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09 09:15

수출 산업 한·중·일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수출산업, 낮은 외화가득률로 실익 적어
현대경제연구소는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로 수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경기 침체 이후 수출 산업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다시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의 경제적 위상을 보면 우리나라의 수출의존도(수출/명목GDP)는 2002년 28.2%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2008년에는 45.4%에 달하고 있다. 이는 동북아 경쟁국
인 일본의 16.2%는 물론 중국의 33.8%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작년 수출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2.6%포인트로 경제성장률 2.2%를 상회하고 있으며, 수출에서 수입을 공제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의 경우에도 1.1%포인트로 경제성장률 2.2%의 약 절반에 해당될 정도다.

하지만 우리 수출 산업은 고기술-고부가가치 시장에 대한 접근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으며 중국과 같은 신흥 개도국의 빠른 추격으로 최근 해외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수출 산업의 한·중·일 경쟁력 비교에서 상품 수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하락 추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2000년 한국 상품 수출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8%에서 2008년 1~8월중 2.5%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같은 기간 7.7%에서 4.8%로 크게 낮아졌으나, 중국은 4.0%에서 9.0%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서비스 수출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중국과 일본의 절반에 불과하다. 우리 서비스 수출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007
년 기준 1.9%로 1995년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1.6%에서 3.7%로 급증했으며, 일본도 1995년의 5.5%보다는 하락했지만 3.9%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중·일 3국의 외화가득률(외화가득액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부품·소재 국산화율, 고기술 산업 비중, 내수시장 비중 등을 살펴 본 결과에서도, 우리나라 수출 산업이 일본은 물론 중국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부품소재 산업이 취약해 수출의 부가가치 창출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2005년 기준 산업연관표 상 외화가득률을 살펴보면 한국은 71.3%로 일본의 86.9%는 물론 중국의 74.7%에도 못 미치고 있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출로 발생하는 이익이 해외로 유출되는 정도가 더 크다는 의미다.

이는 국내 부품소재 산업이 취약해 생산에 사용되는 중간재의 수입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2005년 기준 부품 국산화율은 중국이 86.5% 일본도 89.2%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78.2%에 머물고 있다.

기술력 우위 수출산업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우위를 점하던 고기술 상품의 시장 점유율이 중국에 의해 빠르게 추격당하고 있다. 한국의 고기술 제조업 수출 비중은 1995년 57.5%에서 2006년에 68.7%로 증가했다.

한편 일본은 같은 기간 82.3%에서 80.6%로 소폭 감소했으며, 중국의 경우 32.5%에서 55.8%로 급증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그동안 한국과 일본이 고기술 수출에서 점하던 우위가 사라지고 해당산업에서의 중국산 제품의 시장 잠식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수출 산업은 상대적으로 해외경제 상황에 민감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근과 같이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중국과 일본보다 한국 수출 기업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는 우리 내수 시장이 취약해 수출판로가 막힐 경우 그만큼 내수 판매 비중을 높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여건 변화에도 우리 수출 산업이 경쟁력을 높여 다가오는 세계 경제 회복기에 수출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주력 부문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 부품 소재 산업 육성을 통해 수출의 경제적 이익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국내 수출 산업의 부품 소재에 대한 높은 해외 의존성으로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의 상당 부분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소재와 관련된 원천기술의 R&D 투자 확대, 산학연 연구네트워크 활성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

또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중 하나인 국제 표준 확보에도 주력해야 한다. 새로운 부품소재부문의 경우 국제 표준을 먼저 선점할 수 있는 정부와 민간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둘째, 고기술·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 하락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연구 개발 확대 노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내세운‘577 전략’의 추진이 보다 구체화되고 가속화돼야 할 것이다. 또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초·원천 연구의 정부 역할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

원천 기술 연구는 리스크가 높고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원천기술 개발에 정부의 참여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여야만 한다. 나아가 기술개발 성과가 상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과학과 산업의 중간에 위치한 매개기술 투자를 확대하는 정책도 요구된다.

한편 기술경쟁력의 핵심인 국내 전문 인력 양성과 해외전문인력 영입도 꾸준히 확대해야 한다.

셋째, 수출 산업의 높은 글로벌 경기 민감도를 안정시키기 위해 내수 시장 육성에도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수 시장으로의 판로 대체가 가능한 수출 산업에 대해 소비세의 추가 인하 및 감세 기간 연장 등의 보다 적극적인 산업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최근 중국의 수출 증치세 환급률 인상 문제가 국제 분쟁화될 조짐이 나타나는 바와 같이 무조건적인 산업 지원이 통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또 수입 제품의 국내 유통 과정 투명화, 원산지 위조 단속 강화 등을 통해 국산품이 내수 시장에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넷째, 세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대외 여건 변화를 적극 이용해야 한다. 우선 최근 원저로 인해 높아진 가격경쟁력을 십분 활용해 마이너 시장에 대한 진출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마이너 시장에 대한 통상정보망 확충, 민관 합동 시장개척단 파견, 시장수요에 대한 신속·정확한 정보제공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중국, 미국, 일본 등 우리 주요 수출 대상국들의 대규모 경기부양책도 적극 이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국 산업계와의 민관 교류 확대, 대기업·중소기업의 수출 공조 시스템 구축, 우리 기업들의 현지 유통·물류 외국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지원 등 다각적인 마케팅 및 판로 확대 노력이 요구된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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