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14:00

동남아항로/ ‘수요강세 효과’ 4개월 연속 운임 두자릿수 상승

中 노동절연휴 특수로 선복부족 현상


 
동남아항로 시황이 중국 시장의 호조와 선박 전환 배치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6만8100TEU(잠정)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5만4700TEU에서 4% 성장했다. 이로써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연속 성장 곡선을 그렸다. 전달인 2월의 33만3700TEU에 비해선 10%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수입화물이 견실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달 수출화물은 전년 동월 대비 0.5% 늘어난 17만4900TEU, 수입화물은 7% 늘어난 19만3200TEU로 집계됐다. 수출화물은 지난해 8월까지 18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다 그 다음달부터 상승세로 전환해 7개월 연속 성장했다. 수입화물은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연속 오르막길 행보를 보였다.

국가별로 베트남 등 5개국이 강세를 보였다. 물동량 1위 국가인 베트남은 13% 늘어난 12만7400TEU, 2위 태국은 3% 늘어난 5만8000TEU, 4위 말레이시아는 10% 늘어난 4만1900TEU, 6위 필리핀은 15% 늘어난 2만3700TEU, 7위 싱가포르는 9% 늘어난 1만8900TEU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3위 인도네시아는 3% 감소한 4만6100TEU, 5위 대만은 14% 감소한 3만3400TEU, 8위 홍콩은 22% 급감한 1만8600TEU를 내는 부진을 보였다. 특히 홍콩은 2021년 10월부터 2년 6개월째 감소 곡선을 이어가는 한편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2만TEU 선을 밑도는 실적을 신고했다.

운임은 우리나라와 중국발 모두 상승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4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1500.1을 기록, 전달인 3월의 1425.9에 비해 5% 올랐다. 월간 SEAFI는 지난 2월 2022년 9월 이후 최고치인 1565.1까지 급등한 뒤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반등했다.

노선별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싱가포르행 286달러, 베트남 호찌민행 320달러, 태국 램차방행 368달러, 필리핀 마닐라행 6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 307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362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베트남 항로에서 15%, 태국 항로에서 10% 오르는 호조를 띠었다. 필리핀 항로 운임은 지난해 4월 이후 딱 1년 만에 플러스로 올라섰다.

주간 SEAFI는 4월19일 현재 1559.3을 기록하며 5주 연속 상승했다. 지역별 운임은 싱가포르 291달러, 베트남 338달러, 태국 387달러, 필리핀 14달러, 말레이시아 313달러, 인도네시아 403달러다. 6주 연속 오름세를 띤 베트남행 운임은 이달 들어 300달러를 돌파했다. 이 항로 운임이 300달러대를 넘어선 건 2022년 8월5일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한국 기점 운임도 견실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4월 평균 한국-동남아 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65달러로, 전달 평균 418달러 대비 11% 올랐다. 동남아항로 월간 KCCI는 12월부터 5개월 연속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특히 1월부터 줄곧 두 자릿수 인상 폭을 보였다.

4월22일자 주간 KCCI는 494달러로, 지난해 6월26일의 515달러 이후 최고치를 띠었다. TEU 환산 운임은 247달러로, 중국발 운임과 100달러 이내의 격차를 보였다. 동남아행 KCCI는 부산발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행 운임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2분기 저유황할증료(LSS)는 TEU당 110달러로, 1분기의 130달러에 비해 소폭 내렸다.

시황 상승을 두고 선사들은 선복 부족과 수요 강세를 들었다. 최근 주요 선사들이 한국-베트남 직항로를 손질해 중국 상하이를 기항하면서 한국 시장에 할당된 선복을 크게 축소했다. 장금상선과 흥아라인이 부산-태국·사이공(BTS), 고려해운 천경해운 팬오션이 한국-태국익스프레스(KTX)를 이 같은 내용으로 개편했다.

아울러 중국과 베트남 기업들이 5월1일을 전후로 각각 5일씩 이어지는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화물을 ‘밀어내기’한 게 수요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선사 관계자는 “한국만 운항하던 노선을 상하이까지 확장했는데 때마침 노동절 연휴 전 밀어내기 수요가 나오면서 선복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베트남 호찌민 하이퐁, 태국 등 동남아 주요 항로 운임이 다 같이 올라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 군산항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NCI 서비스를 개설한 대만 에버그린의 한국법인은 군산에선 화물을 취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NCI는 2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이 중국-군산(일)-중국-호찌민(월·화)-탄중펠레파스(목·금)-자카르타(토·일)-수라바야(월·화)-마닐라(월·화)-바탕가스(화·수)-하카타(일)-중국을 순회하는 노선이다. 1900TEU급 <에버차트>호가 이달 28일 군산항에 첫 취항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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