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LCD 모니터에 14% 관세 부과 움직임

한국산 LCD모니터수출 타격 우려



최근 EU 집행위가 EU 회원국을 대상으로 디지털 시그널 수신기능(DVI) 접점이 있는 컴퓨터용 LCD 모니터에 대해 관세부과를 지시함에 따라 앞으로 한국산 LCD 모니터의 對EU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최근 DVI가 포함된 컴퓨터용 LCD 모니터는 비디오 영화를 볼 때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IT 기기라기보다는 가전오락기기(Entertainment electronics)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 가전오락기기에 부과되는 14%의 관세가 DVI 접점이 있는 LCD 모니터에도 부과되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작년 8억유로의 LCD모니터를 포함한 IT관련기기를 EU로 수출했던 우리나라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LCD 모니터를 포함한 기타 IT 관련기기를 EU 15개국에 수출한 금액은 작년 8억1천만 유로, 올 1~4월까지는 약 1억9천만 유로에 달하고 있다.

특히 독일에서만 연평균 190만대의 DVI 접점이 있는 LCD 모니터가 판매되되는 등 이제품의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수입제품의 대부분이 아시아산이어서 EU의 관세 부과 결정은 향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對EU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결정에 독일은 업계 반발로 관세부과를 중단한 상태지만 네덜란드는 관세를 부과할 예정에 있는 등 관세 부과결정에 EU 가입국들의 찬반 논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진다.

베를린 소재 독일연방정보통신 뉴미디어산업협회(BITKOM)는 컴퓨터용 LCD 모니터를 단지 DVI가 있다고 해서 가전오락기기로 분류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관세 부과가 결정될 경우 WTO의 'IT기기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합의(ITA)'를 위반하게 되는 것으로 앞으로 국제간의 분쟁이 야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오는 9월 예정인 EU 집행위의 최종 결정에 따라 유럽 내 LCD 모니터 시장판도가 크게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러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IT 기업의 EU 협회인 EICTA는 LCD 모니터를 IT기기 또는 가전오락기기로 분류할 수 있는 세분화된 분류 기준을 마련, EU측에 제안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 LCD모니터 생산업체들은 현지공장에서 DVI가 포함된 모니터를 생산함으로써 관세부과를 해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 유럽법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에 이미 생산기지가 있으므로 유럽에서 많이 판매되는 DVI가 포함된 LCD 모니터는 슬로바키아에서 생산하고 관세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모니터만을 한국에서 수입하는 대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 이미지퀘스트 관계자도 "스페인의 생산기지를 활용하여 동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영국과 헝가리에 생산기지가 있어 유럽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며 그러나 " 종전까지 한국에서 수입되던 물량들이 대부분 현지에서 조달된다는 측면에서 한국산 LCD 모니터의 對EU 수출은 크게 감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는 별도로 EU 집행위의 이번 조치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LCD 모니터의 EU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국내의 중소 LCD 모니터 생산업체들에게는 향후 상당한 마케팅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중국이나 대만에서도 상당수의 LCD 모니터가 OEM 및 독자 브랜드 등을 통해 EU로 수출되고 있으나 이들 기업들은 삼성이나 LG처럼 유럽 현지에 생산 공장이 없는 기업들이 대부분이어서 EU의 이와 같은 결정이 이들의 對EU 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