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18 17:34
수출업체, “근해항로 운임인상은 계약파기” 강력 반발
삼성전자 등 외국선사 이용 심각히 고려 중 밝혀
고려, 흥아, 동남아해운 등 근해항로 정기선사들의 운임 인상이 지난 15일부터 단행됨에 따라 하주들이 이에 대해 계약 파기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고려해운 등 한일, 한중, 동남아항로를 취항하는 7개선사는 최근 “운항원가 상승에도 선복의 대폭적인 증가로 경쟁선사간 집하경쟁이 야기되는 등 대내외적인 여러 요인으로 인해 원활한 정기선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해상운임이 하락됐다”며 “이에 따라 운항적자에 따른 항로부실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용선료 상승과 高유가까지 겹쳐 서비스 축소나 중단의 상황에 직면하게 돼 건실한 항로 육성 차원에서 이달 15일부터 선적지 입항선부터 고강도의 최저운임제를 시행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 국내 대형하주업체들은 향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며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간 12만TEU의 국내 최대하주인 삼성전자의 정연돈 부장은 “근해선사의 어려움은 이해하나 계약기간이 1~3달이 남아있는 만큼 하주들에게 적응기간을 부여해야 하며 운임인상 전 하주와 협의를 거치는 등 조정이 필요한 사항인데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이해 못할 부분이다”고 밝혔다.
선ㆍ하주는 공생관계…일방적 통보는 있을 수 없어
그는 또 “선사와 하주는 공생해야 하며 특히 수출은 12월말, 수입은 내년 3월까지 계약기간이 어느 정도 남은 상태에서 계약을 파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고객 우선 정책이 없는 물류 기업은 반성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내최대 냉동화물 환적처리 대리점인 그로발스타 진병수 대표이사는 “청구서 자체를 받을 수 없는 현실, 건화물의 경우 운임이 바닥인 점 등 선사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냉동 화물의 경우 어느 정도 유보된다고 해 안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태도를 바꿔 15일부터 일괄적으로 운임을 인상한다고 통보해와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에서 이뤄지던 냉동화물 환적이 최근 운임을 이유로 국내로 옮겨와 연간 10만~15만톤정도가 환적 처리되고 있고 환적에 따른 하역비, 입항료, 트러킹비용, 창고보관료 등 약 3천달러의 부가이익이 창출되고 있는 시점에서 근해항로선사들의 운임인상으로 고부가가치 냉동화물이 중국으로 급속히 이전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관계자는 “이번 인상으로 20피트 컨테이너당 600달러하던 부산~도쿄/요코하마 운임이 900달러로 약 30% 이상로 급등했다”며 “750달러까지는 경쟁력이 있으나 30% 인상은 부산 감천항의 냉동화물 허브기능에 치명상을 안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부산항이 냉동화물 허브기능을 잃을 경우 선사들이 대량 보유하고 있는 고가의 냉동컨테이너가 무용지물이 돼 결국 장기적으로 선사들도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경고했다.
부산항 냉동화물환적허브기능에도 치명타 경고
현재 러시아산 냉동 수산물의 경우 중국 및 일본의 직기항 노선 부족과 냉동컨테이너수급상의 이유, 중국 냉동창고 스페이스 부족 등으로 부산항에서 환적돼 중국ㆍ일본으로 향하고 있는데, 일본과 중국은 부산항으로 환적되는 냉동화물을 자국에 유치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 운임인상이 계속 유지될 경우 냉동화물 하주나 바이어들은 부산항 환적을 포기하고 러시아~일본/중국 등의 직기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정연돈 부장은 “먼저 국익을 위해 국적선사를 이용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외국적 선사를 이용할 수도 있다”며 “중국쪽의 경우 평택항의 이용 비중을 높이고, 현재 6개 선사를 이용하고 있으나 앞으로 평가후 경쟁력있는 2개선사로 압축해 물량을 집중 운영 하겠다”고 밝혔다. 또 “삼면이 바다인 이점을 십분 이용 연안운송 활성화와 e 비즈니스 활용 등 물류비 절감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선사, 하주, 정부 차원에서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 수출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번 근해 선사들의 생존을 위해 더나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서비스 기반 구축을 위한 운임인상의 당위성은 매우 공감하나 절차상 문제와 하주와의 대화 부족 등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감정적인 문제로 비화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글 부산지사 하어육 기자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