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16 18:50

해양단체 ‘해양부 존치’ 탄원..해양부 3등분

국회에 탄원서 제출..본회의서 저지 나설듯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해양수산부의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해양수산단체들이 해양부 존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인수위에서 해양부 폐지가 확정된 만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를 저지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국선주협회장을 포함한 5개 해양수산단체장은 16일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와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성곤 의원(통합신당)을 만나 단체장 공동 명의로 된 '해양수산부 존치를 위한 탄원서'를 전달하고 정부조직개편에서 해양부 폐지방침이 철회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탄원서에서 “해양수산단체는 국부창출의 원동력이자 미래의 성장동력인 해양산업의 중요성을 간과한 인수위원회의 해양수산부 폐지방침에 결사 반대하며, 세계 5대 해양강국을 향한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국회가 적극 나서 줄 것을 간곡히 탄원한다”고 했다.

이어 “해양 시대를 맞아 해양행정 전담부처의 기능은 오히려 확대 강화돼야 하며 선진국도 정부차원에서 막대한 지원을 벌이고 있다”며 “김영삼 정부에서 출범한 해양부를 한나라당이 폐지하려는 것은 한나라당 스스로가 해양입국의 의지를 포기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해양산업이 세계 10위권으로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해양행정을 전담하는 주관부처가 있었기 때문이며 일본과 중국, 대만 등 경쟁국들이 우리 해양수산부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99.7%가 항만에서 배를 통해 수송되는 등 해운 및 항만산업은 국가경제의 생명선으로 중국이 고도성장을 바탕으로 우리 해운 및 항만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시점에서 해양부를 폐지한다는 발상은 무모한 것”이라고 했다.

또 “최근들어 연안어장의 축소와 어업인구의 감소, 수산물의 개방 확대, 유가급등 등으로 수산업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원양어업의 경우도 어획쿼터 축소 등으로 고사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해양부가 폐지돼 수산행정이 농림부로 통합될 경우 정책우선 순위에 밀려 수산업과 원양어업산업의 미래는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해양환경 보존을 위해서도 해양부는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해안에서 발생한 대형 유류오염사고에서 보듯 전담부처인 해양수산부가 없었더라면 단기간에 방제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과거 해양오염방지법이 건교부령, 환경부령, 공동부령으로 쪼개져 지리멸렬하게 운용되던 구태로 퇴보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세계 각국은 자원확보를 위해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해양개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해양정책 강화가 필연적”이라고 해양부 존치 이유를 더했다.

탄원서엔 한국선주협회 이진방 회장을 비롯해 한국항만물류협회 이국동 회장, 한국해기사협회 추형호 회장,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이종구 회장,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이상만 회장 등이 참여했다.

한편 이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르면 해양부는 해운물류본부·해양정책본부·항만국 등은 국토해양부로, 해양정책본부 소속의 해양환경정책팀·보전팀·생태팀 등 3개팀은 환경부로, 수산정책국과 어업자원국 등은 농수산식품부로 3등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개편안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 법령 조문 작업을 거쳐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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