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3-26 10:15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중남미는 한국 무역수지 흑자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효자시장이며 철저한 시장조사와 적극적인 마케팅이 접목되면 국내기업들이 수출기반을 다질 수 있는 지역이다"
기현서 KOTRA 중남미본부장겸 멕시코 무역관장은 26일 연합뉴스 회견에서 한국의 대중남미 진출강화 방안에 관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와 미수교국이지만 한국상품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은 쿠바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접근을 통한 시장개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KOTRA 중남미본부의 올해 중점 사업방향은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세계 경제회복 예측에 따라 중남미 경제도 하반기이후 본격적으로 풀릴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본부는 회복효과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본부 전략사업을 올초부터 조기추진하고 전략사업에 대한 사업지도(Business Map) 경우도 중남미 11개 무역관 참여아래 지난 1월말까지 완료, 1.4분기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한.일 월드컵에 중남미 7개국이 참가함에 따라 월드컵 특수도 전망돼 스포츠 마케팅 강화차원에서 중남미 공동구매단 방한사업을 지난달부터 전개중이다. 중남미가 인터넷붐을 타고 IT산업 유망시장으로 떠오름에 따라 IT산업 총력마케팅을 상반기로 앞당겨 시장선점 활동을 강화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수출품목 고도화와 경제회복에 따른 플랜트 수요증대에 대비, 대대적인 중소형 플랜트시장 개척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중남미의 플랜트 시장규모는 연간 약 100억달러로 추산되며, 올해 플랜트 시장은 4%안팎의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은 가격대비 고품질 플랜트로 승부를 걸어야 시장개척이 가능하며, 철저한 시장조사와 마케팅을 접목시킬 경우 수출기반을 확실히 다질 수 있다.
-- 중남미 수출시장에 대한 평가는
▲ 중남미는 불황에도 불구, 지난해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3.8%를 기록할 정도로 유망시장이며 우리의 무역흑자 93억달러중 3분의 2(63억달러)를 차지한 `효자시장'이다. 올해 수출시장은 상반기 조정단계를 거쳐 하반기부터 활성화할 것으로 보여 전체적으로 7∼10%의 수입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은 아르헨 위기가 이미 반영됐고 브라질과 칠레의 외환시장도 안정을 유지하는데다 멕시코 등 중남미 경제의 세계화가 상당히 진척돼 아르헨 사태에도 불구, 미국시장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 올해 중남미본부의 수출목표는
▲ 금년도 중남미본부의 총수출목표는 105억달러로 잡았다. 중남미본부 산하에는 11개 무역관이 있고, 수출목표 달성을 위해 본부 전략사업과 무역관 단독사업 등을 통해 수출 직결사업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 멕시코 페소화의 강세 배경은
▲ 아르헨 사태에 따른 중남미 경제위기와 미국 금리 하락, 국내 거시경제 안정등으로 외국인투자가 몰리기 때문이다. 외국 투자가들은 안정성과 수익성에 있어 멕시코를 주변국가중 최고로 평가하고 있으며, 400억달러 규모의 예비투자가 대기중이다. 이런 이유로 노조, 세제 등 각종 개혁안 추진 불투명 및 정부와 국회 대립 등 정치적 불안요인에도 불구, 페소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S&P 등 국제신용 평가기관에서도 멕시코 국가위험도를 사상 최저인 270 포인트내외로 평가하는 등 멕시코에 대한 평가가 양호한 것도 강세의 배경이다.
-- 멕시코 산업의 대미 의존도는
▲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제 발효 이후 급속도로 미국경제화되고 있으며,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미국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NAFTA 이후 멕시코, 미국, 캐나다간에는 연간 무역량이 12% 성장했으며 미국은 멕시코 수출의 85%를 소화한다.
미국의 멕시코 투자도 급증, 94년부터 2000년까지 1만2천355개의 미기업이 약 430억 달러를 투자했고, 양국 교역량도 NAFTA 체결전보다 240% 증가했다. 멕시코의 대미 수입비중도 93년 6.9%에서 2000년 11.2%로 대폭 증가했다.
멕시코는 NAFTA 이후 미국기업들의 주력시장이 되는 등 양국 경제는 분리가 어려울 정도로 통합됐다. 멕시코는 중남미국가라기 보다는 미국 경제와 직결된 미국경제의 일부로 봐야한다.
-- 폭스 정부의 경제정책은
▲ 국내산업 활성화와 경제개혁을 통한 선진국가 건설로 요약된다. 금융부문 안정을 통한 거시경제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부패근절책으로 밀수단속 및 세관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진행중이다. 지난해 압류 밀수품은 전년대비 15배에 이르며, 1천900여명의 부패 공직자를 정리했다.
노동법과 세제개편 등 각종 개혁을 추진중이나 의회와의 마찰로 진전은 없다.
이밖에 회사 설립절차의 간소화, 중소기업 육성책을 통한 고용창출 등 기업우호적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 멕시코 경제 전망은
▲ 대외기관은 낙관, 국내기관은 비관으로 요약된다. IMF는 경제성장률을 1.7%로 상향조정했으나 멕시코 민간경제연구소(CEESP)는 1.5%로 하향조정했다. IMF는 미 경기 회복세 등으로 멕시코 경제를 낙관하지만, 민간경제연구소는 미경제 회복속도가 너무 느려 국내소비 회복이 더딘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는 거시경제와 금융부문 안정으로 아르헨 위기의 영향이 거의 없었다. 다만 고평가 상태인 페소화가 평가절하될 경우 인플레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며 비석유부문 경상수지도 미경기 회복속도에 따라 직영향을 받기때문에 다소 유동적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대체로 3월중 경기가 바닥을 친 뒤 1.4분기 이후엔 꾸준한 성장세를 점치고 있다.
-- 쿠바시장의 잠재력과 수출유망 품목은
▲ 우리와 미수교국이고, 미국의 경제봉쇄가 지속되고 있으나 의외로 한국제품이 많이 진출해 있다. 한국산 가전제품과 자동차가 각각 70%와 30%의 시장점유율을 보일 정도이다. 따라서 한국제품에 대한 쿠바인들의 인지도는 매우 높은 편으로 한국제품의 우수성과 `품질한국'의 이미지가 확고히 심어졌다고 본다.
한국업체 및 관계당국에 따르면 한국의 대쿠바 간접수출규모는 연간 약 1억달러에 이르며 그 규모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쿠바는 한국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월등한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유일한 시장이라는 사실이다. 쿠바는 관광사업의 확대와 해외거주 쿠바인의 국내송금 증가, 제한적인 민간식당 및 상점 허용 등에 따른 소비가능 계층이 늘면서 앞으로도 시장확대가 예상된다.
따라서 쿠바시장은 미래의 잠재시장으로 개방에 대비한 선점이 필요하지만 당장은 미국의 경제봉쇄가 걸림돌이다. 유망품목은 구매력이 낮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비재보다는 중소형 플랜트를 비롯한 각종 산업설비이며 또한 가격이 비싼 신품보다는 중고 자동차나 중고 기계류, 재생 카트리지 등이 유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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