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3 09:47

한국조선, 수주량 中에 밀렸지만 친환경·고부가선박 점유율 세계 1위

메탄올·LNG·LPG 등 연료추진선박 세계 발주량 절반 휩쓸어


한국조선이 선박 수주량에서 2년 연속 중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부문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1~12월) 전 세계 발주량은 4278만CGT(수정환산톤수)로 코로나19로 지연된 수요가 폭증한 전년 5330만CGT 대비 20% 감소했다. 

국가별 수주량을 보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 발주량의 39%인 1627만CGT를 수주하며 2년 연속 세계 2위에 머물렀다. 반면 중국은 49%인 2082만CGT를 수주해 세계 1위를 유지했다. 다만 국내 조선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4%포인트(p) 상승하면서 2018년 38% 이후 최대 수주 점유율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해 고부가·친환경 선박 분야의 발주가 많았고, 우리나라가 동 분야에서 높은 기술경쟁력을 가지고 약진한 결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선종별 발주량을 보면, 컨테이너선은 전년 2031만CGT 대비 42% 급감한 1184만CGT에 그쳤다. 탱크선 역시 598만CGT에서 290만CGT로 반 토막 났으며, 벌크선도 1149만CGT에서 502만CGT로 57% 급감했다.

반면 LNG 운반선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131% 폭증한 1452만CGT가 발주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조선이 2위에 그쳤지만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 수주 금액에선 중국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발주량 2079만CGT(270척) 중 58%에 해당하는 1198만CGT(149척)를 쓸어 담으면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최근 역대 최고 선가를 경신 중인 대형 LNG 운반선의 경우 발주량 1452만CGT의 70%에 해당하는 1012만CGT를 수주, LNG 운반선 건조 기술 강국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지난해 12월 대형 LNG 운반선 건조단가는 전년 2억1000만달러 대비 18% 오른 2억4800만달러로 상승했다. 2년 전 2020년 12월 1억8600만달러와 비교하면 33% 폭등한 수치다.

 

한국조선은 LNG와 메탄올, 액화석유가스(LPG), 전기 등의 연료로 추진되는 친환경선박도 전 세계 주문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전 세계 발주 비중이 2021년 32%에서 지난해 62%로 두 배가량 확대된 가운데, 전 세계 발주량 2606만CGT 중 50%인 1312만CGT의 친환경 선박을 확보하면서 전 세계 수주량 1위를 달성했다. 

친환경 선박의 추진 연료별로는 우리나라 수주량 중 약 92%가 LNG 추진 선박이며, 뒤를 이어 메탄올 추진 선박 5%, LPG 추진 선박이 3%를 차지했다. 특히, 친환경 선박의 대표 주자인 LNG 추진선박은 전 세계 발주물량 중 54%를 우리나라가 수주해 해당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한국조선, 일감도 넉넉…수주잔고 톱5에 4곳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 세계 조선사 수주잔량 톱 5 명단에 4곳이 이름을 올리며 조선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대형조선사들은 친환경 선박 수주에 힘입어 지난해 목표 수주액을 초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1019만CGT의 일감을 보유하면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한 해 94억달러를 수주, 목표 88억달러 대비 7%를 초과 달성했다. LNG선은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를 든든히 채워준 효자 선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조선사는 지난해 LNG선 36척, 컨테이너선 9척, 탱크선 2척 등을 수주했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은 860만CGT의 수주잔량을 기록, 2위에 머물렀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은 239억9000만달러를 수주해 목표 174억4000만달러 대비 38%를 초과하는 실적을 거뒀다. 

이 밖에 대우조선해양은 848만CGT로 간발의 차이로 3위에 각각 자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04억달러로 목표 89억달러 대비 16%를 초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조선사들은 평균 3~4년치의 일감을 확보하면서 향후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조선가 변동은 조선사들의 수주잔량 확보에 따라 이뤄지기 마련이다. 2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국내 조선사들은 건조 단가를 올리는 게 수월해진다.

한편, 산업부는 조선업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올해 1300억원을 조선 분야 핵심 기자재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암모니아 및 전기추진 선박의 엔진 시스템 등에 관련 예산을 집중 투입해 미래 선박시장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산업부 관계자는 “LNG 운반선의 기술격차 확대를 위해 LNG 화물창 상용화와 극저온 펌프 등의 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개선된 수주물량이 차질 없이 건조될 수 있도록 국내 구직자 대상 인력 양성 사업을 시행하는 한편, 외국 인력 도입 제도의 지속적 개선을 통해 조선업 인력난 해소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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