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양항만공사 경영본부장 공모에 해양수산부가 개입했다는 소문이 확산하면서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3일 전국해양수산노동조합연합(전해노련)에 따르면 경영본부장 공모를 진행 중인 여수광양항만공사(YGPA)는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인사 검증을 벌이고 있고 조만간 운영본부장과 개발사업본부장 공모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해양수산부가 이들 공모에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내려고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경영본부장 최종 후보 중 한 명도 대통령실과 해수부 연줄을 등에 업고 공모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YGPA 노동조합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경영본부장은 공사의 인사와 조직, 재무 등 공사의 살림 전반을 주관하고 직원들과 사장의 충실한 가교 역할을 수행해야 할 뿐 아니라 필요 시 사장을 대신해 우리 공사를 대표해야 하는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임원”이라며 “공사의 살림을 빈틈없이 주관할 수 있는 능력, 조직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도덕성, 전문가적 식견을 두루 갖춘 인사가 부임해야 하는데 곳곳에서 낙하산 인사를 시도하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해수부를 비판했다.
노조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정부나 정치권에서 전문성도 능력도 없는 사람을 공공기관의 주요 보직에 자리 앉히는 소위 낙하산 인사의 폐해와 부작용을 똑똑히 지켜봤다”며 낙하산 인사 중단, 공정하고 투명한 임원 채용, 공사 발전과 노사 상생에 헌신할 수 있는 적임자 선임을 촉구했다.
덧붙여 “항만공사가 기타공공기관으로 전환되면서 자율과 권한이 강화돼야 함에도 해수부에 권한이 집중되는 비상식적인 상황이 됐고 경영본부장 임명 권한은 항만공사 사장에게 있음에도 해수부가 정치권 낙하산을 임명하려 한다”고 질타했다.
남철희 YGPA 노조 위원장(
아래 사진 오른쪽)은 부산항만공사(BPA) 박신호 노조위원장(
아래 사진 왼쪽), 울산항만공사(IPA) 강덕호 노조 위원장과 함께 지난달 29일 해수부 청사 앞에서 낙하산 인사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날 3대 항만공사 노조 위원장들은 “해수부 퇴직 공직자와 정치권 낙하산을 내정하지 말고, 공정한 공모 절차에 따라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사를 항만공사 임원으로 임명하라”고 요구했다.
해양수산부 소속 공공기관 노조 대표자 협의체인 전해노련은 해수부가 원만한 노사 관계를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을 경우 연대투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 간담회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해노련 송명섭 의장은 “항만공사의 기타 공공기관 전환으로 자율과 권한이 강화돼야 함에도 해양수산부가 인사 문제 등에 사사건건 관여하는 현실을 우려한다“며 ”정원 감축 등으로 현장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항만공사 직원들을 소통과 화합으로 이끌 수 있는 내부 인사가 공정한 공모 절차를 거쳐 임원으로 승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02년 출범한 전해노련엔 부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등 4개 항만공사와 한국선급 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환경공단 수산자원공단 어촌어항공단 해운조합 해사위험물검사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해양진흥공사 등 14개 기관이 가입해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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