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2-02 17:34

기자노트 - 육상 물류의 초발심(初發心), 로마 가도

시오노 나나미는 서양 세계사의 근간(根幹)을 이루고 있는 로마인들의 이야기를 아주 감칠 맛나게 써서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 대열에 오른 일본 출신 여류작가이다. 그녀가 쓴 ‘로마인이야기’ 시리즈 중 열 번째 책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로마 제국 인프라(Infrastructure)에 대한 이야기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금으로부터 2,300여 년 전에 로마제국에 도로를 만들고 수로를 만들었던 로마인들의 ‘물류’에 대한 이야기이다.
로마인들이 처음 도로를 닦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3세기. 같은 시기 중국에서는 후세에 세계 7대 불가사의중 하나에 속하게 되는 총 길이 5,000Km의 만리장성 공사에 들어갔다. 기원전 3세기는 정말 우연히도 지구 동쪽과 서쪽에서 대대적인 토목사업이 시작된 시기였던 것이다.
로마인들이 기원전 3세기에 시작해서 500년 동안 만들었던 로마가도는 주요 간선도로만 해도 8만 Km에 이르고 지선도로까지 합하면 무려 15만Km에 이른다고 한다. 로마 간선도로인 가도(街道)는 큰 마름돌을 깐 4미터 가량의 차도와 좌우 3미터씩의 인도를 합하여 너비가 10미터가 넘고, 깊이도 4층으로 이루어져 1미터가 족히 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로마가 이러한 대대적인 도로 건설에 나섰던 때는 ‘팍스 로마나(로마에 의한 평화)’가 확립되기 이전으로 로마인들은 줄곧 전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적에 의해 언제 공격을 당할 지 모르는 전시(戰時)에 로마인들이 가도를 건설한 것은 ‘방벽은 사람의 왕래를 차단하지만 가도는 사람의 왕래를 촉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시오노 나나미는 해석했다. 국가방위라는 중차대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이민족과의 왕래를 차단할 것이냐, 아니면 자국내의 왕래를 촉진할 것이냐는 기로에서 로마인들의 선택은 가도로 나타났던 것.
사실 길이라고 하는 인프라는 로마인들이 가도를 만들기 이전부터 존재, 사람과 물자를 꾸준히 실어 날랐다. 하지만 굳이 로마가도가 주목을 받는 것은 도로를 네트워크화하고 또한 그 관리를 항상 잊지 않고 실행한 것이 로마인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혈관을 통해 몸 구석구석까지 피를 보내야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어진 것처럼 로마인들 역시 국가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혈맥 같은 도로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거기서 그치지 않고 도로들을 네트워크화하면 그 기능이 비약적으로 향상한다는 것에 착안, 그물 같은 도로망을 짰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이나 그 오랜 전 옛날이나 변하지 않는 것은 도로를 건설하는 데는 무지막지한 돈이 든다는 것. 로마가도 역시 건설하기 위해 당시로서 엄청난 돈이 들었을 것이 분명한데 이 부분을 로마인들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시오노 나나미는 이 부분에 대해 ‘로마인은 채산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인프라를 구축했다. 실제로 로마인은 ‘사람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인프라를 지극히 중요한 국가의 책무, 즉 ‘공(公)’이 마땅히 담당해야 할 분야로 생각하고 있었다.’ 라고 쓰고 있다.
인프라는 사람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고 그 비용을 ‘공’이 부담하는 것은 세금을 받고 있는 이상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그 옛날 옛적 로마인들이 생각했다는 것이 감동을 준다. 무엇보다 로마인들이 인프라에 대해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로마제국 전역을 망라하는 8만Km의 간선도로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인프라는 경제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로마인들. 결국 이렇게 건설된 로마가도는 로마라는 대제국의 동맥으로 작용했고, 사람이 로마 가도를 가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철도가 보급된 19세기 중엽부터라고 한다.
지금도 대규모 토목공사는 국가가 나서서 시행을 한다. 구축에 많은 돈이 드는 물류 시설의 경우 국가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채산성'이라는 이름에 걸려 우리 사회에서 이루어지지 못하는 공사가 얼마나 많은가. 그랬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인프라는) 채산성을 무시하고서라도 구축했던 로마인들의 마음에 감동을 받은 것은.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

0/250

확인
맨위로
맨위로

선박운항스케줄

인기 스케줄

  • BUSAN JAKARTA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Ningbo Voyager 10/09 10/20 Doowoo
    Ningbo Voyager 10/11 10/21 Heung-A
    Wan Hai 322 10/12 10/29 Wan hai
  • INCHEON FUZHOU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Wan Hai 313 10/13 10/24 Wan hai
    Ever Clever 10/28 11/05 Evergreen
  • BUSAN MOBILE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Carl Schulte 10/10 11/04 MSC Korea
    Tyndall 10/11 11/11 MAERSK LINE
    Cma Cgm Arkansas 10/14 11/08 CMA CGM Korea
  • BUSAN CHENNAI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Tiger Chennai 10/09 10/29 Wan hai
    Navios Utmost 10/11 10/31 FARMKO GLS
    Navios Utmost 10/11 11/01 T.S. Line Ltd
  • BUSAN SINGAPORE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One Triumph 10/08 10/22 HMM
    Cma Cgm Amber 10/11 11/02 CMA CGM Korea
    Msc Kilimanjaro IV 10/12 10/21 MSC Korea
출발항
도착항

많이 본 기사

광고 문의
뉴스제보
포워딩 콘솔서비스(포워딩 전문업체를 알려드립니다.)
자유게시판
추천사이트
인터넷신문

BUSAN OSAKA

선박명 항차번호 출항일 도착항 도착일 Line Agent
x

스케줄 검색은 유료서비스입니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시면 더 많은 스케줄과
다양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