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14 13:28

<기획>환율·운임상승등 악재에 복운업계 ‘돌파구는?’

관할기관도 구청으로 옮길판, 위상 ‘바닥’ 우려
종물업·해상주선업 도입 추진…“복운업은 허수아비?”


최근 아이드림해운항공의 파산으로 복합운송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아이드림의 갑작스런 파산에 복합운송업계는 업계의 어려움이 장기화되면서 작년말부터 조심스레 예견돼온 ‘중견 포워더들 도산’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구나 이번 아이드림 파산으로 금전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선사들은 포워더와의 외상거래는 더이상 안할 방침이고, 한다 하더라도 보증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환율하락으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포워더들이 자금 유동성면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사들이 포워더에 현금거래를 철저하게 요구한다고 해도 포워더들은 이를 하주들에게 그대로 적용시키기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시가 복합운송과 관련된 등록과 관리 업무를 구청등 하위 기초단체로 이관하려고 하고 있어 복합운송업계의 위상이 바닥까지 추락하는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이드림 파산’ 파문

부산소재 포워더(복합운송업체)인 아이드림해운항공의 파산은 이 지역 해운업계에 큰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작년부터 이 업체가 어렵다는 소문이 부산지역 해운중심가인 중앙동을 중심으로 돌며 조심스레 ‘도산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이처럼 하루아침에 파산으로 치달을 지는 아무도 예상 못했기 때문이다.

아이드림해운항공은 지난 2002년 9월 문을 연 이후 한일간 운송과 중국발 화물의 삼국간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부산본사와 서울·중국 지사등에서 총 30여명의 임직원이 일해왔으며 작년 전체 해상수출화물실적에서 100위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 해운업계에선 짧은 이력에도 불구하고 꽤 알려진 기업이었다.

아이드림은 13일 현재 임직원들이 부가세 신고를 하는등 사실상 회사정리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인 파산신고를 밟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드림의 파산은 이 회사 박용조 사장의 방만한 경영도 문제가 됐지만 하주들의 운임 장기체불도 큰 원인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박용조 사장은 아이드림의 설립자일 뿐 자본참여는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회사의 자본투자는 대부분 사채업을 하는 박용조 사장의 형 박아무개씨에 의해 이뤄졌다. 자금사정이 그리 좋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같은 상황에 박 사장은 사업을 단기간내에 확장시키려는 목적으로 직원들을 대거 영입했고 서울과 중국에 지사를 내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해왔다. 또 실적상승을 위해 저가영업으로 하주들을 공략하는 한편 외상으로도 많이 거래했다. 파산후 하주들로부터 못받은 총 미수금이 4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 것만 봐도 하주들과의 장기 외상거래가 꽤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심각한 자금경색으로 이어졌고 회사 경영자금이 바닥나자 결국 박용조 사장은 모든 연락수단을 끊은 채 잠적하고 말았다. 박용조 사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아무런 연락 없이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은 뒤 종적을 감춘 상태. 업계 관계자들은 박 사장이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미국이나 중국등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 임직원들은 처음 며칠간은 이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한다. 실질적인 자금줄인 박 사장의 형이 회사 운영자금을 계속 대왔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 자금만 투입된다면 복운업의 속성상 회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선사피해 5억 6천여만원 달해

그러나 박 아무개씨도 박 사장이 모든 연락을 끊고 10일 넘게 나타나지 않자 자금 투입을 포기했고 결국 아이드림해운항공은 선사에 몇 억원의 빚을 진채 사실상 파산상태에 이르고 말았다.

갑작스런 박 사장의 잠적과 아이드림해운항공의 도산으로 이 회사와 거래한 선사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됐다. 아이드림해운항공과 거래한 선사들의 피해액은 A사 2억3천만원, B사 2억2천만원, C사 4천만원, D사 577만원등 총 5억6천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피해선사라도 피해보상과 관련해선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형선사인 B사는 아이드림에 3억원의 보증보험을 들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에 피해액 대부분을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D사도 화물에 대한 OB/L(원본B/L)을 가지고 있어 하주에게 직접 운임을 받아낼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A사와 C사의 경우 보증보험도 가입안했을 뿐더러 3~4달이상 장기거래한 금액이 대부분이어서 미수금을 고스란히 떼이게 됐다. 특히 A사는 작년 아이엠해운항공 도산 때도 운임대금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포워더 도산에 따른 연이은 피해자로 이름을 올려놓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현재 피해선사들은 채권단을 구성하고 하주들로부터 채권추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나 피해금액의 1/10도 보전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금지불과 임금결제, 금융권 피해 정산등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채권단까지 순서가 돌아오기 때문에 선사들에 떨어지는 액수는 미미한 수준일 것이란 관측이다. 아이드림 임직원들의 체불 임금이 현재 2~3개월 정도분인 것으로 알려져 임금 정산에만도 많은 액수가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포워더, ‘제2보닉스’ 긴장

100위권 내 포워더의 때아닌 도산으로 이 지역 해운업계는 예전 보닉스 파산을 떠올리며 큰 충격에 휩싸여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선사들의 운임인상과 원화 상승, 제조업체의 해외이전 등으로 포워더의 경영사정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점을 들어 이러다 줄도산 사태가 빚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몇 개 복운업체가 자금 유동성 측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고 또 실제로 운임 체불이 길어지고 있는 업체도 업계를 중심으로 구체적 명단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야말로 업계의 위기감이 포워더들 사이에서 각종 풍문을 타고 증폭되고 있는 셈이다. 또 자금압박으로 직원들을 대폭 감축하고 사무실도 축소이전한 업체들도 최근 들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본격적인 긴축 경영에 들어간 것이다.

복운협회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등록취소나 폐업으로 문을 닫은 업체가 120개업체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되기도 한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수가 업계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다는 예상도 지배적이다. 이중엔 규모가 꽤 있는 업체도 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많은 포워더들은 경영악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선사들의 운임인상과 원/달러 환율하락을 들고 있다.

◆선사들 운임인상에 포워더만 죽어나

지난 2003년부터 원양항로는 여러차례에 걸쳐 총 1000~1500달러에 달하는 높은 수준의 운임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넘치는 중국발 물량과 이에 따른 선복부족으로 대부분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포워더들은 운임인상이 오히려 채산악화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선사들의 운임인상분을 포워더는 하주에게 제대로 청구하지 못해 곧 수익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포워더들은 “하주에게 운임 인상분의 50%만 받아도 성공했다고 만족할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대부분 포워더는 선사가 운임을 올린다 해도 ‘울며 겨자먹기’로 하주에 청구하는 운임은 기존 수준을 고수하거나 인상 폭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선사가 300달러의 운임을 인상한다해도 포워더를 거쳐 실제 하주에게 전해지는 운임인상 체감은 이보다 훨씬 못미친 20~3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 그 차액 부분은 고스란히 포워더가 감수하게 된다.

복운업체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마저도 하주들은 ‘왜 이렇게 운임을 올리냐 다른 포워더를 찾아보겠다’고 엄포를 놓는등 운임인상에 불만을 표출한다”며 “일부 하주들은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고 딴 포워더를 찾아 떠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갑-을관계를 철저히 이용해 포워더의 인상분 징수를 억제하는 것이다.

◆제조업이전·환율하락 ‘카운터펀치’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환율하락도 복운업계를 더욱 한숨짓게 하고 있다. 운임결제가 대부분 달러로 이뤄지는 해운업계 속성상 원/달러 환율 하락은 가뜩이나 침체된 복운업계에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원/달러환율은 1천1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2003년 말에 비해 무려 200원 정도가 떨어진 상황. 이에따라 포워더들은 1천만원 매출을 예로 들 때 예전에는 같은 운송으로 1천200만원을 벌 수 있었던 것을 환율하락으로 앉은 자리에서 200만원을 떼이게 됐다. 역으로 얘기하면 예전엔 1천만원만 벌면 되던 것이 최근에는 1천200만원어치를 운송해야 1천만원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물론 수출업체들이 환율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수출을 연기하는 것도 복운업체의 영업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화학제품이나 종이류, 반도체등 주력 수출품들이 대부분 환율에 굉장히 민감한 품목들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환율하락은 복운업체들의 자금압박에 대못이 되고 있다.

제조기업들의 해외이전도 포워더 시장의 불황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빼놓을 수 없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875개 사업장중 제조업의 22%가 해외진출을 이미 상당히 진행했으며, 새로 추진하고 있는 곳도 20%에 이르고 있다. 40%에 가까운 제조업체들이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중 인건비와 비용절감을 위해 중소기업의 경우 51%가 해외로 진출한다고 밝히고 있어 앞으로도 이에 따른 제조기업들의 해외이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시장은 그 수익성이 상당히 감소했으며 이는 곧 3천여개에 달하는 복운업체들을 피말리는 저가경쟁으로 내모는 원인이 되고 있다.

포워더 관계자는 “얼마전 제조업을 하는 친척중 한명도 베트남으로 이전했을 정도”라며 “더이상 국내시장을 놓고 각축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섣불리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나갈 수 없는 것도 포워더들의 고민이다. 중국이나 베트남은 이미 한국시장의 또다른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말았다. 여기에 해당국가 포워더와의 경쟁까지 겹쳐 진출업체중 상당수가 사업장을 접고 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영익스프레스나 몇개 포워더만이 중국에서 그나마 탄탄한 네트워크를 유지하면서 선전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의 종합물류업 인증제 도입과 해상운송주선업 도입추진도 복운업체들에게는 또다른 규제로 달갑지 않다. 특히 종물업이 도입될 경우 복운업체들의 대규모 도산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현재 진행상황으로 봤을 때 대기업 계열을 제외한 순수 토종포워더로 지목되는 업체중 종물업 인증을 따낼수 있는 업체는 전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복운업체 관계자는 “종물업 도입으로 복운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양부는 난데없는 해상운송주선업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며 “복운업체들이 부처 이해관계에 놀아나는 봉이냐”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선사들, ‘보증’ 없인 외상 ‘No’

아이드림 파산을 계기로 선사는 포워더와의 거래시 현금거래를 일반화할 움직임이다. 보닉스 파산 때도 선사들이 피해를 입었고 이번 아이드림 파산에서도 큰 금액의 피해를 입었기 때문.

부득이 외상거래를 할 경우 ‘이행보증보험’이나 ‘은행지급보증’ 같은 안전장치를 철저히 요구할 방침이다. 큰 선사들의 경우 안전장치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데 이번 아이드림 사태에서도 대형선사인 B사는 아이드림으로부터 보증보험을 받아놨기 때문에 큰 액수의 피해를 비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포워더는 이행보증보험이나 은행지급보증에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보증보험의 경우 보험납입금이 보험금의 1%수준이어서 1억원 보증보험을 들었다면 100만원의 보험가액을 매년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포워더가 한 개 선사만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선사를 통해 운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5개선사와 거래하기 위해 1억원 보증보험을 5개 들 경우 그 업체가 1년에 보험금으로 납입해야 하는 금액은 5백만원에 이른다.

또 보증보험을 들었다 하더라도 해당 보험금 이상을 초과할 경우 선사와 재약정하거나 현금으로 계산해야 한다. 따라서 포워더들은 2억원 보증보험을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보험가액은 1천만원에 달하게 된다.

은행지급보증이란 그야말로 은행이 포워더의 신용을 믿고 지급보증을 해주는 제도다. 선사는 이를 통해 포워더 파산에 따른 미수금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이 이를 호락호락 해주지 않는 것이 문제다. 자산이 적은 포워더는 담보화할 대상이 상대적으로 없으므로 거래업체의 신용도를 철저히 파악해 보증을 서게 된다. 따라서 중소포워더들이 이같은 수혜를 받기는 힘들다.

◆포워더는 ‘보증보험’ 요구도 못해…하주 다변화로 리스크 줄여야

선사-포워더의 관계는 현금거래를 주로 하거나 외상거래라도 안전장치가 있다지만 하주와 포워더의 거래에는 이런 것들이 전혀 없다는 것도 포워더의 현금 유동성을 악화시키는 이유다. 포워더들이 이를 하주에게 요구하는 것은 거래를 끊겠다고 통보하는 거와 마찬가지이기 때문.

포워더들은 하주와 대부분 외상거래를 당연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나마 대형하주나 양심하주의 경우 한달 주기로 밀린 운임을 정산하지만 불량하주들의 경우 몇달간 연체해 포워더의 속을 태우거나 어느 순간 폐업처리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아이드림도 하주에게 정상적으로 미수금만 결재받을 수 있었으면 이같은 도산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포워더 관계자들은 “예전처럼 포워딩은 능력만 갖고 하는 시기는 지났다”며 “요즘은 여유자금이 풍부해야 포워딩업을 끌어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주들의 운임체불을 견뎌내고 선사들에게 제때제때 결재해 줄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미수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하주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하주에만 의지해 운송을 진행하게 될 경우 포워더가 잘못하다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미수에 따른 위험부담은 콘솔리데이터들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할 수 있다.

또 물류선진국인 일본이나 싱가포르처럼 포워더-하주관계를 대등한 수준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이나 싱가포르는 ‘10달러’ 거래도 하주가 제때에 곧바로 결재해주는 것이 관례화돼 있다. 그만큼 하주는 포워더를 사업의 동반자로 생각한다는 얘기다. 일본 하주들은 해외 물류현장을 방문할 기회가 생기면 포워더와 항상 동행한다는 얘기는 한국 포워더들에겐 부러움일 수밖에 없다.

대등한 수준이라면 포워더들도 자신 있게 외상거래에 따른 보증보험이나 은행지급보증을 요구할 수 있게 됨은 물론이다.

◆“이젠 떨어질 위상도 없다”…구청으로 업무이관

한편 포워더가 하주와 선사 사이에 끼여 샌드위치 신세로 그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등록이나 관리 등 복합운송업체 관리업무를 구청으로 이관할 움직임이어서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가 복운업체 관련 업무를 지자체에 이양시키려는 움직임에 맞춰 이를 다시 구청등 기초단체로 내려보낼 방침인 것.

정부는 최근 대통령직속 지방이양추진위원회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지방화 정책에 따라 복합운송에 관한 업무를 서울시에 완전 이관시키려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재는 주무부처는 건교부로 지정돼 있고 업무만 지자체에서 보는 ‘위임사무’형태. 이를 모든 사무를 해당 지자체로 완전 이양하는 ‘이양사무’ 형태로 전환할 방침인 것.

따라서 복합운송업과 관련한 법이나 제도등만 건교부가 관할하게 되고 행정적인 모든 업무는 서울시 등 해당 지자체로 넘어가게 된다. 건교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화촉법 개정안을 가을 정기국회에 상정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정부 움직임에 맞춰 서울시 조례를 개정해 기존 서울시가 해왔던 등록 업무를 구청으로 내려보낼 방침이다. 즉 중앙정부에서 해당업무를 넘겨받자마자 이를 다시 하부기관으로 ‘토스’하는 셈이다. 서울시는 복합운송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이 1명 뿐이어서 과중한 업무를 감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업무이양의 이유로 들고 있다.

이같은 제도 개선안이 확정될 경우 앞으로 복합운송에 관한 행정업무는 종로구청이나 마포구청, 강서구청 등 관할구청에서 맡아보게 된다.

건교부는 이에 대해 “지자체가 자체 조례를 개정해 하는 일이므로 중앙정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며 “현재 서울시만 기초단체로 내려 보내려고 하고 있고 다른 광역단체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같은 건교부 관계자의 대답에도 불구하고 복운업체의 80~90%가 서울에 집중돼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대부분의 복운업체들이 구청의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복운업계 관계자들은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들이다. 동북아물류허브니 종물업이니 하며 중앙정부의 구호는 떠들썩한데 정작 수출입물류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복합운송업은 왜 갈수록 찬밥신세가 되고 있느냐는 자조섞인 말들을 토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복운업계의 위상이 떨어질대로 떨어져 더이상 떨어질 위상도 없는 것 같다”며 “국가물류의 한축을 담당했던 복합운송업이 이제는 귀찮은 대상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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