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올해 무역 규모가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상반기에만 5천억달러를 넘어섰다. 향후 세계 영국 프랑스 등을 제치고 세계 5 위의 무역대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무역의 동반자인 물류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1월 세계은행이 발표한 세계 물류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23위 에 그쳤다. 물류는 무역에 비해 인프라나 전문인력 면에서 많이 뒤처지는 실정임을 부인할 수 없는 지표다.
이런 현실에서 국제물류사 자격증의 도입은 해운·물류업계에 희소 식이 아닐 수 없다. 한-미,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세계 경제가 블록화 경 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문 물류인력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제물류사 양성을 통해 우리나라 무역의 성장을 후방에서 지원하고 나아가 물류기업들의 경쟁 력 강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1월26일 첫 시험이 치러질 예정으로 현재 신청서 접수가 한 창 진행 중이다. 한국국제물류사협회 구교훈 회장은 자격증이 국제물류 경쟁력 확보 의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고 도입 배경을 밝혔다. 국제물류사협회는 작년 9월 창립 한 뒤 1년간의 준비 끝에 드디어 자격시험을 시행하게 됐다.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역내 국가간 물동 량도 증가추세를 보일 겁니다. 무역주도인 우리나라 특성상 수출입경쟁력이 국가경쟁 력인 셈이죠. 그러려면 국제물류경쟁력도 함께 확보돼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국제물 류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있나요? 거의 없습니다. 네덜란드와 같 은 대표적인 물류 강국은 풍부한 국제물류 전문인력을 확보해 현재의 위치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무역·물류 아우르는 통합자격증
구 회장은 국제물류전문가를 전통적인 기능별 물류를 중심으로 한 국내물류에서 벗어나 글로벌소싱 글로벌생산 글로벌마케팅을 축으로 하는 글로벌 공 급망관리(SCM)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국제물류전문가들 은 현지 사정에도 밝아야 하고 수준 높은 언어 실력도 요구된다. 하지만 현재의 물 류 관련 자격증은 한 가지 기능에 특화돼 있어 국제물류의 전반적인 소양을 검증하기 엔 무리가 따른다.
관세사나 국제무역사, 물류관리사, 무역영어, 미국에서 들어온 CPIM(생산재고관리사) 등은 모두 물류나 무역의 한 부분만을 강조한 자격증이다. 구 회장은 기존 자격증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제무역과 물류를 아우르기 위해 국제물류 사 자격증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물류와 무역의 통합자격증인 셈이다.
“글로벌 SCM을 일부 물류기업들이 하고 있습니다만 전문 물류인력 을 구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글로벌리제이 션(글로벌화)과 로컬리제이션(현지화)이 조화된 물류전문가가 필요합니다. 글로벌 물 류흐름을 읽는 통찰력이 있어야겠고 그와 더불어 각국의 통관체계나 물류사정 등에 해박해야 합니다. 물론 외국어 실력은 필수죠.”
도입 목적에 맞게 국제물류에 필요한 다양한 과목들이 1, 2차로 치 러지는 시험에 포함됐다. 1차시험에선 국제물류론, 국제물류법규 및 협약, 무역영어 를 2차시험에선 국제무역실무, 국제복합운송실무, 관세 및 통관실무 등을 보게 된 다. 5지선다형으로 출제되는 시험은 다음달 첫 시험을 시작으로 상하반기로 나눠 매 년 2회씩 치러질 예정이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수험생들 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구 회장은 학위나 해당 과목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응시자에겐 일 부과목 면제혜택이 주어진다고 소개했다. 석사학위 소지자는 국제물류론, 국제무역 사 자격증 소지자는 무역실무, 무역영어 1급 자격증 소지자는 무역영어, 관세사 자격 증 소지자는 관세 및 통관실무 시험과목을 보지 않아도 된다.
국제물류 통합자격증인 만큼 각 분야별 자격증을 끌어안겠다는 의 미다. 또 1차시험에 합격할 경우 1년간 1차시험을 보지 않아도 2차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b>종합 온라인 교육기관 자리매김 목표</b>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응시원서 접수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의 문 의해와 국제물류사 자격증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특히 과목 면제 혜택을 겨냥해 기존 자격증 소지자들이 원서를 접수했다. 한국관세사회 부회장인 광양관세사 무소 홍정식 대표 관세사도 과목 면제 혜택에 매력을 느껴 응시차 문의전화를 하기 도 했다.
“자격증의 경쟁력은 기업이 얼마나 유용하게 느끼느냐인데, 우린 거기에 초점을 맞춰 자격증을 도입했습니다. 정말 무역·물류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배출한다는 의미죠. 앞으로 국제물류사들이 많이 배출되면 이들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서 전문실무과정 연수를 통해 재교육하고 무역물류업계에서 핵심역 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구 회장은 향후 민간자격증인 국제물류사 자격증을 국가 공인자격 증으로 승격시킨다는 계획이다.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무역협회나 국제물류협회 등과 도 전략적 제휴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
“모든 자격증이 다 그렇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까진 시간이 필 요합니다. 앞으로 인적 구성, 교재 발간, 동영상 교육, 인적네트워크 교류 등을 진행 해 명실공히 국제물류 및 무역 분야 종합 온라인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을 계획이에 요. 도전하지 않는 자에겐 절망도 없다고 합니다.
2500년전의 공자는 ‘행복하고자 하는 자 그리고 지혜롭기를 원하 는 자는 자주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오늘날 우리가 새겨야 할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구교훈 회장은…
홍익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MBA)에 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물류경영학과 박사과정 을 이수 중이다. 세방, 한국철도공사, 이지로지텍 등 물류회사를 거쳐 우송대학교와 한국철도대학 등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한국물류관리사협회 및 한국국제물류 사협회 회장에 재임 중이다.<이경희 차장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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