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5 17:59

항공물류, AIRCIS타고 비행할까

AIRCIS 중심, 다양한 물류주체들 참여 통해 허브시스템 구축
한국교통연구원 종합물류연구실은 최근 발표한 ‘해외 CSS의 동향과 AIRCIS의 발전 방향’에 대한 보고서에서 AIRCIS를 글로벌 CCS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향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전망에 의하면 세계항공화물은 2007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4.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공항협회(ACI)도 각각 연평균 6.6%(2005~2025)와 5.1%(2007~2027년)의 항공화물시장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항공화물은 물량면에서 RTK(Revenue Tonne Kilometer) 기준으로 0.3%의 아주 작은 부분을 담당하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세계 무역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항공물류산업의 거대한 시장과 성장성을 인지한 세계 많은 국가들은 항공물류의 특성인 신속성∙정확성∙안전성을 확보해 시장을 선점 혹은 확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인천국제공항은 2009년에 항공화물처리량 세계3위를 기록했고 대한항공은 국제선 화물 수송실적에서 6년 연속 세계 1위(2004~2009년, IATA 가입 항공사 기준)를 차지하는 등 물량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항공물류는 도약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물류발전에 한 축을 담당하는 항공물류정보 시스템은 해외 선진 시스템에 비해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홍콩, 푸동, 창이, 나리타 공항 등 주변 허브공항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물류의 비용절감과 서비스품질 제고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항공물류정보 분야의 발전이 요구되고 있다.

선진 항공물류 국가들은 이미 항공물류정보 전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체계화된 CCS(Cargo Community System)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유럽 최고의 항공물류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네덜란드의 Cargonaut, 일본 항공화물의 총 수출입 허가건수 가운데 약 99%를 처리하는 Air-NACCS 시스템,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항공화물과 관련된 작업을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스템과 서비스 및 통관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일의 Fraport Cargo Service, 수입과 수출의 전자시스템을 사용자(관세청, 무역업자, 정부관계자 등)들이 인터넷을 통한 하나의 단일 창구를 통해 효율적인 사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발한 미국의 ACE 등은 이미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Cargonaut, 독일의 Fraport Cargo Service, 미국의 ACE는 민간기업(다수 주체간 합자 포함)에 의해 관리∙운영이 이뤄지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정부부처인 재무성이 Air-NACCS를 관리∙운영하고 있다. CCS 운영으로 인해 네덜란드의 Cargonaut, 독일의 Fraport Cargo Service가 특정 공항에서의 신속한 항공물류 처리에 중점을 뒀다면, 일본의 Air-NACCS와 미국의 ACE는 자국 내 여러 공항에서 수출입 화물의 신속∙안전한 통관에 더욱 중점을 뒀다는 차이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7년 7월 국토해양부가 25억원을 투입해 항공물류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스톱 개념의 항공물류정보시스템(AIRCIS)을 구축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포워더의 기존관행(개별 시스템 이용), 콘텐츠 부족, 고객 니즈와 항공화물시장 트랜드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AIRCIS는 활성화되지 못했다. 점차 화주∙포워더 등 물류주체들의 단일화된 물류정보 채널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항공물류의 구성항목 및 프로세스의 복잡성을 단순화하기 위한 노력 및 욕구가 증대됐고 이와 더불어 국내외 항공사와 포워더간 데이터 공유를 통한 프로세스 통합 관리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관계 당사자들의 많은 토론과 협의를 거쳐 기존의 AIRCIS는 ‘AIRCIS 운영사업 및 고도화 사업’을 통해 재기를 앞두고 있다.

2010년 8월 완료를 앞두고 있는 ‘AIRCIS 운영사업 및 고도화 사업’은 AIRCIS를 중심으로 다양한 물류주체(화주, 포워더, 항공사)들의 참여를 통해 항공물류 정보의 확대수집 및 연계를 통해 ‘Cargo Community Hub'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사업범우는 운영사업과 고도화사업으로 구분되며 총 8개의 세부사업으로 구성된다. 운영사업은 시스템 안정화, 사용자 활용 극대화, 서비스 영문화로 세분된다. SAN(Storage Area Network) 위치 등 핵심 시스템 이중화와 보안솔루션 도입 등을 통한 시스템안정화를 도모하고 민간서비스(TRAXON과 서비스 통합 제공) 통합 제공과 다양한 정보제공 콘텐츠 개발을 통해 사용자 활용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AIRCIS 웹의 영문화를 통해 글로벌 마켓을 대상으로 홍보효과를 얻고자 한다. 고도화 사업은 메시징센터 구축, e-AWB 서비스, mAIRCIS 구축, 화주 Visibility, 포워더 연계 인프라 구축으로 이뤄진다. 메시징센터는 AIRCIS와 물류주체들간 정보연계를 담당하며, e-AWB 서비스를 통해 포워더와 항공사간 Master Air Waybill 중계 체제를 구축한다.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인 모바일을 통한 업무지원 시스템 구축을 위해 mAIRCIS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화주 Visibility 확보를 위해 단계적인 화물추적정보 서비스를 제공해, XML 중심의 전자문서를 표준화하고 FIS 연계모듈을 개발∙배포해 포워더 연계 인프라를 구축한다.

하지만 AIRCIS가 처음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첫째, 관세청과의 협력을 통해 AIRCIS와 통관시스템이 연계돼야 한다. 국제적 경쟁력을 지닌 CCS의 공통된 특징은 세관과의 연계성을 확보해 수출입 시 통관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AIRCIS의 경우 아직까지 관세청과의 협의를 통한 세관 연계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AIRCIS의 효율성 제고와 활성화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둘째, 신뢰성 있는 관리∙운영 주체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IT∙정보화 기술요소가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항공물류정보시스템 부분이 상대적으로 뒤쳐진 이유 중 하나는 이해관계자간 합의도출이 쉽지 않았음에 기인한다. 국토해양부 및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항공사, 화주, 포워더, 조업사 등 항공물류 이해당사자들은 AIRCIS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같이 고민하고 합의점을 도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 세계적인 지구환경 보호운동으로 인한 친환경적 녹색물류 구현은 필수불가결한 상황이 됐다. 현재 IATA가 전 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e-freight 사업은 항공화물 운송시 필요한 송장(Invoice), 운송장(AWB) 등 종이서류를 전자 문서화하는 것으로 비용절감 측면 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 동안 많은 물류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용화(허브)된 정보시스템이 없어 확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AIRCIS는 항공물류 주체간 통합 연계망을 통해 e-freight 사업 확산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활동의 글로벌화로 적기(just-in-time) 생산∙수송이 보편화되면서 신속∙정확하고 안전한 항공 화물산업의 중요도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트렌드의 변화에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정확히 대응하느냐는 기업의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화주와 포워더, 항공사는 상생하는 관계로, 각 항공물류 주체의 발전은 우리나라 항공물류의 발전, 더 나아가 국가역량 향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들의 신속∙정확∙안전한 정보 소통을 위해 각 항공물류 주체와 정부, 관세청, 기타 관련 기관의 협력과 지원을 통한 AIRCIS의 성공은 우리나라가 항공물류 중심국이 되는 발판이 될 것이다. 한 번의 실패를 겪었던 만큼 물류주체간의 지속적인 협력과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AIRCIS를 우리나라를 넘어 글로벌 CCS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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