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수에즈 등 양대 운하 사태로 물량이 몰리면서 회복세를 보였던 중남미항로 시황이 중국 춘절 이후 약세로 전환했다. 취항 선사 대부분은 2월 말에서 3월 초까지 물량이 줄어들면서 운임은 약보합세를 나타낼 걸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달 초 3000달러에 근접했던 중국발 운임은 어느새 25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2월 평균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560달러로 전월보다 229달러 줄어들었다. 주 단위 운임은 2월 첫째주(2일)와 둘째주(9일) 각각 2552달러 2567달러로 비슷한 수준를 유지했다.
한국발 운임도 약세였다.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2월 평균 부산발 남미 동안행 수출 운임(KCCI)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전월 대비 84달러 하락한 3060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남미 서안행 운임도 78달러 떨어진 2186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소석률(화물 적재율)은 선사에 따라 여전히 차이가 났다. 지난달 만선을 채운 몇몇 선사들은 90% 이상의 소석률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 점유율상 후순위에 속한 선사들은 80% 수준에 그쳤다.
한 선사 관계자는 “중국 춘절 이후 물량이 줄어들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나 아직까지 체감상 물량 확보엔 큰 지장이 없어 보인다”며 “운임도 비수기인 만큼 지금보다 떨어질 걸로 예상하지만 워낙 대외 이슈가 많다 보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초부터 중남미항로 물동량은 두자릿수 성장을 일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우리나라와 중남미를 오간 해상 물동량은 적재 기준 전년 대비 25.4% 오른 19만100TEU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13만3800TEU)에 견줘 42.1% 증가했다. 이 중 수출과 수입화물은 각각 13만5800TEU 5만4300TEU로 21.7% 35.5% 상승했다.
멕시코 칠레 등 중남미 지역 상위 5개국의 1월 전체 물동량 실적도 30.8% 늘어난 14만5500TUE를 기록했다. 중남미 최대 교역국인 멕시코는 1년 전보다 54.4% 오른 5만8700TEU를 거뒀다. 칠레, 브라질, 페루, 콜롬비아 등 4개국도 각각 3만9400TEU(18.5%) 2만1300TEU(13.8%) 1만5200TEU(74.9%) 1만1000TEU(60.4%)를 내며 모두 두자릿수 성장했다. 파나마의 경우 54.1% 오른 8000TEU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달 파나마운하 일일 통항 선박 수가 22척에서 24척으로 완화된 이후 파나마운하청(ACP)은 따로 추가적인 규제 개선안을 내놓진 않고 있다. 다만 해운업계에선 통상 우기가 시작되는 오는 5월부터 통항 제한이 차차 더 나아질거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엘니뇨 현상에 따라 운송 차질을 빚었던 브라질 마나우스쪽 아마존강 수심 상황도 나아지면서 지난달부터 선박 운항이 재개된 걸로 파악됐다. 다만 브라질 파라나과와 나베간테스 등 일부 지역에선 항만 적체에 따른 컨테이너화물 처리기간이 2~5일 정도 지연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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