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02 16:17

머스크라인 "1만8천TEU다"…말라카막스 발주임박

韓 조선소와 연내 LOI 체결 검토…LNG 연료 선박 구상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발주가 임박한 듯 보인다.

2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회사인 AP묄러-머스크 그룹은 1만8천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의 발주를 최종 조율 중이며 올해가 가기 전에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옵션 10척을 추가해 전체 발주규모는 20척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조 선박의 가격은 척당 2억달러씩, 총 4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컨테이너선 신조 가격은 지난 2007년만 하더라도 1만4천TEU급 선박이 1억7천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강세를 보였다가 해운불황을 겪으면서 하락한 상태다.

신조선들은 길이 360m 폭 58m의 이른바 말라카막스(Malaccamax) 컨테이너선이다. 현존 최대 선형(1만5천TEU급)보다 20% 이상 화물을 더 많이 실을 수 있다.

머스크라인은 2012년 말 일부를 인도받은 뒤 2013~2014년 사이에 나머지 선박을 인도받는 일정으로 발주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형선 경쟁의 서막을 알렸던 <엠마머스크>호가 인도된 지 6년 만에 말라카막스선박이 다시 한번 세계 정기선시장을 뒤흔들게 되는 셈이다.

지난 8월 머스크라인의 초대형선 발주설이 처음 보도됐을 때만 해도 선박 규모는 1만6천TEU급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결국 말라카막스 발주 움직임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과감한 행보인 셈이다. 단위 원가 절감을 목표로 선박대형화를 주도하고 있는 머스크라인이 이번에도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머스크라인의 부름을 받을 조선소는 어디가 될까? 현재로선 초대형선 건조 능력을 갖추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머스크라인과 접촉 중이며 이미 도크 예약을 마쳤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머스크라인의 새로운 시도가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라인은 친환경 녹색물류정책을 배경으로 신조선을 LNG(액화천연가스) 연료선박으로 건조하길 희망하고 있다. LNG 연료방식의 첫 초대형선 탄생을 예고하는 셈이다.

전례가 없는 이 같은 구상이 가격과 기술적인 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트레이드윈즈는 조선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선박에 가스탱크를 설치하려면 매우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도 크다”고 보도했다. 초대형선에 가스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LNG 시설을 가진 항만이 세계적으로 많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가격협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물론이다.

자금 조달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AP묄러-머스크 그룹은 지난해 25억달러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한데다 올해 컨테이너선 시장의 개선으로 50억달러에 이르는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룹 최고경영자(CEO)인 닐스 안데르센은 조선소 도크 확보의 문제에 대해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한 조선소에 충분한 건조능력(도크)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가격 상승이 (문제로) 남아 있지만 우리는 항상 조선소들과 접촉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머스크라인은 현재 기존 보유 선대의 16%가량인 55척 34만5천TEU의 신조선을 발주 중이다. 이번 신조 발주가 성사될 경우 발주량은 2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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