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8-10 10:15

지난 2분기 조선업계, 컨테이너선 수주 잇따라 성공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 조선업체들이 최근 경기 선행지수격인 컨테이너선 대량수주에 잇따라 성공, 지난해 미국 테러사태 이후 크게 위축됐던 컨테이너선 발주시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10140]은 지난 1일 프랑스 최대 해운선사인 CMA.CGM으로부터 5천500TEU(1 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옵션분이 포함되지 않은 정식 계약물량만을 나타낸 것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총 4억2천만달러에 달하는 규모.

외신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9540]도 최근 이스라엘 선사로부터 5천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약 2억달러에 수주했으며 삼호중공업 역시 이탈리아에서 5천900TEU급 2척과 6천500TEU급 1척 등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3척을 수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말 2천55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옵션분 5척 포함)을, 한진중공업[03480]은 6-7월에 걸쳐 4천800TEU, 4천900TEU급 등 총 6척의 컨테이너선을 잇따라 수주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들어 컨테이너선 대량 수주가 잇따르자 업계에서는 올 1분기까지 꽁꽁 얼어붙다시피 했던 컨테이너선 시장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처럼 5천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대량으로 발주되기는 지난해 9.11 테러사태 이후 처음"이라며 "발주시장이 테러사태의 영향을 점차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조선공업협회의 시황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초부터 컨테이너선 종합용선지수가 꾸준히 상승, 6월말 현재 연초대비 약 3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5월 아시아.북미 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작년 동기대비 25.9% 증가, 월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나타내는 등 컨테이너선 운송 시황도 2분기 들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그동안 선가가 하락세를 지속, 선박수주에 `저가 메리트'가 작용할 수 있는데다 미국 등 세계경기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최근의 컨테이너선 수주를 본격적인 시황회복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물동량과 발주량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경기가 불투명하고 최근 3년간 발주된 컨테이너선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시황이 쉽게 좋아지긴 힘들 것"이라며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에야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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