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6 14:40

한일항로/ 선사들 항로안정화 노력 잘될까

물동량 풀제 도입 등 서비스 재편안 고민
올해 들어 하락일로의 수출항로 물동량으로 애를 태우고 있는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이 항로 안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바쁘다. 업계에 따르면 취항선사들은 사업자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를 중심으로 한일항로의 운임 및 선복량 안정화를 위한 방법 찾기에 머리를 짜내고 있다.

한일항로는 지난 9월 실시됐던 최저운임제(MGL)의 실패 이후 항로 재편에 대한 목소리가 강하게 흘러나왔다. 특히 중소선사들 사이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주로 항로를 운영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의견들이 감지됐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2002년 서비스 풀(Pool)제를 폐지하자고 주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양상이다. 최근 몇 년간의 엔저시황에 따른 수출화물 감소세가 고착화되고 이에 따른 운임하락으로 선사들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됐음을 엿볼 수 있다. 운임은 하락하고 있는 반면 유가 등 원가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선사들이 이대로 가다가는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음은 물론이다.

선사 대표자들은 수익성 개선 묘안에 대해 수차례 회의를 했고 최근 이에 대한 합의에 이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 전언에 따르면 선사들은 최근 바닥까지 떨어진 운임의 안정화를 위해 물동량 풀(Pool)제를 도입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선사들간 물동량 상한선을 두고 그 이상 넘어가는 화물에 대해선 과감히 영업을 포기함으로써 지나친 집화경쟁을 자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곧 선사들간 영업담당자들을 압박했던 물동량 실적경쟁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운임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더구나 KNFC의 공식집계가 나오진 않았으나 선사들 자체 집계 결과 전달대비 감소세를 보여왔던 수출물동량이 9~10월 두달동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것도 긍정적이다. 여기다 전통적으로 11~12월이 한일항로의 성수기여서 물동량 풀제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운임회복까지도 노려봄직하다.

또 남성해운과 흥아해운이 부산-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 항로의 선복을 항차당 각각 300TEU와 200TEU 가량 줄인 것도 수익성 개선에 뒷받침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8월 남성해운이 960TEU급 스타아펙스호를 빼고 706TEU급 빅토리스타호를, 흥아해운이 이달 들어 653TEU급 흥아마닐라호를 빼고 450TEU급 흥아서울호를 각각 교체투입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각 회사들간 서로 다른 이해관계는 이후 항로 재편 물결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 선사들은 한일항로에서 싣지 않는 선복을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에서 채울 수 있다지만 한일
항로만 취항하는 로컬선사들은 물동량 풀제가 곧 전체적인 실적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선 이번 항로재편은 운임안정화에 큰 효과를 끼치진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강제성이 없는 만큼 선사들이 이 조치에 얼마나 동참할지 미지수라는 분석이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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