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전쟁 이후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에 고립돼 있던 SK해운의 17만4000㎥급 LNG 운반선 <레브레사>(LEBRETHAH)호가 호르무즈해협을 빠져 나왔다.
외교부 박일 대변인은 11일 “우리 선박 1척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서 항행 중에 있다”며 “타 국적의 용선사 측이 (해협 통과를) 주도했고 선박의 목적지도 우리나라가 아닌 제3국”이라고 국적선의 전쟁 해역 탈출 소식을 확인했다.
<레브레사>호는 한화오션에서 지난 2025년 2월 건조한 신형 LNG선으로, 라이베리아에 선적(船籍)을 두고 있고 한국선급(KR)과 프랑스선급(BV)에 이중 입급했다. 선주배상책임보험(P&I보험)은 노르웨이 스컬드(SKULD)에 가입해 있다. 승선 인원은 한국인 8명을 포함해 총 27명이다.
이 선박은 SK해운에 인도된 뒤 카타르에너지와 체결한 장기 계약에 투입돼 LNG 수송을 벌이고 있다. 이번 해협 통과도 카타르에너지에서 주도한 걸로 알려졌다.
선박 위치 정보에 따르면 <레브레사>호는 한국 시간으로 지난 10일 저녁 해협을 빠져 나와 아라비아해에 진입했다. 12일 오전 10시 현재 파키스탄 카라치 인근 해상을 운항 중인 걸로 확인된다. 이 선박의 최종 도착지는 포트카심항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 선박은 카타르에너지가 자국에서 생산해 파키스탄에 판매한 LNG를 수송하고 있다”며 “호르무즈해협과 파키스탄이 가깝기 때문에 도착지 항구에 금방 입항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적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빠져 나온 건 HMM의 30만t(재화중량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위너>(UNIVERSAL WINNER)호에 이어 두 번째다. <유니버설위너>호는 지난 10일 울산항 SK부두에 안전하게 입항했다. 이로써 호르무즈해협에 남아 있는 국적 선박과 선원은 각각 24척 139명으로 줄었다.
선원 노조 단체도 환영 성명을 냈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은)은 성명에서 “극도의 불확실성과 위험 속에서도 안전을 확보하고 항해를 재개한 레브레사호의 한국인 선원 8명을 포함한 모든 선원의 무사 항해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통과 협상이 우리 정부가 아닌 용선사 주도로 이뤄진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선원노련은 “우리 선원 보호가 민간과 외국 기업의 협상에 의존하는 구조가 반복돼선 안 된다”며 “대한민국 선원과 선박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기본 책무다. 정부는 상황 관리에 머무르지 말고, 위험 해역에 있는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 확보를 위한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외교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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