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24 20:36

매미가 할퀴고 간 부산항, “그래도 배는 들어온다”

피해부두 이용선사 중 30% 기항지 변경 고려
업계 전반적으로는 부산항 이탈 의식 팽배


크레인이 파손된 이후에도 부산항에 계속 들어온다. 하지만 향후 기항지 변경가능성은 어느 정도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정책동향 연구실이 지난 9월 16일 태풍 매미의 피습에 따른 부산항 주요 기항 선사의 대응 조치와 부산항 기항 변경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전화 설문 조사한 결과가 이같이 드러났다. 이번 설문은 크레인 전복 사고를 당한 자성대 및 신감만 부두 이용 17개 선사와 부산항 내 기타 부두를 이용하는 10개 선사 등 총 27개 선사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피해부두를 이용하는 선사 17개사 중 7개(41.2%) 선사는 계속 기존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다른 터미널로 화물을 옮긴 선사가 9개 선사(52.9%), 광양으로 옮긴 선사가 1곳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환적 화물을 외국 항만으로 옮겨서 처리한다고 응답했던 선사는 단 한곳도 없었다. 또한 대부분의 피해 터미널 이용 선사들은 터미널이 정상화될 때까지 다른 터미널로 전배시켜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선사들은 특히, 자성대 터미널보다 컨테이너 크레인이 1기 밖에 없는 신감만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는 선사들로 대부분 신선대, 감천, 감만 등으로 선박을 전배 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성대, 신감만에 기항하는 17개 선사들 중 화물연대 파업과 태풍 피해 등으로 부산항을 떠나 기항지를 이전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응답한 선사는 29.4%에 달하는 5개 선사로 조사되었다.
특히, 기항지를 이전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응답한 선사들을 대상으로 유력한 기항지를 물어본 결과, 중국 등 국외 항만을 고려하는 선사가 3개, 나머지 2개 선사는 국내외 항만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그러나 부산항 내 타 부두 기항 선사들은 큰 피해가 없어, 자성대와 신감만을 제외한 부산항의 다른 부두를 이용하고 있는 10개 선사들은 태풍 피해 이후 부산항 이용에 따른 불편은 자성대, 신감만 터미널 기항 선사에 비해 그다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대부분 선사들이 선적 지체, 기항 지연 등으로 인한 부킹률 저조, 일부 화물의 침수 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선사들에 대해 해운업계 전반적인 경향으로서 기항지 이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크다’고 응답한 선사가 전체 10개 선사 중 8개에 달해 업계 내에서는 부산항 이탈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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