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31 14:04

동남아항로/ 필리핀 운임 2년반만에 마이너스로 곤두박질

수요 감소에도 선사들 신항로 만선 출항


물동량과 운임이 모두 약세를 띠면서 동남아항로 취항선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4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0만59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5만4700TEU에서 14% 감소했다. 지난 3월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며 동남아항로 물동량 실적을 플러스로 돌려 놓았던 수입화물이 4월 들어선 수출과 동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은 19% 감소한 14만7000TEU, 수입은 9% 감소한 15만89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수출화물은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연속 하락 곡선을 그리는 한편 1월 이후 3개월 만에 두 자릿수의 감소 폭을 보였고 수입화물은 2월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약세로 전환했다.

전달에 비해서도 크게 감소했다. 전달 대비 수출은 15%, 수입은 12% 감소하며 수출입 합계는 13%의 낙폭을 보였다. 3월 물동량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에 35만TEU를 넘어서는 호조를 보였었다. 

국가별로 보면 싱가포르를 제외한 7개국이 모두 뒷걸음질을 보였다. 특히 베트남을 비롯해 5개국이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신고했다.

물동량 1위 베트남은 18% 감소한 9만9000TEU, 2위 태국은 2% 감소한 4만4500TEU, 3위 인도네시아는 19% 감소한 3만7400TEU, 4위 말레이시아는 17% 감소한 3만6200TEU, 5위 대만은 16% 감소한 3만2700TEU, 6위 홍콩은 17% 감소한 1만9600TEU, 7위 필리핀은 2% 감소한 1만8500TEU였다.

반면 8위 싱가포르는 4% 늘어난 1만8000TEU로, 4월 한 달간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거둔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선사 관계자는 “현장 얘기를 들어보면 운임은 크게 떨어졌지만 수요는 썩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들어 HMM을 대신해 고려해운과 공동 운항 노선을 시작한 팬오션 천경해운이 목표 물량을 모두 달성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운임은 중국과 우리나라 시장 모두 하락세를 띠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5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871.2를 기록, 한 달 새 9% 하락했다.

월 평균 SEAFI는 지난해 1월 사상 최고점인 7817을 찍은 뒤 매월 앞 자리가 바뀌는 하락세를 보이다 올해 1월 최저치인 591까지 떨어졌다. 이후 2월 651로 반등한 뒤 3월 903, 4월 956으로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5월엔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노선별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싱가포르행 178달러, 베트남 호찌민행 161달러, 태국 램차방행 180달러, 필리핀 마닐라행 -5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 182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264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전달에 견줘 6~13%의 감소 폭을 보였다. 특히 필리핀행 운임은 지난 2020년 10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주간 운임지수는 5월19일 현재 834.3을 기록했다. 지난 1월20일 코로나 사태 이후 최저치인 588을 기록한 뒤 다시 살아나 3월31일 단기 고점인 998을 찍었다가 7주 연속 내렸다.

노선별 운임은 싱가포르 173달러, 베트남 146달러, 태국 166달러, 필리핀 -5달러, 말레이시아 177달러, 인도네시아 258달러였다. 필리핀 운임은 지난 4월28일 -1달러를 기록, 지난 2020년 10월30일 -41달러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이달 들어서도 5일 -3달러, 12일 -8달러, 19일 -5달러 등 음수(陰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발 운임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5월22일자 동남아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09달러를 기록했다. 부산발 호찌민 자카르타 싱가포르 3개 항로 운임을 기반으로 산출되는 동남아항로 KCCI는 올해 1월2일 이후 20주 연속 하락 곡선을 그렸다. 첫 발표된 지난해 11월7일 1708달러에 비해선 64% 인하됐다. 다만 TEU 환산 운임은 304달러로, 중국발 운임(SEAFI)보다 두 배가량 높은 편이다.

2분기 저유황할증료(LSS)는 110달러가 부과되고 있다. 1분기 140달러에서 30달러 떨어졌다. 

항로 개설 소식으로, HMM은 이달부터 우리나라에서 중국 베트남 태국 대만 필리핀을 8자 형태로 운항하는 아시아역내펜듈럼항로 ICN을 출범했다. 동남아 지역에선 베트남 호찌민과 태국 램차방, 대만 가오슝, 필리핀 마닐라를 순회한다.

그런가 하면 천경해운과 팬오션은 HMM이 철수한 KTX에 공동 운항 선사로 합류해 1800TEU급 방콕막스 컨테이너선 1척씩을 각각 투입했다. 이 항로의 운항선박은 총 3척으로, 고려해운이 나머지 1척을 운항 중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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