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이 건조한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이 대거 인도되면서 우리나라의 3분기(7~9월) 선박 수출액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7~9월 선박 수출액은 전년 82억6000만달러 대비 6% 늘어난 87억3900만달러(약 11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2017년 116억4000만달러 이후 최대치다. (
해사물류통계 ‘2026년 3분기 선박 수출액 추이’ 참고)
1~9월 누계 수출액은 252억8300만달러(약 34조5000억원)를 기록, 1년 전 222억4100만달러에 견줘 14% 늘어나며 우리나라가 역대 최대 수출액을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탰다. LNG 운반선과 LP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건조 물량이 늘어나고 건조 단가가 상승하면서 수출액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대(對) 아세안(동남아시아) 선박 수출액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신조선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2026년 8월 말 186.34포인트를 기록, 전년 186.26포인트 대비 소폭 상승하며 180포인트대를 유지하고 있다.
1조달러 수출국 초읽기
선박·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호조로 올해 3분기 우리나라 수출액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3분기 수출액은 전년 1849억달러 대비 72% 급증한 3181억달러(약 433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
해사물류통계 ‘2026년 3분기 수출입 실적’ 참고)
1~9월 누적 수출액은 57% 늘어난 8145억달러(약 1110조원)로, 역대 최대인 지난해 연간 실적 7093억달러를 넘어섰다. 사상 첫 연간 수출액 1조달러까지 남은 금액은 1855억달러 규모다.
14대 품목 중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선박, 컴퓨터, 석유제품,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일반기계, 석유화학, 철강 등 9개가 플러스를 보였다.
효자 수출 품목으로 꼽히는 반도체는 견고한 메모리 수요와 단가 상승에 힘입어 전년 대비 219% 폭증한 1479억6000만달러를 일궜다. 총 수출액 중 절반가량이 반도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월 반도체는 사상 처음으로 월 수출액 6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석유제품은 제품 단가 상승으로 전년 대비 60% 신장한 201억6000만달러, 컴퓨터는 글로벌 빅테크기업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기업용 SSD(데이터저장장치) 수출이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421% 폭증한 180억달러, 석유화학은 전년 대비 수출 단가가 상승하면서 10% 늘어난 120억4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또 일반기계는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개선되면서 1% 증가한 121억2000만달러, 무선통신기기는 글로벌 수요 확대로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 30% 증가한 58억4000만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했다.
이 밖에 철강,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등의 품목도 전년 대비 수출액이 늘면서 전체 수출 실적 개선에 힘을 실었다. 반면, 자동차는 중동 전쟁과 주요 국가의 수입 규제로 중고차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1년 전과 비교해 9% 감소한 161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또 디스플레이는 단가 하락과 신제품 출시 일정 연기 등으로 4% 후퇴한 47억6000만달러, 가전은 주력시장인 미국의 주택거래 둔화가 지속되고 대형가전 수요가 감소하면서 7% 줄어든 17억2000만달러, 차부품은 완성차 업체의 현지 생산 비중이 확대되면서 5% 줄어든 52억2000만달러, 섬유는 조업 일수 감소 영향 등으로 1% 감소한 25억6000만달러에 각각 머물렀다.
대미 수출액 전년比 2배 급증
지역별로는 중동을 제외한 6곳이 수출액 증가세를 보였다.
대중국은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 첨단산업 위주로 수출이 늘어나면서 113% 증가한 718억3000만달러, 미국은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 일반기계 등 주요 수출 품목 대부분이 호실적을 보이면서 100% 늘어난 583억3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아세안(동남아시아연합)과 유럽연합(EU)도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며 전년 대비 각각 81% 30% 증가한 592억2000만달러 246억8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이 밖에 중남미와 일본은 전년 대비 각각 14% 17% 늘어난 91억2000만달러 86억5000만달러의 수출액을 각각 신고했다. 반면, 중동은 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 여파로 전년 대비 3% 줄어든 46억달러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7~9월 수입액은 원유와 석탄 등 에너지 수입이 늘면서 전년 1625억달러 대비 25% 증가한 2032억달러(약 276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9월 누적 수출액이 8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7093억달러를 조기에 넘어섰다”며, “이는 우리 산업과 기업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값진 성과이며, 세계 시장을 누비며 치열하게 경쟁해 온 우리 기업인의 땀과 노력 덕분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이 기대되는 상황이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동 지역의 긴장 상황은 여전히 우리 수출에 큰 변수로 남아있다”라고 평가하고, “정부는 주요국 통상 당국과의 고위급 채널을 상시 가동하면서 수출규제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예상치 못한 대외 변수가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남은 4분기에도 수출 상승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