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21 09:07

한일항로/ 수입물동량 약세 가시화…운임은 견조

게이힌항로도 서비스 재편 움직임
한일항로는 수출노선의 견조한 시황 분위기 속에 수입노선의 물동량 감소가 가시화되고 있어 선사들의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이다. 다만 운임 수준은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일항로는 선적물량 상한제(실링제)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선사들은 11월 들어 경기침체의 여파로 물동량이 하락세를 탈 것이라고 우려해 상한선을 지난해 적취물량의 90% 수준까지 강화했다.

당초 선사들은 9~10월 2개월 동안 상한선을 94.5%로 실시해오다 전통적인 강세시즌인 11월엔 100%로 가용 선복량을 모두 가동한다는 방침이었다. 물동량이 대폭 상승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급작스런 금융위기 여파로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면서 부랴부랴 90% 선으로 상한선을 죌 수밖에 없게 됐다. 세계 경제 악화의 영향이 한일항로도 비켜가진 않을 것이란 우려에다 최근 들어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부정적인 소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항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수입항로에서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는 평가다. 원화 가치하락에 따른 원·엔 환율 상승이 이어지면서 국내 수입물동량이 빠르게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A 취항선사 관계자는 “수입항로의 물동량이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한일항로도 전체적으로 하강 국면을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원화 강세로 늘어났던 수입물동량은 빠르게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수입항로의 물동량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운임수준은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입항로 공히 실링제 상한선을 90%로 강화한데다 9월 말 단행한 한신(고베·오사카) 항로에서의 선복 감축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운임 수준의 경우 부산-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 노선 기준으로 수출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50달러 안팎을, 수입 운임은 250달러대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달과 비교해 큰 폭의 운임 하락은 없었던 셈이다. 다른 항로들의 운임률이 급전직하하는 것에 비하면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B선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일항로는 실링제가 견고하게 시황을 받쳐주면서 운임의 변화는 크게 없었다”며 “다만 앞으로가 문제다. 지금처럼 수입항로의 물동량 약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인아웃 불균형으로 채산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선사들은 한신항로의 서비스 구조조정의 여세를 몰아 게이힌항로에서도 선복 감축을 단행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시황 흐름이 기울고 있다는 점을 들어 원양항로 선사들이 대대적인 선복감축에 나서고 있는 것 같이 한일항로 선사들도 서비스 감축으로 시황의 하락세를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선사들은 취항선사 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를 중심으로 내년 3월29일을 목표로 A·B·C 3개 서비스 그룹으로 운영되는 게이이한 항로 서비스를 2개 그룹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웃 한신항로도 지난 9월말 운항 그룹 한 곳을 빼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본 바 있다.

C선사 관계자는 “한신항로 투입 선박의 용선 교체주기가 6개월인데, 내년 3월29일이 그 시기”라며 “한신항로 선박 교체에 맞춰 게이힌 항로도 함께 서비스 재편에 들어가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게이힌 항로는 한신항로와 달리 물동량 상황이 나은 편이고 운임 또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KNFC 회원사들이 서비스 재편에 한 목소리를 낼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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