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24 17:35

한일항로/대지진 여파 시황 혼미

동북부노선 중단…메인항로도 방사능 피폭 우려 부상
한일항로는 일본 대지진 참사로 혼미한 양상이다. 특히 동북부 지역을 서비스해왔던 한일항로 메이저 선사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고려해운 남성해운 흥아해운 등은 일본 동북부 지역의 쓰나미(지진해일)로 3천~3500TEU의 컨테이너 장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컨테이너 장비 개당 가격이 3천달러를 오르내리는 점에 미뤄 피해규모는 1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남성해운이 센다이 오나하마 히타치나카 가시마 하치노헤 등 5개 항만의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는 한편 흥아해운과 고려해운도 센다이 오후나토 서비스를 철수해 사업차질이 예상된다.

남성해운은 중단한 동북부 항만 서비스를 대체해 아키타 니가타 도쿄 가와사키 요코하마 등의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 지역 서비스 선박을 700TEU급 <빅토리스타>호에서 960TEU급 <스타캐리어>호로 대형화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국토해양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일간 수출입 물동량은 245만7천TEU를 기록,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 물동량 1899만1천TEU의 12.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일본 피해 항만과 우리나라를 오간 수송 물동량은 11만2천TEU로 전체 한일항로 수출입 물동량의 4.6%를 점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사들이 1년 이상 동북부 항만 운항을 중단하게 될 경우 수송물동량 감소치는 10만TEU를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부항을 제외한 게이힌이나 한신(고베·오사카) 항로의 물동량은 대지진 이후에도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수입물동량은 다소 약세를 띠고 있는 반면 수출물동량은 구호물자 수송 등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선사들은 전한다. 다만 향후 한일항로에선 방사능 피폭 문제가 시황에 복병이 될 전망이다. 한일항로 게이힌 지역 3개 그룹 중 C그룹 운항사인 흥아해운은 최근 유럽선주사의 요구로 게이힌 지역에서 화물을 싣지 못했다. < K워터 >호는 지난 21일 도쿄를 들렀다가 부산항에서 싣고 간 화물만 내려 놓은 채 도쿄항을 화물을 선적하지 못했다. 유럽 선주사인 K&K쉬파르트가 방사능 피폭 우려를 들어 화물선적 중단을 요청한 까닭이다. 흥아해운은 결국 < K워터 >호를 한중항로로 돌리고 다른 선박을 대체 투입키로 결정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앞으로 방사능 문제가 한일항로에서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라며 “화주들이 방사능 피폭을 우려해 선사들에게 검사 기능이 없는지 문의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차원에서 방사능 피폭 검사 시스템 도입을 촉구했다.

한편 양해해운은 지난 2일 한일항로 취항선사 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 회원사로 가입, 향후 공동운항이나 선적상한제(실링제)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 지난해 KNFC 회원사가 수송한 한일항로 수송실적은 146만9천TEU로, 1년 전 122만1천TEU에 비해 20% 성장했다. 지난해 실적은 특히 금융위기 이전 최고치였던 2007년의 139만4천TEU를 뛰어 넘는 최고기록이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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