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26 10:25

무역의 날..수출 2천억달러 의미와 전망

한국은 올해 수출 2천억달러, 외국인 누적투자 1천억달러를 달성해 무역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특히 올해 전례없는 호황을 보였던 수출은 오는 2006년께 3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의 급격한 원화 가치 절상으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으나 수출은 여전히 한국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0일 무역의 날을 맞아 한국 무역의 동향과 전망을 살펴본다.

◆현황 =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수출은 2천76억달러로 지난 95년 1천억달러 달성 이후 9년만에 2천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수출은 세계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 내수 침체를 보완하며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입은 이 기간에 1천831억달러였고 무역수지 흑자는 245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반도체, 휴대폰, 정보통신(IT), 자동차 등 경쟁국에 비해 우위에 있는 상품 수출 호조 때문이었다.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등 3대 수출품목이 40%를 넘는 높은 수출 증가율로 수출을 주도했으며 컴퓨터, 선박, 석유제품, 철강판, 합성수지, 영상기기, 자동차 부품 등 10대 상품이 모두 수출 급증세를 보였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수출 1위 국가로 부상했으며 올해는 그 비중이 더 늘어났다.

2002-2003년 동안 악화됐던 수출채산성은 최근 수출단가 상승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원화절상과 임금 상승으로 인해 이런 수출 채산성 개선 추이가 계속될지 미지수다.

수입은 내수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상승과 수출 호조에 따라 원자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25% 가량 늘어났다.

올해 연말까지 수출은 2천520억달러, 수입은 2천220억달러에 이르고 무역수지 흑자는 300억달러 내외로 지난 98년의 390억달러 이후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 2천억달러 달성 과정 = 지난 64년 1억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은 95년 1천억달러를 넘어섰고 지난달 세계에서 12번째로 2천억달러를 돌파했다.

1억달러에서 2천억달러 달성에 걸린 기간은 40년으로 1964-2003년 중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세계 20대 수출국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03년도 한국의 수출 순위는 세계 12위이며 세계 수출 순위 경쟁국은 지난 64년 에티오피아, 모잠비크 등에서 최근에는 벨기에, 홍콩, 멕시코 등으로 바뀌었다.

한국의 수출규모는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38개국의 전체 수출규모인 2천119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아프리카 전체 53개국의 수출규모인 1천725억달러를 초과했다.

한국의 1인당 수출액은 4천45달러로 중국(340달러)의 12배, 러시아(942달러)의 4배이며 일본(3천710달러), 미국(2천488달러)보다 많다.

수출 상품수는 60년대 1천개 미만에서 올해 8천개를 넘었으며 수출 상대국은 229개국으로 확대됐다. 무역업체수는 9만7천개에 육박한다.

수출 상품은 60, 70년대 섬유류, 가발, 신발 등 노동집약적 상품에서 반도체, 자동차 등 첨단기술제품 중심으로 질적인 측면에서 고도화됐다.

수출 상대국을 보면 60, 70년대 미국과 일본의 비중이 50-70%를 차지했으나 90년대부터는 그 비중이 30%로 축소되고 중국, 대만,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이 부상했다.

수출 성장 과정에는 89-92년 노사분규와 부동산가격 폭등, 96년과 98년 반도체가격 급락, 무역적자 급증, 외환위기, 2001년에는 세계 IT경기 급랭 등의 시련이 함께 했다.

한국의 수출은 지난 80년대 이후 새로운 수출 주도 품목의 등장과 유리한 환율 등에 힘입어 3-4차례 도약했다. 86-88년에는 달러약세, 유가하락, 금리하락의 이른바 '3저호황'이, 94-95년에는 반도체 호황이 수출 도약을 주도했다.

무역 주체를 보면 종합상사의 수출 기능이 약화되고 전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이 확대됐다.

◆수출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 = 수출은 높은 성장세로 내수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의 성장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올해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10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즉 수출의존도는 올 상반기에 약 39%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6.6%), 일본(11%)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것이다.

수출 2천억달러 달성은 한국 경제에 확산돼 있는 심리적 불안을 완화시켜 자신감과 목표 의식을 되살리고 한국 경제의 장기적 성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믿음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수출 호조세 지속으로 매년 5%의 실질 성장이 계속되면 오는 2008년에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기대할 수 있다.

◆수출 5천억달러로 전진 = 현재 수출 5천억달러 이상인 국가는 독일과 미국밖에 없다.

수출 3천억달러 이상인 국가는 서방 선진 7개국(G7)과 중국, 네덜란드다. 이런 수출 대국들도 수출 2천억달러에서 3천억달러를 달성하는 데 평균 9년이 걸렸다.

여기에다 국가 규모, 부존자원 측면에서 잠재력이 큰 멕시코,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이 한국의 수출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무역환경은 한국 수출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안겨줘 효과적인 대응 여부에 따라 한국 수출의 앞날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새로운 무역환경은 기업활동의 세계화,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부상, 다자주의 경제협력, 지역주의 공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무역환경 변화를 감안할 때 수출은 오는 2006년께 3천억달러, 2009-2010년께 4천억달러, 2012-2013년께 5천억달러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무역업계의 전망이다. 그러면 앞으로 10년내에 수출 6-7위를 넘볼 수 있게 된다.

예상 수출 주력 상품을 보면 IT제품, 자동차, 조선 등은 앞으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섬유류도 신소재 등 고부가가치 분야 개척으로 주력 수출산업의 위상을 유지할 전망이다.

생명공학, 나노기술(NT), 환경기술, 문화콘텐츠, 지식소프트웨어 등 신성장산업도 노력에 따라 새로운 수출 동력 산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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