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19 13:46

기획/화주 따라 물류업계 AEO 인증 열풍

직접 혜택 미미, 물류계약 필수조건化 조짐
올들어 132개 업체 인증 심사


●●●물류업체들의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기업 (AEO) 인증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3월까지 111개 부문에 총 73개의 수출입·물류업체가 관세청으로부터 AEO인증을 받았다. 그 중 물류업체는 보세구역운영인 6곳, 보세운송업자 3곳, 화물운송주선업자 11곳, 선사 5곳 등 25개사였다.

5월 16일에는 18개 업체가 29개 부문에서 AEO 인증을 받았으며, 물류업체에는 대한통운과 고려해운항공이 화물주선업자부문에서 인증을 받았다. 지금까지 인증 받은 업체는 총 91개 기업에 140개 부문이다. 물류업체 중에 5월에 인증 받은 업체들은 2곳뿐이지만 신청한 업체들은 끝없이 줄 서 있는 상태다.

이번에 인증을 획득한 고려해운항공은 준비기간에 1년을 보냈다. AEO 제도에 대해 물류업체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인증 신청 업체가 늘어나 심사기간이 지연된 데다, 관세청에서 부족한 인력을 해소하기 위해 AEO진흥협회로 심사를 이관했기 때문이다. 심사기준도 바뀌어 서류심사 중이던 업체들은 다시 보완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인증이 더 늦어지게 됐다.

1년째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인 한 중견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관계자는 “처음 신청했을 때보다 업체들이 계속 늘고 있어 더 늦어지기 전에 올해 안에 반드시 인증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관세청이 서류 및 현장 심사 중인 곳은 79개 업체 110개 부문이다. 수출입업체 23곳, 관세사 18곳, 화물운송주선업체 24곳, 보세운송업자 4곳, 보세구역운영인 7곳, 선박회사 1곳, 항공사 1곳 등 업종도 다양하다.

강화되는 보안의 대안 ‘AEO’

국내에서 2009년 4월부터 시행 된 AEO제도는 세계관세기구(WCO)의 수출입 공급망 안전관리 기준을 바탕으로 각 국가의 세관이 법규준수, 내부통제시스템, 안전관리기준, 재무건전성을 심사해 수여하고 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를 겪은 미국은 2002년 1월 컨테이너 보안협정(CSI)과 미국으로 반입되는 화물에 대해 선적 24시간 전에 물품명세서를 제출토록 하는 ‘24시간 룰’을 만들었다. 이후 2007년 12월 미국행 컨테이너에 대한 방사성물질 적재여부 확인을 위해 100%를 검색하는 화물안보구상(SFI)을 시범 운영하며 수출입 과정에서 각종 보안을 강화했다.

보안 강화는 전 세계로 확대되고, 각국은 미국과 유사한 제도를 속속 도입했다. 촌각을 다퉈야 하는 수출입 제조기업과 물류기업들은 각국의 통관과 검역이 강화되면서 이에 따른 비용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업체의 개별적인 노력만으로는 각국의 무역보안 강화장벽을 해소하기 어려워 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AEO 인증이다.
AEO 인증은 제조업체를 비롯해 원재료 생산자와 관련 물류업체(육·해·공) 등 수출입화물과 연관된 기업 모두가 대상이다. 관세청관계자는 인증을 받는 업체들이 점차 늘어나다 보니 점차 AEO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준비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AEO를 준비 중인 A 포워더는 “다른 업체들도 다 준비 중인 걸로 알고 있다. 현재 대형 화주들이 입찰계약 때 AEO인증을 획득한 업체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향후 거래처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늘어나는 신청을 모두 처리할 인력이 투입되지 못하다보니 지난해 10월 AEO 공인심사팀과 한국 AEO진흥협회, 교육시설 등이 입주한 AEO 지원센터를 열고 AEO 공인 지원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AEO제도는 현재 미국·일본·중국·EU 등 총 47개국이 시행하고 있다. 관세청은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관세당국과 AEO 상호인정협약(MRA)을 체결했으며 중국, EU 등 거대경제권과도 협약체결을 추진 중이다. 일본 뉴질랜드와는 3단계 운영절차가 논의 중으로 올해 안에 체결될 예정이다.

미국은 AEO 인증 기업에 대해서는 일반 기업에 비해 세관 검사수준을 10분의 1로 낮췄다. 관세청에 따르면 미국 세관 검사는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백~5백달러로 검사기간은 3~4일이 소요되고 있다. 미국의 3M, 보잉, 제약업체인 바이엘(Bayer)등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거래업체에 대해 AEO 공인을 받을 것을 무역거래조건의 하나로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수출입업체들은 대기업부터 AEO 인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출입업체들이 인증을 받게 되면 화물운송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화물의 적기 인도가 가능하고, 물류비용과 행정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을 받게 된다.

거래처인 수출입업체들이 AEO 인증을 받거나, AEO 인증을 요구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물류업체들도 덩달아 AEO 인증 준비에 한창이다.

인증 받으려는 이유 제각각

선사들은 세관으로부터 안전성과 신뢰성을 공인받고 점차 AEO 제도가 확산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준비했다. 실질적인 혜택보다는 화주에게 신뢰도를 높이고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간접적인 인증 효과를 노린 것이다. 물론 내부적으로 이미 보안이 갖춰져 있었지만, 인증을 준비하면서 한층 보안에 대한 전사적인 인식전환의 계기가 됐다. 고려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부관훼리, 한진해운이 공인 인증을 받았으며 장금상선은 심의 중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인증 획득을 준비한 8개월 동안 각 사업장별로 일일관리가 규정에 맞게 수행되는지 검증하는 기회가 됐으며 인증 후에도 출입 보안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AEO 인증을 획득하면 과태료의 30%를 경감 받을 수 있으며, 선박 입출항시 물품 검사의 간소화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이미지 제고 외에는 큰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선사들의 인증 준비 배경에는 지난 2009년 4월 관세청의 AEO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선박회사로는 처음으로 AEO 인증을 받은 고려해운의 존재도 설핏(?) 작용했다. 처음 관세청은 몇 곳의 선사에 시범사업 참여를 유도했으나 결국 고려해운이 인증을 받게 됐고, 선사들은 미리 AEO가 물류업계 전반에 자리 잡기 전에 획득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인증을 서둘렀다는 후문이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이미 시범사업으로 고려해운에서 인증을 받은 데다 점차 AEO 인증이 확대 될 것으로 보고, 지난해 말까지 인증 완료를 목표로 준비했었다”며 “점차 AEO가 인증업체가 늘고, 각국의 상호인정이 확대되면 인증받기가 더욱 까다로워 질 것으로 보고 앞서 획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세운송인 부문에서 인증을 준비 중인 업체들은 향후 화주와의 입찰 계약 시 필수조건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증 준비에 나서고 있다. 현재 인터지스는 컨설팅 업체를 통해 서류심사 중에 있으며 한진, 세방, KCTC도 AEO 인증을 위해 전담(T/F)팀을 구성해 준비 중이다.

KCTC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육상운송업체 중에 보세운송으로 AEO를 받은 곳이 없지만 화주 쪽에서 입찰 계약 시 AEO 인증을 준비한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해 향후 거래선 유지의 필수 요건이 있을 것으로 보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하역부문에는 아직 신청한 업체가 없으나 하반기 관세청은 하역업체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업체를 모집할 계획이다.

한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녹색물류와 물류보안으로 사업목표로 삼고, 인증 후 물류 공급망 상의 안전관리에서 고객의 신뢰성을 높여 차별화 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AEO를 인증 받은 한 포워더 관계자는 “계획대로는 연말 인증을 받고 대기업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유보가 됐고, 입찰에서도 떨어졌다. AEO인증 때문만은 아니라고 하지만 내심 걸렸는데 인증 받고 나니 하반기에는 대기업 입찰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서류심사 중인 월드로드해운항공은 대기업 입찰을 위해 준비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큰 성장을 위해 회사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는데다 이 제도가 장기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인증 준비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AEO 인증 준비를 위해 컨설팅업체들과 견적을 내고 있는 한 업체는 컨설팅자격을 얻기 위해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AEO 인증을 획득하고, 담당자로 2년 이상 재직하면 컨설턴트 자격이 주어져 다른 업체에 컨설팅을 해줄 수 있다. 컨설팅 비용이 크다보니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을 두는 셈이다.

물류업체들이 AEO 준비에 열의를 태우고 있지만, 막상 서류신청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서류 심사만 1년을 넘게 준비하고 있는 곳도 있다. AEO 인증 자체가 워낙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 기준은 까다롭고, 화주 실수도 점수 하락 요인

인증을 받은 업체들과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인 업체들은 하나같이 가이드라인 자체가 너무 까다롭다고 말한다. 그나마 현재의 가이드라인은 대폭 완화된 수준이다. 관세청은 지난해 6월 초기 인증요건보다 법규준수도 수준을 낮추고 중소수출업체는 연간 수출신고건수를 25건으로 화물운송주선업체는 1천건으로 하향조정했다.

관세청의 가이드라인 완화에도 신청하는 업체들은 여전히 기준이 너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국제물류협회(KIFFA)는 지난 3월 AEO 공인기준 가이드라인에 대한 회원사 의견을 모아 관세청에 제출했다.

협회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서 법규준수도 산정기준인 측정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조정해 줄 것과 측정항목에서 화주의 사업자등록번호 미입력 사항을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AEO 공인을 받으려면 ‘법규준수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화주의 실수로 인해 부득이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들은 평가점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법규준수도 부문에서 대부분의 포워더들은 점수를 적게 받아 인증을 받지 못하거나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없다. 또한 수출입법규준수를 산정하는데 각 해당사별 점수 변동에 대한 원인을 공개하지 않아 적절한 대응이 어려워 보완하는데 시간이 더 소요되고 있어 법규준수도 관련 점수산정 방식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올 2월 인증을 획득한 렉스국제운송은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이 준비하지 않을 때 시작했기 때문에 세관직원들도 해석이 각각 달랐고 지금처럼 정확하게 나와 있는 요건도 없어 부딪히면서 인증을 준비해 나갔다”며 “특히 항공의 경우 사업자등록증을 미기재가 대부분이었는데, 미기재건이 법규준수도 하락으로 이어져 더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렉스국제운송은 규모는 작아 전 직원이 AEO를 위해 발 벗고 나서다보니 총 8개월 동안 준비해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포워더로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인증 받은 축에 든다.

‘거래처 관리’ 사항도 물류업체들은 기준을 충족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유니코로지스틱스는 9개월간 까다로운 공인절차를 거쳐 지난해 12월 A등급을 획득했다. 유니코로지스틱스는 AEO를 준비하면서 고객인 화주를 직접 찾아다니며 보안실태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유니코로지스틱스 관계자는 “그동안 서류상과 다르지만 편의로 진행해줬던 걸 규정상 처리할 수 없어 화주에게 양해를 구해야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009년 4월 수출과 수입부문에 있어서 AA등급을 인증 받고,

최근에는 AAA 등급을 인증 받았다. AA 등급은 신규 인증 획득 시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으로 이 등급을 받은 업체는 2년 뒤 종합심사를 통과하면 AAA 등급을 받을 수 있다.

법규준수도 부문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물류업체들이 AAA등급을 받을 수 있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법규준수도에서 거래처(화주)의 잘못에 의한 감점이 크기 때문이다.

화주들은 자체 보완을 거쳐 높은 등급으로 받을 수 있지만, 포워더와 선사는 자신들이 잘한다고 해도 화주의 실수로 기준에서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대형육상운송업체인 대한통운이 화물운송주선업부문으로 AA등급을 받았지만 중소 포워더는 AA등급을 받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

한 선사 관계자는 “물류업체가 아무리 자체 검정을 거쳐 보완해 나간다고 해도 화주들의 실수 부분이 물류업체로 넘겨지기 때문에 높은 등급을 받기는 힘들다”며 “이 부분은 관세청에서 꼭 개선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보세운송부문에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인 KCTC는 운송관리 부분을 가장 어려운 사항으로 꼽았다. 하드웨어 부문인 시설설치로 인한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CTC 관계자는 “운송장비와 화물보관시설, 차량은 어디에 보관하는지 등 관리가 까다로워 현재까지 보세운송으로는 대형육상운송업체들이 인증을 받지 못했다. 사업장이 많은데다 기존시설은 다시 규정에 맞게 새롭게 설치해야 돼는 비용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하나가 이동될 때마다 기록하고, 수시 교육을 진행하는 등 관리 프로세스를 바꾸는 것도 모든 사업장에서 실시해야 돼 비용과 시간 투자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EO 시간과 비용 과다 투입 ‘부담 백배’

물류업체들은 가이드라인 요건을 충족한다고 해도 쉽게 엄두를 낼 수 없다. 컨설팅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중소업체들은 규모도 적어 준비인력도 충분하지 않을 뿐더러, 준비사항도 많아 컨설팅업체를 통하지 않고서는 인증을 받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컨설팅업체를 통해도 1년이 넘게 준비를 하고 있는 업체들도 많다.

일반 포워더의 컨설팅 평균비용은 3~4천만원, 보세운송부문으로 준비 중인 보세운송업체들은 컨설팅비용이 평균 1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포워더의 경우, 회사 내부적으로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아 새롭게 관리 및 문서화작업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세운송업체들의 경우 사업장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대형 운송업체들은 관리할 곳들이 많아 그만큼의 컨설팅 비용도 높다.

AEO를 준비 중인 한진 관계자는 “컨설팅으로 인해 많은 비용이 들고 공인받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평균 10개월 이상 소요된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그런대로 인증신청을 하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물류업체들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선사들은 컨설팅 비용이 크게 들지 않았다. 시설투자 부문에서도 포워딩 업체들은 새롭게 출입문 설치부터 업무 보안 등에 비용이 많이 투입 돼지만 선사들은 보안과 조직이 체계화돼있어 인증을 위해 새롭게 조직 관리에 들어가야 하는 비용이 적었기 때문이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인증 비용이 다른 곳에 비해서는 적게 들었다. 터미널과 CY를 운영하지 않는데다 이미 보안은 내부적으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컨설팅업체도 한 달간 이용하고 자체적으로 준비해 인증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터미널과 CY를 확보하고 있는 선사들은 각 터미널별 울타리 보강, CCTV 설치 등의 이유로 비용이 더 투자된 것으로 확인됐다.

AEO를 준비를 위해 컨설팅 업체와 계약을 협의 중인 KCTC 관계자는 “보세운송의 경우 사업장이 많다보니 컨설팅 비용 만해도 1억원이 넘어섰다”며 “여기에 기존 창고의 울타리 보완 및 시설 투자를 규정에 맞추기 위해선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형 포워더들은 자력으로 AEO를 준비를 하고 있는 곳이 많지만, 컨설팅 비용 때문에 중소 포워더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국제물류주선업체들은 AEO 인증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영세한 사업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취득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KIFFA는 지난해 3월 포워더가 AEO인증 획득 소요비용(컨설팅, 시설비)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

협회에 등록된 국제물류주선업체 중 88%가 자본금이 5억원 이하의 중소기업이다. 컨설팅 비용이나 안전관리시설 구축비 등 AEO 인증을 위해 들어가는 약 2천만~3천만원이상의 비용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

관세청은 AEO인증을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원 사업을 시행키로 했다. 관세청은 AEO인증 확산을 위해 중소 수출입업체와 물류업체의 컨설팅비 지원을 시작했다. 중소기업 5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 사업은 총 6억원의 지원금이 투자되며 수출업체에 4억원, 물류업체에 2억원을 지원한다. 물류업체에는 관세사를 포함해 22개 업체에게 최대 880만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6일 관세청에 AEO 공인획득 지원 사업에 참여를 신청한 물류업체는 38곳으로 관세청은 이 중 15곳의 업체를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5월20일 업체를 선정해 지원 사업이 시작돼야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수출업체들의 신청이 적어 6월로 선정일정을 미뤘다.

관세청 관계자는 “물류업체들은 신청은 많았지만 정작 수출업체들의 신청은 저조해 추가 모집하고 있다. 2주 정도 신청기한을 늘렸지만 그 이후 인증절차에는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관세청의 지원에 몇몇 업체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원신청 요건으로는 관세청이 등록을 받은 14곳의 컨설팅 업체 중 한곳과 계약을 맺고 신청하도록 돼있다. 관세청의 지원금을 믿고 컨설팅업체와 계약을 맺었다가 관세청의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업체들은 순수자비로 인증준비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관세청 관계자는 신청서를 접수할 때 계약서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해도 컨설팅 계약은 강제사항이 아니라고 답했다.

AEO 사후관리 ‘혼자준비 VS 컨설팅’

한편, AEO 인증 확대에는 열을 올리고 있지만, 사후 인증 관리는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공인 후 AEO교육을 받게 돼있음에도 교육기관 지정이 늦어져 실제 AEO관련사무가 AEO진흥협회로 이관된 이후 인증물류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지난 17일 처음 진행됐다.

인증 후에도 1년에 한번 법규준수도를 자체 평가하게 돼있다. 인증을 받은 업체들은 사후 관리에도 컨설팅업체를 의존해야 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증 후에도 매년 자체 심사가 있고 2년 후에는 종합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사후관리를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유니코로지스틱스는 “내부통제 강화 및 위험관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며 “AEO인증 획득으로 안전관리 및 경영관리 부문을 향상시키고 고객에 대한 신뢰도 상승과 함께 대외 영업력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선사들도 자체적으로 사후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인증 확산에 대해 염려하고 있는 업체들도 많다. 힘들게 자체적으로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자해 AEO 인증을 준비하고 획득했지만, 컨설팅 업체들이 다른 업체에 형식을 그대로 대입하면서 AEO 인증이 자격증처럼 전시적인 효과만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인증을 획득한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많은 업체들이 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지만 컨설팅업체들이 포워딩 업체의 인증과정을 모범답안처럼 뿌린다면 돈만주고 딸 수 있는 인증이 될 수 있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포워더들은 가이드라인이 복잡해 컨설팅업체를 통하지 않고는 AEO인증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인증준비를 하려는 업체는 늘어나는데 그에 따른 컨설팅업체는 적어 비용과 질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컨설팅 업체의 수를 대폭 늘려 비용도 더 내리고 몇몇 컨설팅업체가 독점화하는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AEO를 준비 중인 업체들은 밝혔다.
<정지혜기자 jhju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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