 자살해 버린다.
후퇴할 수도 전진할 수도 없는 막막한 생의 한가운데서 버드를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술 뿐이던 그에게 구원의 빛이 찾아온다. 그가 자주가는 카페의 여자가 건강하고 성숙한 영혼으로 그를 감싸 안았던 것이다. 그녀의 따스한 사랑 속에서 안식을 찾은 버드는 그녀와 결혼하고 새로운 삶을 찾는다. 한편, 정신병원에 있던 월마는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면서 차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시작한다. 사랑과 청춘의 덫,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의 소유욕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깨달은 것. 그리고 사랑이란 욕망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 삶은 사랑의 이름만으로는 결코 아름다워질 수 없다는 것, 그런저런 느낌과 회환 속에서 월마는 버드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을 버리고 차츰 순수하고 맑은 자신을 되찾아가게 된다. 드디어 월마가 퇴원하는 날,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버드의 소식을 묻자 그가 이미 결혼해서 어데선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눈부신 햇살이 대지를 비추던 어느 아름다운 날, 월마는 버드의 집을 찾아 그 앞에 섰다.
지저분한 작업복 차림의 버드와 축축한 앞치마 차림으로 그녀를 맞이하는 버드의 아내, 월마는 약간의 어색한 표정으로 집안을 둘러보다가 갑자기 터져나오는 아이의 울음 소리를 듣는다.
그러자 버드는 아이를 번쩍들어 달래면서, 환환 표정으로 월마를 돌아본다.
떠나는 윌마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버드는 순간, 아직까지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녀가 행복하길 바랬던 버드는 미소를 띄우며, 멀어져가는 윌마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만 본다. 윌마 또한, 버드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지만 애틋했던 첫사랑을 가슴에 묻고 버드의 곁을 떠난다. 윌마는 이제 깨달았다. 뜨겁게 열정적이던 젊음. 청춘이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아름다웠던 첫사랑의 추억을 가슴에 간직한채, 그녀는 자기의 새로운 길을 향해 서서히, 서서히, 사라진다. < 서대남 편집위원 dnsuh@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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