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8 11:41

“해양부 존치는 대운하 막는 마지막 수단”

‘해양부 폐지반대 교수모임’ 성명서 발표
해양수산부 폐지를 반대하는 교수모임인 '해양수산부 폐지를 반대하는 지식인 포럼'은 16일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해양부 폐지가 정치 쟁점화되는 흐름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날 간담회엔 “주강현 제주대교수, 고철환 서울대교수, 전승수 전남대교수, 이상고·김대철·김채형 부경대교수, 김태만·이용희·이윤철 해양대교수 등이 참석했다.

포럼은 이날 ‘바다의 미래가 정치적 협상의 제물이 될 수는 없다’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해양수산부 폐지논의가 어떤 사회적 논의과정조차 없이 오로지 정치적 협상으로 진행되는 현실에 우려를 나타냈다.

포럼은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협상대표들은 해양부냐, 여성부냐 양자택일 식으로 정치협상을 논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바다의 미래가치를 폭파시키고 해양부를 와해시키는 것이 대운하건설에 동원하려는 것”이 아닌지 따져물었다.

포럼은 또 “200해리 영해주권의 국제정세도, 바다환경의 가치도, 항만과 해운의 미래도 모두 대운하공사의 물줄기로 접어들고 있다”며 “운하를 파면서 토목바람 일으키고 땅값 올리는 것은 순식간에 해치울 수도 있으나, 실패로 돌아갈 것이 분명하며, 600년이 아니라 6천년, 6만년을 뛰어넘는 한반도 대재앙은 아무도 책임질 수 없을 것”이라고 해양부 폐지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어 최근 화재로 붕괴된 숭례문을 거론하며 “국가해양력과 바다의 가치를 침몰시키는 데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쇠락한 바다의 힘을 다시금 일으켜세우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걸릴 것”이라고 해 공청회 한번 없이 진행되고 있는 조직개편 움직임을 꼬집었다.

또 “정치협상 운운하며 바다의 미래적 가치를 내팽개치고 대운하시대의 길로 접어들 것인가, 진지하게 묻는다”며 “해양부 폐지는 신정부의 발목을 잡는 일이 아니라, 대운하라는 대재앙을 막는 마지막 수단일 수도 있음을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리하고도 이번 총선에서 표를 모을수 있을는지 진심으로 묻는다”며 “바다의 미래가치를 위해 끝까지 고민하고, 행동할 것을 약속하며 정치권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한다”고 해 총선을 앞둔 정치권을 압박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엔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참석해 “해양수산부 존속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바다 정책이 통일될 때에 해양국가로 뻗어나가는 힘이 생기고 성장동력도 생긴다”고 말해 해양부 존치 의지를 내비쳤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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