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30 09:05

‘서방 제재 대응’ 아프리카서 활로 뚫는 러시아

페스코, 해상직항로 개설…푸틴, INSTC 참여 독려
사진=ROSCONGREE


러시아가 아프리카 국가로 향하는 신항로를 뚫고 물류망을 확장할 예정이다.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2회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및 경제·인도주의 포럼’에서 러시아 선사 FESCO(페스코)는 자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잇는 직항로를 개설했으며 이집트행 신항로를 준비 중이라고 공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통합 물류망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국제남북교통로(INSTC) 개발에 아프리카 국가의 참여를 독려했다.

한국해양개발수산원(KMI)은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아프리카 국가와 물류 협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대응해 아프리카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모양새다. 특히 드미트리 러시아 농림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 아프리카를 향한 농산물 수출 규모가 지난해 대비 2배 증가한 3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언급하면서 해상 운송 노선을 다양화해 곡물 수출량을 더 늘리겠다는 뜻을 보였다.

러시아 해운물류기업 페스코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직항로를 개설해 첫 번째 선박 운항을 마쳤다고 밝혔다. 러시아 기업의 태양전지 부품 1000TEU를 실은 선박은 지난달 27일 포트엘리자베스에 무사히 입항했다. 세베릴로프 페스코 이사회 의장은 당분간 상트페테르부르크-상하이 항로를 연장하는 형태로 운영하다 올해 연말까지 정기적 항로로 개발할 것을 공언했다.

페스코는 이와 별도로 이집트 다미에타와 러시아 노보로시스크를 연결하는 신규 노선을 준비하고 있다. 연내에 직항로를 개설해 연간 약 3만TEU 규모의 농산물을 운송한다는 구상이다. 세베릴로프 의장은 “이집트 지사 설립이 마무리 단계”라면서 “향후 북아프리카 및 중앙아프리카로 물품을 운송하는 허브로 이집트를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선사는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에도 지사를 설립하고 새로운 해운 노선을 개설, 운영할 예정이다.

 
사진=ROSCONGREE
▲세베릴로프 FESCO 의장(오른쪽)과 살타노프 아프리카경제협력협회 의장(왼쪽)이 손잡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페스코와 아프리카경제협력협회(AECAS)는 러시아와 아프리카 국가 간 물류 서비스 개발 의향서를 체결했다. 의향서에는 러-아프리카 간 정기 복합 운송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러-아프리카의 경제협력 관계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AECAS는 현재까지 8천억루블(약 11조4700억원) 규모의 협약 또는 계약을 맺었다.

푸틴 대통령이 공을 들이고 있는 INSTC 사업은 러시아 이란 인도를 주축으로, 회원국 간 수로, 철도, 도로 등을 연결하는 복합 운송망 구축사업이다. 이 물류망에 아프리카도 참여하게 되면 상품 운송 효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러시아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대륙은 무역의 95% 이상이 해운으로 이뤄진다. 철도나 도로 인프라 또한 갖춰져 있지만 개별적으로 개발된 탓에 물류 연결성이 열악한 상황이다.

KMI에 따르면 포럼에서는 INSTC를 확장해 이란과 동아프리카 탄자니아를 연결하는 해상 운송망 구축 방안이 거론됐다.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 진행하는 국가 수도 통합 대륙횡단 고속철도 구축 프로젝트에 이를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탄자니아 항만청 루푸니오 위원은 “탄자니아 항만 터미널은 허브 역할이 가능하다”며 “콩고·부룬디와 협력해 우간다·수단·모잠비크 여러 지역의 운송 인프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당위성을 적극 홍보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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