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7 16:02

박근혜氏, ‘한-중 열차페리’ 구상 제시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는 27일 한중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한국의 서부항구들과 중국의 해안도시들을 연결하는 열차 페리를 운항하는 것도 좋은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4박5일간의 중국 공산당 초청 방중(訪中) 첫날인 이날 오후 중국 공산당학교에서 공산당 간부들을 상대로 `한국 새마을운동의 경험과 한중공영의 과제'란 주제로 강연하면서 "열차 페리는 한중간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북아 공동체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차 페리는 갑판에 선로를 갖춰 화물열차가 지상과 선박 사이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든 대형선박이다. 예를 들어 부산에서 베이징(北京)까지 화물을 수송하는 경우 부산에서 인천항까지 화물열차를 이용하고 인천항에서 이 화물열차를 열차 페리에 선적한 뒤 옌타이(煙臺)항에서 화물열차를 선로에 다시 연결시켜 베이징까지 철도편으로 실어나를 수 있다.

이날 열차 페리 구상을 놓고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가 라이벌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의 '경부 운하' 공약 등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본격적인 국토개발 공약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박 전 대표는 "우선 인천항과 옌타이항, 다롄(大連)항을 삼각으로 연결하는 열차 페리로 시작해 한국은 평택,군산,목포항으로, 중국도 해안의 다른 항구도시들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구상을 위해 이틀 후에 옌타이항을 직접 방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종단철도를 통해 모인 화물이 열차 페리를 통해 한국 동해의 항구에 내리고 다시 중국을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다면 동북아 물류에 혁명적 변화가 올 것이며 이는 한중일 3국의 교류와 협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오래전부터 한국이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통해 유럽까지 연결될 수 있기를 꿈꿔왔다. 양국은 현대적 기술을 동원해 교류를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친의 새마을운동을 통한 농공병진(農功倂進)전략이 없었다면 70년대 한국의 산업근대화는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도시와 농촌 모두를 잘 살게 하는 `상향평준화'를 지향한 새마을운동에서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 지 배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연 도중 상영된 70년대 당시 동영상에서 새마을 노래가 흘러나오자 "아버지가 어떻게 하면 국민에게 새마을정신을 잘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는 데 어느 날 아침 샤워를 하고 나오시다가 넘어지셔서 며칠 정양(靜養)하시다가 직접 작사, 작곡을 했다"며 `비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공산당학교 강연 후에는 대외연락부 청사를 방문,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6자회담 전망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행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차 같은 항공기에 탑승한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千英宇)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조우했다.

천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에게 6자회담 전망 등을 보고했고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외교는 초당적인 것이다. 이번 방중 기간 중국의 6자회담 책임자급 인사 여러 분을 만날 계획인 데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되겠느냐"며 관심을 표명했다고 구상찬(具相燦) 박 전 대표측 공보특보가 전했다. (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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