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9 09:23

정부, 해운업계 회생에 발벗고 나서야

이제와서 해양부의 폐지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대미문의 불황기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 꼼꼼이 업계의 어려움을 챙겨주는 부처가 그리울 뿐이다. 업계 한 원로 관계자의 일성이다.

해운업계가 유례없는 경기침체속에 허덕이며 파크로드의 디폴트 파산, 삼선로직스의 법정관리 신청 등 우려했던 선사들의 붕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자금 유동성이 극도로 나빠진 중소선사들의 경우는 해상물동량의 급감에다 선복과잉으로 채산성이 극히 악화돼 언제 파산위기를 맞을지 모르는 실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요즘들어 국토해양부와 해양수산부를 비교해 가며 직속 관계당국의 역할에 대해 많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2월 폐지되면서 국토해양부가 해양수산부의 기능을 맡아 해운정책을 수행하고 있으나 건설, 교통 등 여타 분야에 밀리는 해운정책으로 웬지 최근의 불황이 더욱 피부에 차갑게 와닿는 다고 관련업체 관계자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물론 작년 5월 최고점의 BDI지수를 기록했다 같은 해 12월 최저점으로 추락, 불과 7개월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 해운시황을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용대선에 열을 올려 도산위기에 처한 해운선사들은 별 할말이 없을 것이다.

그래도 못내 아쉬운 것은 해양수산부가 있었더라면 해운정책이 최우선이 돼 자금 유동성 문제등 다급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보다 관심을 가졌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국토해양부 출범이후 해운, 항만정책분야의 비중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인식이다. 또 해양부 출신 고위공무원들의 입지도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불안감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장관이 주재하는 1,2급 참석 간부회의에서 정 장관이 해양수산부 출신 공무원들에 대해 질타성의 발언을 했었다는 얘기가 회자되면서 더욱 그러하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해양부에서 옛 해양수산부 출신 고위공무원들의 입지는 약화될대로 약화된 상태라 해운정책이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밝혔다. 사실 요즘 국토해양부 인사를 보면 해양수산부 출신 고위공무원들의 한직이동이 많아진 것을 알 수 있다.

국토해양부의 최대 사업을 꼽자면 4대강 정비사업과 경인운하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이 사업들은 결국 해상운송과 연관된 사업이기에 국토해양부가 해운산업의 현안을 면밀히 파악하고 해운업체들이 극심한 불황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의존도는 세계 어느나라보다 높다. 이 수출산업은 해운업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해운업을 살리는 길은 곧 수출업계를 돕는 것이다. 정부당국이 해운업이 기간산업으로서 우리경제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 지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그 중요성을 인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쳐면서 우리경제가 아사상태에 있을 때 우리경제를 다시 일을키게 한 버팀목이 된 산업이 해운산업이었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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