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7 14:03

동남아항로/ 운임 11주 연속 내리막길… 베트남시장 부진에 ‘한숨’

물동량 두달 연속 약세


동남아항로 운임이 11주 연속 하락 곡선을 그렸다. 물동량도 약세를 이어갔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1만97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4만4400TEU에서 7% 감소했다. 지난 3월 수입화물의 강세를 배경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성장률을 보였던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4월 -14% 감소하는 부진을 보인 데 이어 5월에도 비교적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달 수출은 6% 감소한 16만7400TEU, 수입은 8% 감소한 15만23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수출화물은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 연속 하락 곡선을 그렸고 수입화물은 두 달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가별로 보면 베트남을 제외한 물동량 상위권 국가들은 호조를 띠었다. 다만 이 항로 최대 물동량 국가인 데다 우리나라 선사들이 가장 많은 항로를 운영 중인 베트남이 20%에 육박하는 역성장을 보이면서 전체 실적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물동량 1위 베트남은 19% 감소한 9만7100TEU, 5위 대만은 17% 감소한 3만2700TEU, 6위 홍콩은 14% 감소한 2만2700TEU, 7위 필리핀은 0.4% 감소한 2만600TEU를 기록하며 역신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베트남 물동량은 두 달 연속 10만TEU를 밑돌았다.

반면 2위 태국은 13% 성장한 4만7900TEU, 3위 인도네시아는 3% 성장한 4만2700TEU, 4위 말레이시아는 0.5% 성장한 3만6400TEU, 8위 싱가포르는 6% 성장한 1만9500TEU로, 호조를 보였다. 싱가포르는 8개국 중 유일하게 꺾이지 않는 성장 곡선을 그렸다. 

전달과 비교해 수출화물이 2만TEU가량 성장한 건 고무적이다. 4월에 비해 수출이 14% 늘어나고 수입이 4% 감소하면서 수출입 합계는 5%의 증가 폭을 보였다.

운임은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중국과 우리나라 시장 모두 장기적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6월16일자 주간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 761.7을 기록했다. 지난 1월20일 코로나 사태 이후 최저치인 588을 찍고 회복해 3월31일 단기 고점인 998까지 상승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11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5월12일 900 선이 무너진 데 이어 이달 6월9일 800 선이 무너졌다.

노선별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싱가포르 161달러, 베트남 호찌민 113달러, 태국 램차방 145달러, 필리핀 마닐라 -8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 165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264달러로 집계됐다.

필리핀 운임은 지난 4월28일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진 뒤 2달가량 플러스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선사들은 -1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2020년 3분기에 비해 필리핀 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하진 않은 점에서 위안을 삼는 분위기다.

6월 3주 평균 SEAFI는 782.9를 기록, 5월 평균 858에서 9% 떨어졌다. 노선별로, 싱가포르 165달러, 베트남 120달러, 태국 151달러, 필리핀 -8달러, 말레이시아 168달러, 인도네시아 263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이 22% 하락한 것을 비롯해 전달에 견줘 6~45%의 낙폭을 보였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전달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발 운임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6월19일자 동남아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540달러를 기록했다.

부산발 호찌민 자카르타 싱가포르 3개 항로 운임을 기반으로 산출되는 동남아항로 KCCI는 올해 1월2일 이후 24주 연속 하락했다. 첫 발표된 지난해 11월7일 1708달러에 비해선 68% 내렸다. TEU 환산 운임은 270달러로, 중국발 운임(SEAFI)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선사들은 2분기 현재 저유황할증료(LSS) 11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국적선사들이 가장 많이 취항하는 베트남 시장의 수요가 약세를 띠는 데다 운임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어서 선사들이 느끼는 시황 부진은 더 심한 것 같다”며 “신규 항로가 생기면서 선복이 늘어나 약세 시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천경해운과 팬오션은 HMM이 지난달 취항한 아시아역내펜듈럼항로 ICN에 선복 교환 방식으로 참여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 베트남 태국 대만 필리핀을 8자 형태로 운항하는 ICN은 동남아 지역 베트남 호찌민과 태국 램차방, 대만 가오슝, 필리핀 마닐라를 서비스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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