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9 18:05
한국해운, 2010년 세계 5대 해운강국 우뚝 선다
해운산업 국가경제 기여도 날로 증대, 국제수지 개선에 크게 이바지
●●●우리나라의 오는 2010년 세계 5대 해운강국 진입이 실제 가시화될 전망이다.
외환위기이전 세계 7위에서 IMF이후 하락해 10년간 8위를 맴돌던 우리나라의 세계 상선대 보유 순위가 올들어 6위로 반등했다.
이는 독일의 해운전문연구기관인 ISL에서 발표한 올해 1월기준 세계해운통계에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의 지배선대는 총 1,063척에 3,680만DWT으로 세계 선박량의 3.6%를 점유하는 규모다.
우리나라 GDP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정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규모는 해운분야에서 한국의 역량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특히 이중에서 지난 2004년 이후로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국적선박량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IMF 구조조정으로 우리 국적선박량은 1997년 1천만톤에서 1998년에 710만톤까지 위축됐다. 그후 2004년초까지만해도 850만톤 수준의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다 4년만에 무려 1,800만톤으로 매년 20%씩 넘는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2004년이후 매년 20% 증가세
이는 선박펀드 출시와 톤세제 등 2004년 이후 종합적으로 도입된 선진 해운정책의 성과로 국내의 해운업 환경이 급격히 개선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우리나라는 국적선이 지배선대의 50%에 달하는데, 이는 주요 해운선진국 평균 31%보다 국적선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 편에 속한다.
더욱이 지난 5월 현재 우리 해운기업이 발주해 놓은 선박건조량(총 273척·2,200만톤)을 감안할 경우 보수적인 추정치로 2010년경에는 지배선대 기준 총 선박량 6천만톤, 세계 5위에 충분히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국토해양부측은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보유한 선박이 증가한다는 것은 우리 해운기업의 세계 점유율이 확대된다는 것이며 이는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우선 첫째는 해운서비스 수출액이 커짐으로써 국제수지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운산업은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5대 수출산업에 속한다. 반도체(390억달러), 자동차(373억달러), 조선(278억달러) 등의 제조업 수출에 가려져 일반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해운서비스는 한해 277억달러의 외화수입을 올린 주요 수출산업이다.
또 만성적인 대규모 적자(2007년 205억달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서비스 수지에서 최대의 흑자부문인 운수서비스 흑자(39억달러)의 87.1%를 기여하고 있다.
운수서비스 흑자의 87.1% 기여
둘째는 해운업 자체와 물류산업의 매출액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해운기업들은 우리나라 물류기업 전체 매출의 2/3를 창출하고 있으며 국내 10대 물류기업중 7개를 해운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끝으로 수출입 물동량 99.7%를 해상운송을 통해 처리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경쟁력있는 해운서비스의 존재는 국내 수출입산업의 원활한 운송을 지원한다는 것. 국내 굴지의 해운기업의 존재는 외국선사의 가격결정권을 제약해 수출입업체에 저렴한 운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경우, 컨테이너운임은 거리가 더 가까운 중국 상하이에서 수출하는 경우보다 더 저렴하다. 이같이 해상운임측면에서는 우리 수출업체가 중국업체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저렴한 운임만이 아니라 경쟁력있는 해운기업의 존재 의미는 위기상황에도 안정적인 수출입 운송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2000년대 들어 중국발 수출물량 폭주로 한국업체가 컨테이너를 확보하기 힘들 때에도 국내 선사에서는 안정적으로 국내화물 운송을 위해 공간을 할애해 왔다.
특히 2004년 미국 전역의 항만파업으로 미주행 화물이 올스톱되는 상황에서도 미국 롱비치(한진해운), 타코마(현대상선)에 전용 터미널을 보유한 국내 선사가 우리의 수출길이 막히지 않도록 활약한 일은 기억에도 생생하다.
하지만 그동안의 우리 해운산업이 순조로운 항해를 계속해 왔던 것은 아니다.
특히 IMF 이후 해운산업이 겪었던 구조조정은 어느 업계보다도 강도 높은 수준이었다.
해운업은 고가의 선박을 중심으로 가치창출이 이뤄지는 대표적인 자본집약 산업으로서 장기의 고정 부채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특성을 무시하고 전 산업에 일률적으로 강요된 금융권의 부채비율 200% 기준은 해운업의 자금조달을 원천봉쇄하는 효과를 보였다.
그 결과 당시 부채비율 1,000%를 넘기던 해운회사들은 선박과 터미널 등 핵심자산 매각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등 해운산업의 성장잠재력이 크게 훼손됐다. 이 여파는 상당한 기간에 걸쳐 국내 해운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떨어뜨리고 이익력을 저하시키게 됐다.
신규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해운기업은 대규모 투자없이 기존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생산성 제고에 주력하게 됐다. 또 해외 영업력을 강화함으로써 이익력 제고를 도모했다.
이 결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의 글로벌 선사는 매출액의 90% 이상을 한국 수출입물량 이외의 제 3국간 운송으로 거둬들이는 글로벌한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우리 해운기업의 경쟁력에 결정적인 약점인 투자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2002년부터 정부는 독일의 선박전용 KG펀드를 벤치마킹한 선박투자회사제를 도입해 민간의 유동자본을 선박투자에 활용했다. 이 결과 IMF 이후로 거의 자취를 감췄던 국내의 선박금융이 활성화되기 시작해 실제 선박펀드로 89척의 선박을 확보했을 뿐아니라 국내 해운기업이 금융을 활용하기 훨씬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여기에 2004년에는 직접적으로 해운기업의 법인세를 감면해줌으로써 재투자를 촉진하는 제도까지 도입하게 됐다.
1990년말부터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 해운선진국에서 도입한 톤세를 아시아 최초로 도입함으로써 국적선대는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2005년부터 시행돼 3년간 총 6천8백여억원의 법인세 경감으로 그 20배에 달하는 15조원 상당의 신규 선박건조에 재투자를 촉진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또 2007년에는 노·사·정간에 외국인 선원고용에 대한 자유화 합의도 이끌어냄으로써 모든 분야에서 세계적인 해운환경을 조성하게 됐다. 아울러 통상 및 해사안전 분야의 국제협약에서도 글로벌 무대에서 주도적인 활약을 하며 우리 해운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해운서비스는 각국과 FTA 서비스분과 협상에서 우리가 협상의 주도권을 가지고 높은 폭의 개방을 요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업이란 점도 특기할 만하다.
2000년이후 세계경제는 연 4%의 성장률을 보인데 비해 물동량은 이보다 훨씬 가파른 7.9%의 성장세를 이어왔다. 세계경제의 성장에 대한 우려속에서도 해운수요의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성장 잠재력 키워야
이를 반영해 해운시장의 운임지수는 BDI(건화물선운임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갱신하는 등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글로벌 해운·물류기업간의 M&A와 대형화 추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걸쳐 국내 해운기업들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를 그대로 향유하기보다 다가오는 글로벌 해운·물류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최근의 호황을 기회로 삼아 새로운 성장 잠재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즉, 호황기에 편승한 양적 성장이 아니라 내실있는 질적 성장의 토대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질적 성장은 해운기업의 원가구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추출한 핵심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시킴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원가를 절감시켜 해운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함과 아울러 해외의존도가 높은 해운업의 지출을 국내화시켜 국제수지 개선에도 크게 기여하는 방향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된다.
이같은 관점에서 향후 해운정책은 선박금융능력 강화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국토해양부측은 밝혔다. 해운시황이 좋을 때에 붐을 이루고 시황이 불안정해지면 급감하는 국내 선박금융시장의 시황변동에도 안정적인 선박금융 체계가 갖춰지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점에서도 KG펀드로 대표되는 선박금융 인프라를 바탕으로 1997년부터 10년간 연평균 40%의 성장을 구가하며 세계 3위의 해운국가가 된 독일의 사례를 깊이 살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선박금융능력은 해운업 뿐만아니라 조선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도 매우 의미있는 인프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는 이와함께 도어 투 도어(Door-to-Door)로 이동하는 국제물류 시장 추세에 맞춰 글로벌 영업망과 대
량의 수송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는 해운기업이 종합물류기업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세계 물류시장에서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는 글로벌 물류기업이 탄생하도록 제휴 및 인수·합병 등을 지원할 필요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 국제물류투자펀드 등을 적극 활용하고 국제해운물류시장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역량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이러한 모든 발전전략은 기본적으로 해운기업이 운항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지금까지 해운기업의 운항경쟁력을 강화시켜 온 톤세제와 국제선박등록특구 및 선원고용 합의 등은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시행돼야 하는 것이다.
이같은 바탕위에서 호황기를 맞은 해운기업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모색하며 아웃소싱 또는 M&A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 전통적인 해운영업 뿐아니라 금융·보험·중개·법무·선박관리 등 고부가가치의 관련산업 또한 발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리아쉬핑가제트>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