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4 15:31

인터뷰/ 선원표 인천지방해양항만청장

“미주·유럽항로 개설로 수도권 화주 손짓해야”

고비용 내항 이미지 털고 북항·신항 개발에 힘 실을 터

●●●취임 한달여를 맞은 선원표 인천지방해양항만청장은 중점 추진 정책들로 북항 및 신항, 경인항 등 외항 개발을 꼽았다. 올해 17선석 개발이 마무리되는 북항 조기활성화를 위한 지원 사업을 벌여나가는 한편 신항 컨테이너부두와 국제여객선부두가 당초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인천항만공사(IPA) 등 관련기관과 공조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인천항의 경쟁력 확보방안으로 미주나 유럽항로 등 원양항로 개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선 청장과의 일문일답.

Q. 인천지방해양항만청장에 취임하신 소감은?

“해상물류의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인천항을 총괄하는 인천지방해양항만청장에 부임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는 커다란 영광이나, 한편으로는 그 책임감에 양어깨가 무거움을 느낀다. 인천항은 1883년에 개항해 12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도권 관문항이다.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개항된 유서 깊은 항만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살고 있음을 볼 때 물류항만으로서 역할은 지대하다. 또 지경학정으로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의 교역 거점항만인 동시에 남북교역의 전초기지항인 만큼 인천항이 더욱 활성화돼 지역 및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재임기간 중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

Q. 중점적으로 추진할 시책들엔 어떤 것들이 있나?

“인천항이 그간 갑문식 고비용 항만이라는 인식이 있어 왔다. 내항의 시대에서 벗어나 경쟁력 확보와 부족한 항만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북항, 신항, 경인항 등 외항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올해 17개 선석 개발이 완료되는 북항의 조기활성화를 중점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환경오염 저감을 위한 공해방지시설 설치, 상용화된 항만인력의 합리적인 재배치, CIQ(입국 수속) 등을 위한 지원과 아울러 IPA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통한 물량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2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경인아라뱃길 조성사업의 핵심 중 하나인 경인항 건설도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내년 6월까지 아라뱃길이 준공과 동시에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신항 컨테이너부두개발도 2013년까지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남항 국제여객부두 건설이 2014년 아시안게임 전까지 개장할 수 있도록 힘을 싣겠다. 이밖에 항만운영의 정보화를 더욱 확대하고 항만운영세칙 등 관련 법령의 개선을 통해 인천항의 경직성을 과감히 탈피토록 노력할 것이다. 또 관내 연안여객선 12개항로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중 북측의 위협으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서해5도 항로의 안전에 신경 쓰겠다.”

Q. 국내 컨테이너항만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인천항을 경쟁력 있는 항만으로 만들기 위한 복안은?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각국이 동북아 물류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항만간의 지나친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항만의 최종 수혜자는 화주기업들이기 때문에 각 항만별로 배후권역의 화주기업들이 가장 근거리 항만이용을 통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항만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부산항 및 광양항은 컨테이너 환적항만으로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며 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은 수도권 항만으로서 수도권 물류를 전담해 나가는 방향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또 항만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우리 청과 IPA, CIQ 등 관련기관과 민간부분이 혼연일체가 돼 이용자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다양한 해상운송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현재 인천항은 정기항로가 중국, 동남아에 편중돼 있고 미주 및 유럽은 항로가 개설되지 않아 수도권 화주가 인천항을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물론 화물의 집화와 항로개설은 과거부터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하는 문제와 같다. 운송사 입장에서는 화물이 있어야 선박을 취항시키고 화주입장에서는 취항하는 선사가 있어야 이용하는 것이다.
현재 각 항만에서 경쟁적으로 기항하는 선사들에 대한 인센티브 시행은 물론 해외 포트세일을 하고 있으나 선사나 화주 한쪽을 찾아다니는 포트세일은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 수도권의 대량화주 중심으로 인천항 이용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화주별 수출입지역이나 운송 주기 등에 대한 공통분모를 찾아 일정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다음으로 선사와 연계해 항로를 개설,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이용화주를 늘려가는 방식의 포트세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또한 선박이 접안하기 용이한 항만시설이 갖춰져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경쟁력 있는 항만시설의 구비가 중요한 만큼 이에 대한 노력도 중요하다.”

Q. 인천항만공사와의 역할 분담에서 시정해야 할 분야는?

“항만공사제를 도입한 목적은 항만운영에 대한 기업의 전문성을 도입해 항만운영의 생산성 및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항만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지만 도입 초기라서 다소간의 문제점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제도의 정착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제가 부임 당시 직원들에게 강조한 바 있지만 인천항은 이제 항만공사에 항만관리운영권을 넘겨 준 만큼 항만운영은 항만공사가 조속히 전문성을 확보해 공사 설립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우리 청에서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우리 청은 불합리한 제도개선 등 좀 더 한차원 높은 행정서비스를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만운영 및 개발에서 지자체 등 관련기관과 확고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노사관계 안정화, 민간서비스 양질화 등의 각종 정책개발과 지원에 우리 청의 역량을 계속해서 결집시켜 나갈 계획이다.”

Q. 해운항만업계에 부탁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인천항은 전국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배후 경제권역을 두고 있을 뿐아니라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과의 교역에서도 가장 유리한 지경학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또 시앤드에어(해상항공연계운송) 복합운송망 구축이 가능한 인천국제공항과 광활한 경제자유구역이 인천항 권역에 위치해 앞으로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항만이다. 해운항만업계는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자 제공하는 입장이다.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 불편하거나 개선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우리 청을 비롯해 항만공사 등 행정서비스 제공 주체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길 바란다. 또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선 업계의 고객인 화주 등 서비스 객체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인천항이 최고의 항만이 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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