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1 10:14

“사업전략 화두는 3字입니다”

코스타해운항공 신태성 대표이사
3각물류·3자물류 신성장동력 설정
교감경영으로 직원들과 소통 나설 터


●●●고질적인 업체 난립과 더불어 최근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대형화주들의 공개입찰 바람, 거기다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의 ‘계약싹쓸이’까지…. 국제물류주선업계의 앞날은 가시밭길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올해로 창립 12년째를 맞는 코스타해운항공은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창립 초기 콘솔리데이션(화물혼재) 위주로 사업을 벌여오다 실화주 영업을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던 이 회사는 향후 발전 방향을 3국간물류와 3자물류(3PL)로 잡았다. 회사 체질 개선의 지휘봉은 이달 취임한 신태성 대표이사 사장에게 맡겨졌다.

↘ 직원과 교감이 회사 발전 원동력

대학에서 조선해양학과를 전공한 신태성 사장은 선박을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선박을 적극 활용해 사업을 벌이는 물류기업에서 20여년을 근무했다. 사원으로 시작해서 모든 단계를 밟은 뒤 대표이사까지 오른 케이스다. 어느 누구보다 직원들의 고충에 대해 잘 알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는 직원과 소통하고 기쁨과 어려움을 같이 나누는 감성경영을 통해 회사 발전을 일궈 나가겠다고 취임 뒤 첫 소감을 밝혔다.

“감성경영, 즉 프렌드십 경영을 하고 싶어요. (그런 경영이) 내 몸에 맞는데다 또 제가 추대된 이유가 아닌가 생각해요. 직원과의 교감이 어려울 때 이 길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프렌드십 경영을 통해서 직원과 각별한 친구 같은 사람, 시골형님 같은 사람으로 자리매김할 때 회사도 발전하리라 봅니다.”

신태성 사장은 감성경영을 기반으로 어려운 시장 환경에 대응해 3국간 프로젝트화물 수송을 공략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세계의 제조 기지였던 중국이 쇠퇴하고 동남아시아 지역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판단해 내린 결론이다.

“중국 제조 산업은 인건비 문제로 2~3년 내에 쇠퇴할 걸로 봐요. 중국에 있던 제조기업들이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지로 이전할 경우 대형 프로젝트 화물수송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겁니다. 베트남은 이미 제조기업들이 많이 나가 있고요. 연내로 중국 광저우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인도와 인도네시아에도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죠. 베트남 호치민엔 이미 사무소를 운영 중입니다.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를 잇는 3각 비즈니스망을 구축하게 되는 거죠.”

신 사장이 또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3자물류다. 3자물류는 이미 물류업계에 폭 넓게 자리 잡은 패러다임이지만 국제물류주선업계에선 아직까지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상태다. 신 사장은 전자회사들을 대상으로 한 3자물류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3각물류와 3자물류를 통해 새로운 10년의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3PL이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가 나갈 길이 아닌가 생각해요. 국내와 해외에 거점을 마련해서 물류서비스를 시작할 겁니다. 물류센터에 화물을 보관했다가 수요에 맞춰 시장에 공급하는 그야말로 3자물류 사업을 하는 거죠. 현재로 봐선 가능성이 꽤 높다고 생각합니다.”

신 사장은 대형 화주기업들이 경쟁입찰 방식의 물류계약을 속속 도입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더 이상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국내 시장을 사업기반으로 3각물류와 3자물류로 수익을 창출해 나가겠다는 의도다.

“전통적인 국제물류주선시장은 쇠퇴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특히 수출물량이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어요. 또 고부가가치 화물인 전자제품은 (대형화주들이) 물류자회사들을 다 갖고 있어 포워더와는 거리가 있죠. 우리도 일본처럼 3자물류 형태로 존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봐요. 어떤 큰 거래처가 있으면 운송부터 보관 통관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류에 관여해서 업무를 처리해야 수익을 낼 수 있죠. 예전처럼 해상운송구간만의 사업만으로는 설 땅이 없습니다.”

↘ 콘솔 시장 조직력으로 승부

신 사장은 콘솔사업의 경우 빠른 성장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콘솔 시장의 가장 큰 변화로 오퍼레이터에 의해 주도되던 구조에서 회사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구조로 전환된 점을 꼽았다. 한 개인의 영업력으로 화물을 유치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얘기다. 지난 몇 년간 어려운 시장 환경을 거치면서 콘솔시장도 생존을 위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는 방증이다.

“개인 대 개인이 아닌 회사 대 회사의 영업방식으로 콘솔서비스를 하는 기업들이 속도는 느리지만 견실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도 단기간에 속도를 내려고 하지 않아요. 그게 우리가 경력직을 뽑지 않는 이유입니다.”

신 사장을 얘기할 때 칠복회를 빼 놓을 수 없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은 칠복회는 코스타해운항공을 포함해 7곳의 중견 콘솔기업들이 결성한 사업제휴체다. 최근 엠티엠해운항공이 가입해 8곳으로 늘어났다. 신 사장은 유럽 사코(Saco)의 예를 들며 칠복회를 브랜드화할 계획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칠복회 회원사 최고경영자들은 국제물류시장의 도덕적인 선을 지키려고 애를 쓰는 마인드여서 서로 뜻이 잘 통합니다. 물류창고를 한 군데로 통일했고 앞으로 파트너도 단일화 할 예정입니다. 하우스 B/L(선하증권) 양식도 칠복회 차원에서 발행할 겁니다. 명실공히 칠복회란 브랜드의 대형 프레이트포워더를 만들어가는 중간 과정에 있습니다.”

그는 국제물류시장의 자성을 촉구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바닥까지 떨어진 운임수준에서 더 이상 ‘제살 깎아먹기’ 식의 무분별한 덤핑영업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교통질서를 지키듯이 우리 업계도 마지막으로 지켜야할 선이 있어요. 이젠 (일부 기업들이) 그것마저 무너뜨리려는 하고 있고 그걸 부추기는 고객들도 있어요. 교통질서를 지키듯이 최소한의 선을 지켜 상생하는 길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정부도 대기업 자회사 위주로만 정책을 펴는 걸 보면 서글퍼요. 대포만 갖고 전쟁에서 이길 수 있나요? 소총이 결국 고지를 점령하는 겁니다. 전통적인 프레이트포워더 지원에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경희 차장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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