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1 08:24

7월 1일부 한·EU FTA 발효.. 해운업계 효과 '글쎄'

7월 1일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함께 재계에는 화색이 돌고 있지만 해운업계는 시황악화로 큰 당장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아니다. 특히 완성차, 자동차 부품, 항공 업계는 잔뜩 기대에 들떠있다. 반면 전자업계와 해운업계는 당장 큰 수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차분한 반응이다.

◇자동차 업계 "달리자!"=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 업종은 한-EU FTA의 최대 수혜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완성차의 경우 유럽으로의 수출관세 10%가 앞으로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이에 따라 EU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13년까지 유럽 판매 대수를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난 95만대(현대차 50만대, 기아차 45만대)로 잡았다. 현재 11개 모델만을 유럽에서 판매 중인 현대차는 오는 2015년까지 유럽 출시 모델 수를 16개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는 ‘i40’ 왜건에 이어 ‘벨로스터’와 ‘i40’ 세단을 새롭게 출시하고, 내년 봄엔 신형 ‘i30’(3도어 포함)와 '제네시스', '에쿠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자동차 부품 업계는 더 큰 수혜가 예상된다. 최대 4.5%의 유럽 수출관세가 즉시 사라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EU 자동차 부품 수입시장에서 한국 업계의 점유율이 10%대로 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보쉬와 스웨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메코노멘은 FTA 발효와 함께 한국산 부품 구매를 5~10%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기대", 해운 "글쎄"=지난해 한국과 유럽의 화물운송 교역규모는 922억달러에 달했다. 중국 다음으로 큰 수출시장이다.

항공업계는 올해부터 앞으로 3년간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항공화물 물동량이 수출은 5.9%, 수입은 4.1%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화물사업 매출액 가운데 유럽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이른다. 현재 대한항공은 유럽 12개국 13개 도시에 화물기를 취항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럽으로 가는 자동차 관련 화물의 증가분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평판디스플레이, 의약품 등의 항공 물동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유럽과의 수출입 물동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매출액이 늘어나야 하지만, 최근 아시아-유럽 항로에 잇달아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투입되면서 선박 공급 과잉이 생겨 오히려 운임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에서 한국과 유럽 항로에서 발생한 부분은 3.6%에 불과했다"며 "실제 효과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 "별로···"= 전자업계의 반응은 다소 시큰둥하다. 휴대폰 등 정보기술(IT) 기기는 그동안에도 이미 무관세 혜택을 누려왔다. 1997년 이후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휴대폰, 반도체 등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유럽 현지에 이미 생산기지까지 갖고 있어 별달리 수혜를 누릴 부분이 크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EU와의 FTA가 장기적으로는 좋은 효과를 주겠지만, 당장은 긍정적인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TV 등 가전제품은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역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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