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06 17:28

섬유 수출업계 이중고

(서울=연합뉴스)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과 미-베트남간 섬유쿼터협정 체결로 섬유업계 최대 투자처인 중국과 베트남의 수출환경이 악화되면서 섬유 수출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6일 업계와 한국의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베트남이 면니트셔츠 등 38개 섬유 품목에 대한 수출쿼터 설정에 합의하고 시행에 들어가면서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업체들의 대미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3년 2월말 현재 우리나라 섬유업계의 베트남 직접투자는 119건, 2억833만달러에 이르며 신고없이 진출한 업체나 임가공 무역업자를 포함하면 베트남 투자업체수는 300개가 넘을 것으로 의산협은 추정하고 있다.
이중 작년 1월 이후 투자가 49건 3천549만달러에 달하는 등 최근들어 투자가 집중돼 기존 수출실적이 미미하기 때문에 수출실적을 토대로 쿼터를 설정할 경우 우리업체들의 쿼터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의산협 금경연 부장은 “우리 업체들은 대부분 2001년말 미-베트남 무역협정 체결 이후 대미수출 관세혜택을 얻기 위해 투자한 반면 홍콩, 대만 등 경쟁국은 그 이전부터 투자해 우리보다 수출실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 업체가 쿼터 확보에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쿼터가 적용되면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업체들의 대미수출이 30% 감소할 것으로 의산협은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에서의 쿼터 확보 경쟁과 아울러 홍콩, 중국 등지에서는 사스가 확산되면서 섬유 수출업계가 입는 타격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중국 투자업체들의 수출 환경이 악화되는 데다 중국 이외 투자업체들도 중국 근로자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조업에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섬유업체의 중국 투자법인 관계자는 “미주나 유럽의 바이어들이 중국에 들어오려 하지 않고 중국 현지 업체가 자국을 방문하는 것도 꺼리는 상황이어서 신규 계약 체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효성 관계자는 “미주 및 유럽 수출의 경우 대부분 홍콩에서 바이어 상담이 이뤄졌지만 홍콩내 사스 확산으로 상담이 불가능해졌다"며 “이에 따라 우리측에서 직접 미주, 유럽 현지를 방문하는 자구책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의산협 관계자는 “사스 확산지역은 물론이고 사이판 등 중국 이외의 지역에 공장을 구축한 업체들도 중국 근로자의 입국이 금지되면서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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