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6-20 09:12

미국경제 아직 불안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여 엔화,유로화 등 선진국 통화와 한국 원화 등 아시아 국가 통화들이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2002년 연말) 지속될 것이라 한다. 미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는 있으나 추가 테러 공격에 대한 불안 등으로 본격 회복은 아직 불투명하다. 2001년에는 미국 경제 침체의 여파로 세계경제 성장률이 불황수준인 1.2%로 90년대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결국 2002년 미국 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경우 세계 경제 회복도 그 만큼 어려워질 것이다. 국내 경기는 2001년 3/4분기에 저점을 통과한 후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이러한 미국 경기의 추이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큰 변수이기에 우리는 이에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세계경제는 국가간 경제의 상호의존도가 커졌고 그만큼 교란 요인의 전세계적 확산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를들어 경제성장기여도에 있어서 국제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년전에 비해 2배로 증가했으며 경제에서 대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대했다. 결국 국가간 정보 흐름이 빨라지고 이에 따라 심리적 요인에 의해 실물 경제가 좌우되어 경기 변동폭이 확대되거나 미국 등의 기대 심리 불안이 급속히 전파되어 세계 경제 전체의 활동을 위축시키게 된다. 우리 경제는 현재의 경기회복 국면 지속을 위해 제반 대외여건을 면밀히 관찰하고 사전에 대비해야할 것이다. 특히나 선거,월드컵 등으로 사회전반이 들떠있고 정치리더십이 크게 약화된 상태이기에 대외의 작은 불안 요인이 국내경제에 큰 충격을 줄수 있는 것이다.

미국경제: 테러 충격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세

미국 경제는 9ㆍ11 테러가 있었던 2001년 3/4분기 마이너스(-1.3%)성장을 했으나 4/4분기부터 플러스로 반전되면서 2002년 1/4분기중 5.6%의 높은 성장률(1998년 이후 최고로 높은 수치)을 기록하는 등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유연한 경제시스템을 활용해 동 효과를 거뒀는데 이에따라 기업의 실적이 호전되었고 투자확대 등으로 경영 여건이 개선되는 추세이다.

불확실 요인이 잠재된 불안한 상승세 지속

그러나 이러한 가시적인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있다. 1/4분기의 높은 성장은 주로 재고가 줄어드는 속도가 크게 둔화(재고투자가 줄면 GDP 성장 마이너스 효과)된데 기인한 것에 불과하며 2/4분기 이후 성장 감속이 예상될거라는 것이다. 또한 경기가 일시 회복되었다가 다시 침체하는것이 아니냐는「더블 딥(double dip)」가능성도 제기 되고 있는데 1957년 이래 미국에서 나타난 7차례의 경기 침체 중에서 뚜렷한 더블 딥이 5번 발생했다. 경제 회복에 대한 이러한 불안요소 혼재로 당초 예상보다 완만한 회복 기조를 보일 전망이나 이미 2001년 1/4분기에 성장률은 바닥을 쳤으며 현재의 경기 상승 국면이 계속될 것이며 향후 소비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더블 딥」으로 미국 경기가 다시 나빠질 가능성은 낮다.

일본경기-후퇴 가능성이 점처지는 단발적 개선

2002년초 미국 경제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형성되었다가 경기회복 속도 둔화로 인해 우려감이 확산된데 반해 일본 경제는 당초 경기회복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최근 개선의 기미를 보이면서 기대감이 상승되고있다.
일본정부는 5월 17일 월례경제보고에서 최근 일본의 경기가 "아직 어렵기는 하나 바닥을 쳤다"고 선언한 바 있고 일본 경기는 이제 최악의 상태를 지나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경제는 연초의 최악의 상황에서는 탈출했으나 내수에 의한 본격회복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렵다. 최근의 경기회복은 수출에만 의존하는「단발엔진」으로 본격적인 경기 회복으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음이다. 일본 역시 미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경기가 다시 후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분간 달러화 약세 지속

2002년 연말까지는 미국으로의 자본유입 둔화 지속으로 달러화 약세가 예상되는데 이는 그 동안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보충해왔던 미국으로의 자본유입이 계속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의 자본유입 감소는 미국내 경제 펀더멘털보다는 미국 시스템에 대한 불신에 기인 한 것 으로 미국 시장이 더 이상 국제자본의 수익성과 안전성을 충족시켜 줄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달러화 약세의 장기화는 미국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 달러화 약세가 당장은 미국 업체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는 있으나 수입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 악화를 초래하여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에 따라 미 중앙은행(연방준비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연결될 경우 소비심리는 더욱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GDP의 2/3를 차지하는 소비의 위축과 이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으로 인해 우리의 대미 수출이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 또한 미국 달러 약세와 자본 유입 둔화에 따른 증시침체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초래되고 있다. 특히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국제자본의 속성상 부동화가 진행되면 위험도가 높은 나라에서 투자자금이 급속히 유출되어 일부 개도국은 외환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이어 국내 금융시장에도 교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큰데 금융시장 개방과 외국자본의 국내금융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한국의 금융시장은 미국 및 세계 금융시장의 직접적 영향하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화 약세는 우리 산업 구조의 재편 및 경제체질 개선을 촉진시키는 긍정적 효과로도 작용한다. 과거 일본이 85년 이후 엔고의 위기를 산업재편 및 체질개선의 기회로 활용했듯 그 수익구조가 원화 약세에 의존해 있는 저부가가치 산업들이 환율 변동에 영향을 덜받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말이다.

미국에 대해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통상정책 추진해야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와 경제불안으로 인해 통상압력이 거세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우리는 미국 산업계의 여론 동향과 반덤핑 제소 등에 대한 정보수집을 강화하고 특정 품목에 있어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는 한편 업계가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촉구해야한다.
또한 불안한 대외여건을 감안해 경제 안정화에 주력하는 한편 미국 경제 및 국제금융시장의 향후 방향에 대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이에 대비해야한다. 당초 안정적인 경기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던 미국경제가 불안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기존 대외여건 전망을 바꾸고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우리경제의 대외여건과 기업경영환경이 크게 변모해야한다. 특히, 기업들은 달러 약세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는 한편 달러 약세 지속에 대비한 비상경영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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