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3-18 18:01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 이라크전쟁 위기의 영향으로 올들어 전자 제품의 중동지역 수출물량이 급감하고 현지 거래선들의 선적 보류요청이 잇따르는 등 전자업계의 중동 수출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8일 업계와 한국전자산업진흥회 등에 따르면 백색가전을 비롯한 가전제품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8천650만달러에 달하던 중동지역 23개국에 대한 수출규모가 하반기 이후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면서 지난 1월에는 7천만달러로 축소됐다.
컴퓨터와 프린터, 펙시밀리 등 산업용 전자제품의 수출도 작년 8월 한 달간 1억 100만달러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수출물량이 점차 줄어들면서 작년 12월 9천400만 달러에 이어 지난 1월에는 8천100만달러로 급감했다.
중동지역에 대한 해외투자는 지난해 12월 4건(290만6천달러 상당)이 성사된 이후 올 들어 지금까지 업종을 막론하고 투자신고가 전무한 실정이다.
실제로 삼성전자[05930]는 중동의 시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최근 수년간 수출루트 개척에 주력, 줄곧 목표액수를 초과 달성해온 이 지역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매출액이 두 달 연속 목표치에 10% 가량 미달했다.
삼성전자 해외마케팅 담당자는 "이라크 전쟁 발발이 임박하면서 중동 현지 딜러들이 수출제품의 선적을 무기한 보류해 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며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중동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66570]도 최근 이라크와 주변국에 대한 가전제품 수출 물량이 작년 말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수출목표와 각종 마케팅 이벤트 등의 계획 재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자업계의 중동지역 수출비중은 전체의 2-3% 정도로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지만 시장잠재력이 큰 이 지역에 대한 국내 대기업들의 수출 드라이브 전략에는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faith@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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