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02 11:33
(서울=연합뉴스) 적자전망에서 흑자전망으로, 그러나 다시 적자로. 1일 관세청을 통해 3월 수출입실적 잠정치가 나오자 수출입을 전담하고 있는 산업자원부조차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잠정치 결과가 전날 흑자전환을 내다본 산자부의 허를 찔렀기 때문이다.
3월31일 하루 실적은 수출 8억2천100만달러에 수입 9억4천900만달러, 무역적자 1억2천800만달러. 매월 마지막날에 적자가 생긴 것은 유례 없는 일이다.
그동안 매월 마지막 날은 항상 무역흑자가 났었고 최근 몇 개월간은 말일 하루 무역흑자가 보통 3억-4억달러, 많으면 5억달러 이상에 달했기 때문에 이 달에도 마지막 날 3억-4억달러 흑자를 내면서 전날까지의 적자규모 2억3천400만달러를 상쇄하고 소폭 흑자를 내다보는 일은 수출입 전문가라면 누구나 가능한 예측이었다.
그러나 이런 예측을 깨고 마지막날 유례없는 무역적자가 발생한 `사건'이 시사하듯 3월 무역수지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
월 초반에는 고유가 탓에 적자 쪽에 무게를 두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18일까지 적자규모가 24억달러에 달한 뒤 이라크전이 터진 20일까지만 해도 수출은 86억7천만달러, 수입은 108억7천만달러로 무역적자가 22억달러에 달했다.
이런 상황은 이라크전 발발 이후 달라졌다. 수출이 월말을 바라보며 탄력을 받으면서 `볼륨'이 커진 반면 수입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었다.
물론 1.4분기말이자 월말이 다가오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출은 당기고 수입은 미루는 움직임이 미세하게 나타난 것도 주요 원인이 됐다.
3월 무역수지 누계는 24일 17억4천만달러, 25일 15억3천만달러, 26일 13억7천만달러 27일 10억3천만달러, 28일 6억5천만달러 등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게다가 29일 2억달러대로 떨어지자, 마지막날인 31일에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예상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예상은 하루 사이에 빗나가버리고 말았다.
평소 하루에 1억달러를 넘기 힘든 원유 수입액이 31일 하루에만 2억4천400만달러에 달했던 것이 예상을 빗나가게 한 주요 원인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도 잠정치 집계에 앞서 적자전망에 무게를 실었지만 집계결과로는 소폭 흑자가 나온 바 있다. 물론 1월 확정치에서는 적자가 발생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수출입 환경이 온갖 변수들 탓에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수출입에 있어서의 `관치(官治)'도 완전히 사라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무역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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