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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계, 상생경영 실태를 점검 한다”
물류업계 상생...기업규모에 따라 ‘극’과 ‘극’
대형물류업체, 상생 통해
기업 간 시너지 극대화
중소물류업체, ‘상생’ 우리와는 거리 멀다
지난해부터 전 산업에 화두로 떠오른 ‘상생’은 물류업계에서도 서서히 이뤄지 고 있다. 기업환경이 기업 간 경쟁에서 기업 네트워크 간 경쟁으로 그리고 수직적 관 계에서 수평적 관계로 바뀌어 감에 따라 ‘상생’경영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상생 은 물류기업과 물류기업, 화주와 물류기업, 선주와 화주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상생에 대해 기업의 형태와 규모에 따라 견해가 엇갈리게 나오고 있 다.
대형물류기업 ‘상생’ 체계적으로 펼쳐
우선 덩치가 큰 물류회사들은 화주 및 협력사와 ‘상생’경영을 체계적으로 펼치
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기업 CJ GLS는 화주기업과의 동반성장 전략을
‘One Body’로 정하고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CJ GLS 관계자는 “대리점, 협력사
와 본사는 한 쪽이 쓰러지면 다른 한 쪽도 쓰러지고, 한 쪽이 성장한다면 다른 한 쪽
도 함께 커나가는 ‘One Body’와 같은 관계”라고 설명했다.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
으로 확대해 사업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동반성장 시스템을 강화
해 나간다는 전략인 것이다.
CJ GLS는 지난해 7월에는 한 달간 총 8회에 걸쳐 커
뮤니케이션 확대와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전국 택배 대리점 사장들을 대상으로 정책
설명회를 진행했다.
전국 주요 터미널에서 지역별로 개최된 대리점 정책설명회에
서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택배시장 현황과 전망에 대해
공유하고 하반기 운영 및 인프라 확충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또 대리점 사장들은 현
장에서 고객을 대하면서 느끼는 애로 사항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건의 사항을 전달하
는 시간을 가졌다.
CJ GLS 관계자는 “정책설명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비정기적으로 실시되던 정책설명회를 정례화해 본사와 대리점 간 커뮤니케
이션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이를 개선하고 제도화하는 방안
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CJ GLS는 월별, 분기별로 협력사
와 정기적인 간담회를 실시해 상호 협력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논의하고 고
충 해결을 위한 방안을 함께 강구하는 등 상생 경영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예
를 들어 물량이 급증하는 설, 추석 등의 성수기에는 원활한 배송을 위해 임시차량 수
급이 필수적인데 기존에는 협력사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사전 확보해 운영해 왔다. 그
러나 중소 협력사들의 경우 자금 사정으로 인해 이 방식이 부담이 될 수 있어, 지난
해 설부터는 사전에 예상 자금을 파악하고 이를 선 지급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
해 협력사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2009년 3월에는 대기업과 협력
사가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을 약속하는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협약(TCP)’을 체결하
고 중소기업 협력사들을 위한 지원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된
이 협약식에서 CJ GLS는 물류장비를 공동개발하고 특허를 공동 출원하는 등 기술개
발 지원을 약속했다. CJ GLS는 지난 6월에는 1년간의 이행 상황에 대한 공정위 평가
에서 ‘양호’ 등급을 받기도 했다.
한진은 기업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와 해외 SCM 컨설팅 역량 강화로 화주기
업의 물류비 절감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고
객사의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개선안을 제공함으로
써 진정한 파트너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사와 동반성장을 하는 전
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진은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정확한 물류진
단과 비효율 요소를 개선할 수 있는 토털물류솔루션을 제공해 국제물류에 관한 전문
성 부족으로 상품 수출입에 애로를 겪는 중견기업의 물류체계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
다.
구체적인 사례로 한진은 고객기업의 글로벌 물류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SCM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한진은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A사와 지난 ‘06
년 첫 계약을 체결한 이후 국내공장 내수형 물량을 취급해 왔으며 ’08년부터는 해외
법인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A사의 중국 광동성에서 생산된 전자제
품의 중국 현지 내수와 수출물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같은 양사의 업무제휴는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물류업무를 성공적으로 안정화시킨 상생경영의 좋은 예로 알려
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진은 지난 4월부터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B사의 국제물류
를 전담해 물류운영을 맡아 동반성장을 일궈내고 있다. B사 벤더가 부산신항에 위치
한 한진의 부산글로벌물류센터에 원자재를 입고하면 한진은 보관, 컨테이너 적입 작
업을 거쳐 부산 신항에서 멕시코까지 해상운송과 트럭킹을 연계한 원스톱 물류서비스
를 제공하고 있다.
멕시코에 도착한 원자재는 C사 현지 공장에서 가공 후 인근
에 위치한 국내 유수의 전자제품 제조사 현지 생산법인에 납품된다. 한진의 안정적
인 물류서비스로 정확한 납기 준수 등 C사의 서비스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
인다.
한진 관계자는 “화주기업은 비 핵심자산인 물류부문을 전문 물류기업에 위
탁함으로써 운송비 절감을 비롯해 생산, 영업 등의 핵심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
다. 또 재고관리와 네트워크 최적화, 물류자원에 대한 투자 최소화로 사업역량과 서
비스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화주와 물류기업 간 진정한
상생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화주기업들이 자사의 정보가 유출될
까봐 물류기업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상생경영 추진 시 애로 사항이 된
다”며 힘든 점도 밝혔다. 한진 관계자는 “상생경영을 추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화
주기업과 물류업체 간 상호신뢰가 우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 화주와 물류기업 간 상
호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삼영물류는 고객사와 다양한 업무협약을 통해 상생
을 실현해가고 있다. 삼영물류 관계자는 “물류기업과 화주가 서로 믿고 신뢰하며 각
각 맡은 업무를 성공적으로 처리할 때 최대의 시너지효과가 발생하며 효과적인 ‘상
생’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영물류는 현재 경영혁신부문, 기술개발부문, 구매
및 판매 협력 부문, 인력교류부문 등 각 분야별로 상생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선
경영혁신부문에선 물류허브확장과 물류거점 최적화를 통해 화주의 물류효율성을 높이
고 있다. 한편 최적의 수배송시스템과 선진 배송ㆍ하역장비 등을 도입을 통해 물류비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과학적 재고관리와 체계적인 서비스 품질 관리로 화주사
의 물류비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한편 기술개발부문에선 차량관제시스템 등을 산ㆍ학
과 공동으로 개발해 상생에 앞장서고 있다. 구매 및 판매 협력 부문에선 협력 업체
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협력업체의 수익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
물류인력과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또 다른 상생을 실현하고 있다.
삼영물류 관계자
는 “삼영물류가 추진한 화주와의 상생의 좋은 예로 후지 제록스와의 업무협약을 들
수 있는데 상생협력 추진 전에 비해 추진 후 후지 제록스의 연매출이 4.8%정도 증가
했다”며 “연매출이 증가하는데 반해 물류비용은 총 8억5천만원정도가 절감됐다”
고 말했다. 관계자는 “후지 제록스와 삼영물류가 상생경영을 펼쳐 양쪽 다 매출이
올라가는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고 말했다.
상생 시 애로점에 대해 묻자 삼영
물류 관계자는 “화주와 물류기업 간 상생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아직까
지도 화주에서 물류기업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생이라는 것이 어차
피 같이 잘되려고 하는 것인데 서로를 신뢰하지 않으면 상생을 이룰 수 없다. 기업
은 물류부문을 전문물류회사에 맡기고 제조, 영업, 생산 등 타 분야에서 최대한 이윤
을 창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중소물류업체 ‘상생’ 우리는 모른다
하지만 중소물류업체들은 화주기업과의 상생에 대해 물으면 고개를 가로 젓기 일
쑤다. 상생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비스 등과 같은 대형 화주기업 물
류자회사들이 득세하면서 물류기업들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소물류기업인 A사 관계자는 “대형물류기업이나 2자물류회사들은 상생경영이 구체
적으로 펼쳐질지 몰라도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그런 것은 특별히 생각하고 있지 않
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실제로 중소물류기업은 화주의 물량을 인맥이나 덤핑으
로 어렵사리 유치하기 때문에 화주와 동반성장을 기대하는 것을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생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기업끼리 하는 것이지 중소기업
에서 화주기업과 상생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생이라기보다는 화주의 요구에 맞춰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화물을 유치하는 편
이 더 나은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인 M사 관계
자 역시 “글로비스나 삼성전자로지텍 범한판토스 같이 대기업 전담물류업체들의 경
우 화주와 상생이라는 말은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반 물류업체와 화주의 관계에
서 상생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조업체와 하청업체의
관계가 갑-을 관계라면 물류업체와의 관계는 갑-정 관계도 못될 것”이라고 목소리
를 높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KT&G 공개입찰에 참여했다가 손을 털고 나왔다. 운
임 고정은 기본에, 운임인상(GRI)이나 유가할증료(BAF)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
이다. 지금과 같이 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게 천
만다행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 회사는 Y무역과 오랜 기간 계약을 맺어오고 있다. 오
랜 거래로 인정을 받고 있음에도 요즘과 같이 유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선 물류기업
이 생각하는 상생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L물류기업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공기업은 일반 제조 기업들과 다를 거라 생각해 지난해 제주면세점의 입찰
에 참여했다가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물류기업들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오히려
더 박한 조건에 혀를 내둘렀다. 2년 계약한 기간 중 아직 1년이나 더 남아 한숨을 짓
고 있다.
지난해 도산한 발해물류나 올해 문을 닫은 태일해운항공 등도 대형 화
주기업인 S사나 L사와 거래를 해왔으며, 지나친 계약조건에 발목이 잡혀 수익을 내
지 못하고 결국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물류업계는 보고 있다.
대기업과 거래하
고 있는 포워더인 R사 관계자는 “중소 포워더들이 대기업 입찰에 뛰어들긴 어려울
것”이라며 “여러 대형화주와 거래를 하지 않는 이상 입찰로 자칫 적자수송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화주와 거래해 한 거래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다른
거래를 통해 적자를 만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제물류업계도 ‘상생’ 활발
국제물류업계에서 상생이 이뤄지고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LG디스플레이(LGD)
와 협력 물류기업들을 들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의 물류를 맡고 있는 곳은 MCI글로벌
로지스틱스와 범한판토스 GPL 대승로지스틱스 등이다. 이들이 상생 관계를 구축해 온
지 1년 9개월이 지났다.
LGD는 지난해 1월부터 협력사와 상생 체계를 구축하고,
그 동안의 화주와 물류업체의 수직적인 커뮤니케이션, 단순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물
류업무 효율화를 추진해왔다. 물류협력사는 항공사·선사와 운임협상에서 경쟁력을
높인 것은 물론이다. 상생 활동으로 LGD와 협력사들은 경쟁사 대비 운송원가 우위를
확보하면서 구매 경쟁력을 높였으며 운송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운송정보의 자
동화로 업무효율성도 제고했다.
특히 LGD가 운임인상(GRI)을 수용한다는 점은 눈
여겨볼 대목이다. 자체적으로 시황을 분석한 뒤 GRI가 부득이하다고 판단되면 협의
를 통해 수용하는 방식이다. 또 요즘과 같이 비수기엔 물량을 적절히 배분해줘 물류
기업들의 숨통을 틔어주고 있다. 또 연말엔 LGD에 기여한 바가 큰 협력사를 선정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상생활동을 통해 우수한 성과를 보인 협력사에 상생 성
과 인센티브란 명목으로 수익일부를 되돌려주는 것이다.
LGD는 상생에 대해 화주
와 물류업체가 시황이 좋을 때는 큰 수익을 내다 침체일 때 적자로 허덕이기보다는
그 편차를 줄여 안정적인 물량과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경영진에서도
상생에 의한 물류협력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 지난해는 상생을 위해 테스크포스팀
을 구성했다면 올해부터는 상생팀을 정식으로 발족했다.
LGD와 협력물류사들은
입찰 대신 장기수송계약방식으로 물류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물류기업들은 원가구
조를 LGD에 오픈했다. 원가 공개에 보답해 LGD는 일정한 수익을 물류기업들에게 보전
해주고 있다. 재정 또는 기술적인 지원을 해주는 화주기업들이 있긴 하지만 LGD와 같
이 원가공개방식을 통해 일정부분의 수익을 수용하주는 곳은 없다.
LGD 물류협력
사 한 관계자는 “원가를 공개했을 때 이익에 대해 화주가 물류 기업게 지금까지 얼
마나 수익을 냈는지를 추궁하는 식이 되면 안 된다”며 “포워더가 신뢰를 갖고 오픈
해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면 오히려 화주와 물류기업이 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
을 것”이라고 말했다.
LGD도 한 때는 입찰로 물류기업을 선정했었다. 입찰방식
이었을 땐 글로벌 물류기업과도 거래를 했다. 그러다 서비스 대응 능력이 높다고 판
단한 물류기업 4곳을 뽑아 상생을 표방한 물류협력을 진행하게 됐다. LGD 관계자는
“입찰을 한다 안한다보다 협력사 물동량 확보에 대한 불투명성을 줄이고, 장기적으
로 시장을 예측해 함께 한다는 취지가 크다”며 “이 부분도 상생의 한 부분”이라
고 말했다.
LGD는 상생 후 원가 측면에서 물류비를 10%정도 절감하는 성과를 봤
다. 물류기업들도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상생 전보다 수익구조를 개선했다. 예전엔 정
해진 방법으로만 운송을 했다면 상생협력 이후 긴급한 물량의 경우 운임보다는 정시
성에 초점을 맞추고, 그렇지 않을 땐 운임할인에 초점을 맞추는 등 능동적인 물류진
행을 통해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LGD 같은 관계자는 상생은 기본전제가 필
요하다고 말했다. 성과와 동반이 같이 이뤄져야한다는 것이다. 지난해는 상생을 통
해 LGD는 물류비절감은 물류업체는 수익을 올렸다면 올해는 협력사 강화를 통해 장기
적인 성장을 이루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신
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생은 이뤄질 수 없다”며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두려움
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확신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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