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6 17:54

위험물 수송 노하우로 ‘차별화’

캐세이패시픽항공 양석호 이사
올해 미주, 유럽 노선 화물유치에 주력할 터

 

 

지난해 항공화물업계는 유가급등과 IT화물의 감소 등으로 전년대비 수익이 줄었다. 항공사 중에는 유류비를 이기지 못해 운항을 줄이고 심지어 중단하는 곳도 있어 화물항공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반면, 2010년 IATA(국제항공운송협회)가 발표한 ‘항공화물운송통계’에서 항공화물운송 1위를 기록한 캐세이패시픽항공의 한국발 항공화물 성적은 나름 선방했다. 화물기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기자는 캐세이패시픽항공 화물영업팀의 양석호 이사를 만나 지난해 실적과 한국시장의 차별화에 대해 들어봤다.

양석호 이사는 1995년 캐세이패시픽항공에 입사해 17년째 항공업계에 발을 담그고 있다. 양 이사는 11년간 여객영업팀에서 대리점 영업, 기획총괄을 맡아오다 지난 2007년 화물영업팀으로 옮기면서 총괄이사로 승진해 화물팀을 이끌어 오고 있다.

다음은 캐세이패시픽항공 화물영업팀 양석호 이사와의 일문일답.

Q. 캐세이패시픽의 한국시장 비중은 어떻게 되나요?

캐세이패시픽항공의 전체시장에서 한국시장은 1.5~2%의 비중을 갖고 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얼마 안 되지만 허브인 홍콩을 제외하고 TOP 10안에 들어가는 수준으로 한 7위정도 차지합니다. 본사에서는 한국시장은 실제로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죠. 현재 한국에서는 주 42편의 여객기가 운항되고 있고 화물기는 주 4편에 에어홍콩의 화물기 6편으로 한 주에 총 52편이 운항중입니다. 이런 많은 한국발 스케줄은 한국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Q. 지난해 한국발 실적은 어땠나요?

항공사들이 전년대비 마이너스 운송실적을 거뒀고 우리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해 한국발 항공화물수송량은 평균 16%가 감소한 반면, 캐세이패시픽은 전년대비 4%정도 감소로 마무리했습니다. 파트너 관계를 기반으로 장기 비즈니스를 지향한 결과 나름 선방했죠. 중동, 미주, 중국 시장은 성장세를 보였고 물량으로는 미주지역이 가장 많이 늘었고요. 운임매출로 본다면 중국이 가장 높았는데 충칭, 청두, 푸저우, 난징, 샤먼 등으로 노선을 다양화 시키면서 물량이 많이 늘었습니다.

Q. 새로 화물기를 도입했는데 한국노선에 추가 투입 계획은?

지난해 캐세이패시픽항공은 보잉 747-8 화물기 10대를 주문해 하반기까지 모두 인도될 예정입니다.
지난해 말에 한국에서 시험운항을 마쳤고요. 보잉 777-200시리즈 8대도 주문해 2014년부터 인도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한국노선에는 투입계획이 없습니다. 747-8화물기는 장거리 노선인 유럽과 미주노선에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향후 한국노선에 화물기가 투입된다면 유럽노선에서 운항되고 있는 747-400화물기가 새 화물기로 대체되면서 들어올 수는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주 4편의 화물기를 띄우고 있는데 9월쯤 시장상황을 고려해 추가 항공편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화물기부문 투자는 본사에서 강력한 의지를 갖고 늘리고 있는 부분입니다. 홍콩에 카고 터미널을 짓고 있기도 하고 향후에도 화물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입니다.

Q. 본사 전략과 한국시장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본사와 한국시장의 전략은 일맥상통합니다. 1년에 4번씩 모여서 전략회의를 하면서 서로 의견을 공유하죠. 캐세이패시픽은 홍콩에 허브를 두고 홍콩과 중국지역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큰 전략 중 하나입니다. 글로벌 장기비즈니스와 중국과 아시아의 많은 물동량에 집중하는 것이 본사에서 추구하는 것입니다. 충칭 청두 등 중국 서부지역에 IT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물량이 늘고 있어 그 지역에 공급을 늘리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소비수준이 높아지면서 항공화물수요도 높아졌습니다. 화물수송에서도 의약품 등 고가의 화물수요가 증가하면서 스페셜 화물에 대해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미주에서 아시아로 수송되는 화물, 유니세프의 의약품 샘플들도 수송하고 있죠. 이 부분은 본사와 한국시장이 같습니다.

한국시장에서의 화물전략이라면 항공시황 전망과 관계없이 판매 할 수 있는 지역의 물량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기존 홍콩, 대만, 인도, 중동을 포함해서 오랫동안 보수적으로 영업해오던 미주, 유럽지역도 올해부터는 판매를 더욱 강화시킬 계획입니다. 이미 미국 마이애미지역에는 지난해 11월부터 많은 항공화물을 싣고 있지만 미주 유럽의 물량 증가를 예상한다기보다 새로운 사업계획의 일환으로 시도하게 됐습니다.

Q. 대체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화물이 있나요?

우리는 여러 스페셜 화물에 투자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집중하는 부분은 위험물입니다. 위험물은 여러 항공사에서 처리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캐세이패시픽은 공항의 모든 직원이 위험물취급자격증을 갖고 화물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투자를 많이 한 상품 중 하나입니다. 여객기에서도 위험물을 실을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죠. 승객과 같이 위험물을 싣게 되면 작업은 더 까다롭습니다. 대만같이 화물기가 뜨지 않고 여객기만 취항하는 지역의 경우 화주에게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바이오상품은 온도조절이 상당히 중요한데 대부분 4~8도에서 유지해야하는 특수한 상품이라서 특수컨테이너로 운송기간 내내 적정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장비 기계 등 노하우가 필요한 화물취급에 있어 상당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안전과 보안에 엄격한 항공사이기 때문에 위험물 수송을 강화하고 있고 이 부분이 강점입니다.

Q. 한국시장에서의 차별화는 무엇인가요?

캐세이패시픽은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고객들이 원하는 모든 스케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스케줄로 화주에게 적합한 수송을 해주는 것이 장점입니다.
화주에게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세일즈 시스템도 있죠. 화주가 짐을 맡기면 실을 수 있는지 없는지 바로바로 체크하고 알려줄 수 있기 때문에 기다릴 필요 없이 화주가 빠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한국국적항공사는 화물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캐세이패시픽은 보잉 747-400 화물기를 주 4회 운영하고 에어홍콩까지 합치면 10대의 화물편을 운영하고 있어 외항사로서는 공급량이 높습니다. 공급이 부족하면 특수화물은 싣기 어렵기 때문에 여객기와 근거리만 취항하는 항공사에 비해 차별화를 둘 수 있습니다. 

Q. 유가급등으로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캐세이패시픽항공의 대처는?

항공사의 가장 큰 문제는 유가입니다. 유가에 영향을 많이 받고 항공사마다 다르겠지만 유류비가 차지하는 부분은 점차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 화물기의 효율성이 중요합니다. 이번에 747-8화물기를 도입하는 이유도 장기적으로 유류비가 적게 들고 더 많이 싣는데다 탄소배출도 적기 때문입니다. 이런 준비를 하지 않는 항공사들은 상당히 힘든 상황을 맞을 수 있죠. 새로운 화물기 도입을 통해 유가급등에 대비해야 합니다. 많은 항공사들이 운임을 내려 화물칸을 채우고 있는데 이건 정말 위험합니다. 싸게 화물을 싣는 것보다 화물을 적정가격에 맞게 유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시황이 안 좋을 때는 과연 누가 오랫동안 효율적으로 살아남을 것인지가 가장 큰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올해 항공시황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대기업들의 계약가격이 작년대비 하락해 항공운임은 인상될 것 같지 않습니다. 항공화물시장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이 많지 않고요. 하지만 올해 항공시장은 뜻하지 않은 수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봅니다. 항공화물이 안정화되면 해상운송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지의 수요와 한국에서 보내는 화물의 항공수요가 일정해지면 해상운송으로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같이 경기 변동이 심한 경우에는 수요가 얼마만큼 발생할지 예측이 어려워 항공으로 나가는 물량이 많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라는 거죠.

Q. 항공 대리점업계와 화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항공사와 대리점이랑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점이 중요합니다. 지금도 대리점 관계자분들을 만나면 항공사 대리점 화주가 순환고리처럼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서로 수요와 공급이 연결되고 예측 가능한 시스템으로 간다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더욱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안타까운 점 중 하나가 화주가 어느 대리점이 핸들링하기로 됐다고 하면 이번 달 출하계획 이번년도 출하계획을 서로 공유하며 대리점들이 그 물량에 맞는 화물칸을 확보하고 예측 가능한 거래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 거죠. 어쩔 때는 운임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어떨 때는 급락하게 돼 항공사와 대리점 화주 모두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항공업계도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신뢰를 바탕으로 업계가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합니다. 일희일비하는 상황이 아니라 대리점 화주와 장기 비즈니스를 꾸려나갈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해 가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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