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21 11:21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올 상반기까지도 약세를 면치 못하던 해운업계 운임이 최근 유조선과 벌크선을 중심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동과 극동을 오가는 유조선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WS(World Scale) 지수는 이달 중순 79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WS는 작년 1월 114.15 이후 하락을 거듭, 올 3월 33.2까지 떨어진 뒤 지난 달까지도 30대에서 머물렀다. 해운업계는 WS가 80 이상 돼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조선 운임이 오른 것은 겨울철에 대비한 유조선 수요 증가와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벌크선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BDI(Baltic Dry Index)도 이달 15일 1천340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까지 올랐다. 지난해 미국 9.11 테러 사태 이후 840대까지 떨어졌던 BDI는 올 6~7월 900선을 회복한 뒤 지난달 이후 1천대를 유지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작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게 주요 원인"이라며 "연말까지 안정적인 운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운임도 이달 초 발생했던 미국 서부 항만 파업 사태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 1월 450대까지 내려갔던 컨테이너 용선료 지수(HR:Howe Robinson Index)도 지난 달 640을 넘어선 뒤 이달에는 650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또 파업에 따른 화물 적체로 운임 인상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해운업계의 경우 평소보다 10~15%가량 빈 컨테이너가 부족한 데다 운항스케줄이 회복되기까지는 최소 두 달 가까이 걸릴 전망이어서 당장 운임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11월부터 컨테이너선은 비수기에 들어가는 데 미 항만 파업 여파로 운임이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gc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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