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09 10:06

중국정부의 동북아 물류중심국 전략에 적극 대응해야

우리나라의 동북아 물류중심국 정책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해상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해운, 항만분야에 대한 중국의 투자와 관심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상하이, 선전항 등의 세계 컨테이너항 상위랭킹 급부상은 물론이고 여타 항만들의 위세도 대단하다. 이같은 중국항만의 야심찬 개발 경쟁은 화물유치 집화 경쟁으로 이어져 그 불똥이 우리나라 항만에 까지 미치지 않을 까 우려되고 있다.

세계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수출입 해상화물 수송을 위해 글로벌 유수선사들은 한국이나 일본을 거친 환적화물 운송에서 벗어나 직접 중국과 미주, 유럽등을 잇는 새 항로를 개설해 중국화물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주요 선사들이 중국 항만에 직기항서비스를 늘리면서 우리나라의 대 중국 환적화물량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부산항의 환적화물 둔화현상을 보면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정부가 외국적선사에 연안운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중국에서 나오는 환적화물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부산항으로선 비상이 아닐 수 없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정부가 최근 외국적 선사에게도 연안운송을 허용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연안운송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연안화물 운송시장에 외국적선사의 참여를 허용하는 것이 실제 가시화되면 부산항의 입장에선 글로벌 선사들의 환적화물 주요기지를 다시 중국으로 빼앗기게 되는 등 환적화물 허브전략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중국 해운시장의 개방성을 높여 환적화물 운송시장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관련 외신에 의하면 상하이 국제항만 그룹도 중국정부의 이러한 개정 움직임에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정부가 중국 연안항간의 피더화물을 외국적선사가 운송할 수 있도록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은 해운정책상 중대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 주요 외신들의 보도다.

동북아의 환적허브항이 되려는 상하이가 지난 2005년 1단계가 완공된 양산항에서 환적물량을 더욱 증대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전언이다. 해운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은 표면적으로 상하이, 닝보 및 샤먼항 등에 기항하면서 연안화물을 운송하고 있는 글로벌 선사들의 불법적 관행을 합법화하겠다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폐쇄적 연안운송법으로 인해 중국 환적물량을 우리나라 등 인근 국가에 빼앗긴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모 유수선사가 아시아의 환적화물 센터를 중국항에서 부산항으로 이전함으로써 상당량의 물동량을 빼앗긴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정부가 연안운송에 외국적선사의 참여를 허용하는 법개정은 중국항만간 막대한 물동량 증대가 기대되기도 하지만 중국 연안해운선사들의 경쟁력 약화로 인한 심각한 위기상황이 노정될 수 있어 쉽게 법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만만치 않다.

동북아 물류중심국을 향한 중국정부의 야심은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럴수록 우리 해운항만업계는 중국의 새로운 해운정책에 대해 면밀한 분석을 통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중국측에 동북아 환적화물 센터를 내 줄 경우 우리의 동북아 물류중심국 전략은 수포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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