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18 15:09

'항만물류 정보산업에 뻗치는 中華의 손길'

중국정보, 항만물류 정보 장악 본격화
중국이 항만물류산업의 정보 주도권 확보를 위해 APEC 항만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 관심을 사고 있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의 제 14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은 ‘APEC 항만서비스네트워크(PSN)' 설립을 제안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모든 국가 정상들은 중국이 제안한 PSN을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하노이 선언으로 채택했다.

참가국은“우리는 항만 및 관련산업에 대한 APEC회원국들간의 협력과 커뮤니케이션의 원활한 촉진을 위해 PSN의 설립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후 2007년 3월 호주의 에들레이드에서 개최된 제 5차 APEC교통장관회의에서 공동장관선언으로 명문화했다.

또 공동장관선언에서 PSN을 설립하기 위한 초기 작업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할 것을 중국에 권유했다. 이 심포지엄은 APEC회원국들간의 정보를 공유하고 PSM운영을 위한 의견이나 아이디어 제시, 항만관련 사업들간의 협력 증진 방안 모색, APEC지역 항만간 협력 강화를 위한 네트워크 형성 등의 목적을 포함하고 있다.

APEC 항만서비스네트워크 구축

심포지엄은 금년 6월 중국 교통부 후원으로 중국 닝보에서 개최됐다. 심포지엄에는 호주, 캐나다, 칠레,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멕시코, 파푸아뉴기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대만, 미국, 베트남 등 17개국의 정부 대표들이 초청됐다. 또 해운기업, 물류기업, 제조기업등의 민간기업 대표 뿐만아니라 학계 및 연구소의 전문가와 교수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 심포지엄에서 APEC의장을 대신해 APEC 교통실무회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알렉산터 슈코브가 개회사를 하고 중국 교통부 차관인 웽 명용이 기조연설을 했다.

심포지엄에선 물류부문들간의 협력 강화와 공동발전 도모라는 심포지엄 주제로 항만서비스 증진, 물류관련 부분 협력, 향후 물류발전에 저해되는 장애요소 제거, PSN 설립 및 운영방법 등에 관한 세부적인 항목에 대해 깊이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경제발전에서 항만산업의 중요성을 공감했고 4가지 세부적 항목에 대해 여러 국가의 경험 및 모범 선진사례들을 공유했다. PSN 설립 및 운영방법에 관해선 실현성있는 기본적인 원칙 및 목적, 조직구성 등이 논의됐다. 또 중국 뿐만아니라 전세계 항만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발생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소개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메커니즘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메커니즘의 주요 기능은 APEC지역의 항만물류 연관산업의 발전을 이해 관련 정보를 통합하고 이의 효율성을 제고시키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메커니즘의 다양한 측면, 즉 중용성, 운영방ㅂ버, 핵심기능, 지속적인 관리방안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최근 APEC지역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항만 및 관련산업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해운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해상물동량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이 지역은 과다한 항만개발 및 경쟁심화, 물류인프라 불균형, 환경문제, 상이한 법·제도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은 PSN의 설립을 통해 모든 APEC회원국들에게 지역별 균형적인 항만 및 해운산업의 발전 지원, 적정 수준의 항만개발정책 수립 지원, 정보활용 및 인력교환의 효율성 제고, 투자 및 원활한 무역거래 촉진, 공급망 보안 확보, 개별국가의 발전 및 공동번영 등의 목적을 달성하려 하고 있다.

PSN 기본원칙을 보면 설립목적은 항만물류관련 산업에 있어서 모든 APEC회원국에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경제 및 기술협력, 능력개발, 항만/해운/물류/제조/금융 부문에서 성장 및 통합 가속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모든 APEC 회원국은 PSN에 가입할 수 있고 가입한 회원국은 동일한 자격을 보유한다. 또 APEC회원국에서 항만물류 관련산업에 종사하는 민간조직도 PSN에 가입할 수 있다.

PSN은 정보공유, 기술지원, 인력교환 및 훈련, 상업 및 무역 협력 등을 단계적으로 활성화하고자 한다. 이와관련 기존의 국제조직에서 이미 수행되고 있는 국제협력 사업들은 중복성을 고려해 제외한다.

한편 PSN의 주요 기능은 4가지로 구성돼 있다. 첫째 PSN 웹사이트 구축 및 간행물 발간으로 정보교환을 활성화한다. 둘째 해상운송 효율성 제고를 위해 항만 네트워킹, 능력개발, 기술이전 등을 활성화한다. 셋째 항만 및 관련산업의 공동 관심분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APEC 해상전문가그룹, 교통실무회의, 교통장관회의 등에 제공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전시회, 무역박람회 등을 통해 APEC지역에서의 무역 및 투자를 촉진하고 항만물류 관련산업의 활동을 촉진시킨다는 내용이다.

PSN의 운영도 4가지로 구성돼 있다.
먼저 PSN 회원국의 교통당국은 PSN과의 원활한 연락을 위해 영구적인 성격을 띤 조직 혹은 사무소를 지정할 수 있다. 또 투명하고 효율적인 협력 원리에 입각해 항만, 해운, 물류, 무역, 제조, 금융 등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은 모두 PSN에 가입할 수 있으며 PSN이 제공하는 자료 및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와함께 PSN의 모든 회원은 PSN의 운영규칙에 따라 운영한다. PSN운영을 감독하기 위한 의회는 APEC 회원국이면서 PSN에 가입한 국가들로 구성된다. 이 의회는 PSN의 운영지침을 결정하고 해운전문가그룹을 통해 그 성과를 교통실무회의에 보고한다. PSN의 사무국은 중국 베이징에 설립되며 이 사무국은 PSN회원간 상호활동을 촉진시키는 책임을 가진다. 또 중국은 사무국 운영을 위해 필요한 사무소 시설과 재정적인 지원을 한다.

중국은 APEC 교통실무회의와 협의해 PSN의 설립시기를 정할 예정이다.

항만물류관련 정보관리시스템 경쟁력 키워야

심포지엄의 결과는 제 29차 교통실무회의에서 협의를 거친 후 이달초 호주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에 보고됐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하면서 APEC지역의 항만물류 관련 정보를 확보하고 항만물류 발전에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의도를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베이징에 영구적으로 PSN 사무소를 설립해 전세계 항만 관련 정보 흐름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어 동북아 물류 허브화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세심한 대처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국제적으로 APEC교통실무회의를 통해서 다른 국가와 협력해 공동으로 대처하는 방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내부적으로는 우리나라의 항만물류관련 정보 관리시스템을 점검하고 중국보다 앞서가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통실무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입장을 보면 국제회의의 중요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는 우려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APEC 같은 국제회의에서는 단기적인 성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을 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가지고 크고 작은 국제회의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또 중국은 교통실무회의에서도 점차 발언권을 높이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도 이제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해결 방안을 찾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창훈 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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