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1 15:20

한일항로/ 日대지진 반사이익 본격화…화물 급증

선사들 日 돕기 앞장 ‘눈길’
한일항로는 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수출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구호물품과 복구물자가 본격적으로 일본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항선사들에 따르면 부산항에서 일본 게이힌 지역(도쿄·요코하마·나고야)으로 향하는 해상노선은 4월 말까지 선적예약이 모두 마무리됐다. 지금 예약을 한다면 2~3주가 지나야 선적이 가능한 셈이다.

A선사 관계자는 “생수나 제분 제당 등 생필품 위주의 구호물자와 건축자재 화학자재 등 복구물자들이 크게 늘어나며 수출항로가 활기를 띠고 있다”며 “도쿄 지역으로 생필품들이 주로 수송되고 있고 고베·오사카(한신지역)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수출항로 급증에 대응해 4월과 5월 선적상한선(실링)을 105%로 늘려 잡았다. 선적상한선이 10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7년 11월 실링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운임도 빠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려해운과 흥아해운 남성해운 등 메이저 선사들을 중심으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달러의 운임인상을 실시했다.

현재 한일항로 시장 운임은 TEU 기준으로 250달러 안팎을 보이고 있다. 신규화주들의 경우 50달러가량 추가운임을 지불해야 선적이 가능한 상황이다. 한 선사 영업담당자는 “경영진에서 운임인상을 강하게 지시하고 있어 추가적으로 인상될 가능성도 크다”며 “일본 대지진의 반사이익이 한일항로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물동량에 비해 수입항로 물동량이 약세를 보이는 점은 선사들에게 컨테이너 재배치에 따른 비용 증가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에서 부산까지 빈 컨테이너를 가져오는데 300달러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수출입 불균형에 따른 비용 증가를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새로운 숙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4월29일부터 5월5일까지 이어지는 일본 골든위크도 시황의 변수로 지적된다.

한편 선사들이 일본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선주협회는 지난 5일 부산 대한통운부산컨테이너터미널에서 일본 대지진 이재민을 위한 구호품을 전달했다. 생수 2만통을 비롯해 햇반 1만5천그릇, 김 1만5천봉지, 모포 1천장 등을 컨테이너 4개 박스에 실어 일본으로 보냈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이달 초 사업자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를 중심으로 구호품 무료수송에 나서기도 했다. 생수 484t, 햇반 등 21t 등 40피트 컨테이너 22개 분량이다. 한일항로를 취항하는 국적선사 11곳은 부산항에서 일본 니가타항까지 운반된 해상운송비 3만4천달러를 공동부담할 예정이다. 국적선사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진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일본 국민들을 돕기 위해 구호품 무료수송이나 생필품 지원 등 다각적인 노력을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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