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04 18:06

대형 터미널운영사, 인수합병 등 세계시장지배력 높여

HPHㆍP&O포트 주도…EU는 경쟁규칙발효로 자국시장 보호

대형 컨테이너선사들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터미널운영사들도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급속히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MI 임종관 박사는 최근 글로벌 20대 터미널운영사들이 전 세계 항만처리량의 56.7%를 차지하고 있다고 영국 해운컨설팅업체인 드루어리(Drewry) 자료를 인용해 밝혔다. 이중 미국기업은 SSA 마린과 CSX 월드터미널사 뿐이고, 나머지 18개사는 아시아 및 유럽 기업들로 밝혀졌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 에버그린, 코스코, 한진, APL 등 10여개 선사들도 자회사 형태로 터미널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터미널운영사들의 인수ㆍ확장사업이 계속됨으로써 향후 5년동안은 HPH(홍콩)와, PSA(싱가포르), APM 터미널(덴마크), P&O포트(영국) 등 4대 운영사와 기타 운영사들 간의 시장지배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한해 4대 운영사들의 화물처리량은 9,300만TEU를 기록 시장점유율이 33.6%에 달했다. 이중 HPH는 3,670만TEU를 처리해 13.3%를 차지했고, PSA가 2,620만TEU(9.5%), APM 터미널이 1,720TEU(6.2%), P&O포트가 1,280TEU(4.6%)씩을 각각 처리했다.
이와 함께 터미널운영 메이저사들의 인수확장이 지속될 경우 이들 4대 운영사들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수년간 확장사업을 추진해온 터미널운영사로는 HPH와 P&O포트 등이고 미국선사인 시랜드를 인수한 APM 터미널은 단숨에 3위로 올라섰다. 이외에 드루어리가 조사한 지난해 이후 기존 터미널 운영권이나 터미널운영사를 인수한 사례는 7건이 넘는다.
이들 대형 터미널운영사들은 한편 미국 시장보다 아시아나 유럽 등지에서 시장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터미널 운영시장은 세계 최대 민간전문 터미널운영사인 HPH조차 진출하지 않았을 정도로 미국적 선사의 자회사가 운영하거나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공용터미널이 보편화돼 있고 운영사들 간에 세분화돼 있어 어떤 운영사도 7% 이상의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럽과 아시아 터미널운영시장은 그러나 북미지역과 달리 대형 터미널운영사들의 시장지배력이 강한 편으로 조사됐다. 극동지역에서 HPH는 총 물동량의 25% 이상을 처리함으로써 2위인 홍콩의 CMH사보다 3배나 많은 실적을 나타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는 업체로는 HPH를 비롯해 CMH, 코스코 퍼시픽, APM 터미널, CSX월드 터미널, P&O 포트, 드라가도스사 등이 있다.
이같은 대형업체들의 시장지배력강화에 따라 유럽위원회는 그동안 터미널운영시장 집중현상을 간과해왔으나 최근 들어선 터미널운영집중을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이미 경쟁규칙들을 발효, HPH사의 북유럽확장계획을 저지한 바 있으며, 경쟁규칙 관련 기관은 PSA와 P&O포트의 향후 움직임도 주의 깊게 관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아시아의 인도에서도 뭄바이항과 첸나이항에서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P&O 포트의 경우 향후 입찰 참여가 어렵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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