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4 16:14

기획/콘솔시장 운임 ‘출혈경쟁’ 이대론 안된다

창고보관료 상한선 강화에도 마이너스운임 더 내려가
하반기 해상운임 인상 앞두고 콘솔업계 긴장


●●●6월 한 달 동안 LCL 콘솔(소량화물혼재) 업체들은 7~8월 비수기를 대비해 물량을 평소보다 더 유치했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바닥운임 구조에서 물동량 확보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콘솔업체들은 올해 들어 물동량이 양호한데다 해상 운임도 낮은 수준이었지만, 콘솔운임이 내려가다 보니 수익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수출 LCL화물에 대해 CBM당 -40달러라는 운임이 빠끔히 콘솔시장에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이다. 몇몇 콘솔업체들이 최근 부산-상하이 노선에서 이 수준의 운임을 수출포워더에게 ‘뿌리며’ 콘솔시장을 흐리고 있다.

얼마 전 A 콘솔업체에서 영업 인력을 대거 영입해 규모를 확대한 B사가 신규물량 확보를 위해 부산-상하이 운임을 -40달러까지 끌어내렸다. B사의 파격적인 수출운임에 몇 곳의 업체가 물량을 뺏기지 않기 위해 운임을 따라 내렸고, 출혈경쟁은 다시 콘솔시장의 수익을 갉아먹는 문제로 떠올랐다.

한 콘솔 전문업체 관계자는 “지금 같이 황당한(?) 운임구조에선 실화주 영업을 하는 콘솔사들을 제외하고 오직 콘솔만하는 업체들은 손실을 메울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대부분의 콘솔업체들은 콘솔시장 악화로 실화주를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

부산-상하이 수출에 -40달러운임이 가능할까? 환급금(refund) 구조를 이해하면 가능하다. 콘솔업체는 사업 특성상 수입물량을 많이 확보했을 때 수익이 남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수출물량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콘솔사들은 해외의 파트너콘솔사와 계약을 맺고 물량을 주고받으면서 수입물량에 대해선 파트너콘솔사에 환급금을 지급해 주고 있다. 리펀드는 업계 공공연한 비밀을 넘어서 이제는 콘솔업계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콘솔사들은 수입물량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 수출 포워더에 공짜를 넘어 마이너스 운임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화주가 화물을 맡기면 운임을 주는게 아니라 오히려 받는 것이다. 우리나라 화주들이 수입을 할땐 그만큼 물류비 지출이 커져 문제가 된다.

업계에 따르면 콘솔사들은 현재 부산-상하이에 평균 -25달러의 운임을 포워더에 제시하고 있다. 콘솔사들은 손해를 보면서도 다른 노선에서의 수익으로 손실을 메우는 식의 마이너스 운임 영업을 계속 해왔다. 헌데 -40달러라는 수출운임은 다른 노선에서의 수익으로도 메울 수 없고 수입창고업체로부터 얻는 환급금으로도 보전이 될 수가 없는 수준인 것.

콘솔사들은 이 운임이 시장에 나온 것만도 충격적이지만 앞으로 이 운임이 시장운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우려로 ‘전전긍긍’이다.

시장운임을 바로잡기 위해 최근 몇몇 콘솔업체 실무자들이 모여 과도한 덤핑 영업을 하는 업체에 대해 자체적으로 시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자정의 노력이 현실로 드러날 것인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한 대형 콘솔업체 관계자는 “신생업체와 특정 지역만 하던 콘솔업체가 규모를 확대하면서 터무니없는 운임조건을 내걸다 보니 다른 콘솔업체들도 운임을 내렸다는 말에 덩달아 같은 수준을 제시한 곳도 있다. 이 운임은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나올 수 없는 조건”이라며 “이런 운임이 시장에 돌까봐 말하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콘솔사 “하반기 생각만 해도 우울”

콘솔시장의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운임 출혈경쟁과 더불어 시장 환경 자체가 어둡기 만하다. 상반기는 그럭저럭 버텼지만 하반기에는 양산지역의 수입 LCL화물 창고보관료 인하와 선사들의 운임인상이 기다리고 있다.
양산세관은 7월1일부터 부산양산지역의 LCL 수입화물 창고보관료를 인하했다. 양산세관은 지난 2009년 5월 가이드라인을 기본요율 1000원당 5.7원에서 4.9원으로 일일 할증료는 2.5원에서 1.6원으로 대폭 낮췄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의 재조정에도 창고보관료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수입화주들의 지적은 계속됐다.



양산세관은 창고업체와 화주 간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7월부터 다시 양산지역 창고보관료 상한선을 인하키로 결정했다. 이번 창고보관료 상한선 인하는 장기화물 보관료 줄이기에 초점을 맞췄다. 일일 할증료가 인하되면서 보관 3일부터는 현행보다 6%가 인하되고, 30일을 보관할 경우에는 현행보다 38%까지 보관료가 줄게 된다.
한편 인천세관은 부산지역의 장기창고보관료 인하와 관련 인천지역은 추가 인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지난 2009년 LCL 수입화물 보세창고보관료 가이드라인이 도입된 이후 인천지역 창고업체들이 상한선을 위반하지 않고 잘 지켜오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세관 통관지원과 관계자는 “수입화주들의 창고가이드라인 인하에 대한 요구도 없고 창고업체들도 가이드라인 수준을 잘 지켜나가고 있다”며 “향후 요구가 있다면 협의를 통해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가 보세창고를 운영하고 있는 C 콘솔업체 관계자는 “화물을 수입하는 포워더와 창고업체간의 수익부분을 세관이 나서서 조정한다는데 불만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양산세관은 7월1일부터 LCL 수입화물 창고가이드라인 인하를 공지했고, 창고업체들도 새로운 기준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적용할 요율을 공개했다. 대부분 가이드라인 상한선에 맞춰져 있다.

상한선 인하로 창고료를 통해 환급금을 조성해왔던 콘솔업계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하된 만큼 마이너스 운임폭을 줄이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콘솔업체나 창고업체가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창고보관료 인하가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아 업체들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중국 파트너에 지급해 왔던 환급금을 줄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콘솔업체들은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환급금 폭이 줄어들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콘솔업체 담당자는 “2009년에도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환급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가졌지만 시행 몇 달 만에 원상 복귀됐다”며 “이번 창고료 인하를 중국 파트너업체에 공지한다고 해도 적용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창고업체도 상한선 강화로 수익 ‘팍’ 줄어

몇몇 업체들은 창고보관료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중국 파트너사에 공지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고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하로 창고업체는 10~15%정도의 수익이 줄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를들어 물품가격이 2천만원인 lcl 수입화물 3cbm의 경우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2일을 보관하면 종가료(기본료 7만9920원, 일일 할증료 6만9120원)에 종량료(기본료 2만4천원, 일일 할증료 2만4천원), 작업료 1만3962원을 합한 21만1010원의 보관료가 부과됐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종가료(기본료 7만9920원, 일일 할증료 5만1840원)에 종량료(기본료 3만원, 일일 할증료 1만8천원), 작업료 1만3962원을 더하면 19만3730원으로 창고보관료가 8.19%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 장기화물일수록 인하폭은 커져 그동안 창고업체들의 수익을 담당했던 부분이 줄어들게 된다.

창고업체들은 보관료가 5만원 이하인 최소량화물(미니멈 카고)에 대해 적용해 왔던 최소보관료도 사라지게 돼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창고업체들은 보관료가 5만원 미만인 화물에 대해 최소보관료 명목으로 5만~6만원을 받아왔다.
양산세관은 가이드라인 인하와 동시에 창고업체들이 최소량화물에 대해 받아오던 최소보관료를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창고업계에 따르면 최소량화물의 비중은 전체 화물의 25% 정도다. 그동안 최소보관료를 실제 종가 종량대로 계산하게 되면 창고업체의 수익은 줄어들 전망이다.

양산세관측은 창고가이드라인 인하 과정에서 법적근거가 없는 최소보관료 부분을 새롭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양산지역의 창고업체 관계자들이 서울에 있는 콘솔사를 방문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콘솔업체를 찾아 먼 걸음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

한 창고업체 관계자는 “창고보관료 가이드라인 인하도 영향이 크지만 그동안 미니멈 카고에 대해 최소보관료 명목으로 받아오던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며 “2가지 모두 적용된다면 창고업체들은 정말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최소보관료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공지가 나간 상태지만 한국관세물류협회가 회원사인 창고업체의 입장을 반영해 양산세관에 제고해 줄 것을 요청해 양산세관이 검토를 진행 중이다.

양산세관 관계자는 “미니멈 카고의 매출규모는 실제 크지 않지만 가이드라인 인하와 겹치다보니 창고업체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수익이 크던 작던 줄어드는 부분이기 때문에 반발하고 있는 것 같다” 며 “그동안 근거도 없이 받았던 최소보관료를 바로잡기 위해 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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